보석처럼 빛나는 술, 리큐르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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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처럼 빛나는 술, 리큐르

 

색과 맛이 화려한 ‘리큐르(liqueur)’는 달콤한 맛과 향, 화려한 색 때문에 술보다 ‘액체보석’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기분 좋게 취하고 싶다면 다양한 맛과 향으로 우리를 유혹할 리큐르의 신비한 세계로 떠나보자.

술을 좋아하는 애음(愛飮)가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술은 무엇일까. 무척 아름다운 빛깔과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칵테일이 아닐까? 술이란 짜릿하게 스트레이트 드링크(straight drink)로 마시는 게 좋지만,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칵테일로 즐기는 것도 술맛을 자유자재로 느낄 수 있는 ‘프로’들만의 특권이다. 칵테일은 마시는 사람의 기호와 취향에 맞춰 독특한 맛과 빛깔을 내도록 하는 술의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중세 상류 여성들에게 인기

 

리큐르는 증류주에 약초, 허브, 과일, 종자류 등인 식물성 향미 성분과 설탕이나 벌꿀 등의 감미를 곁들여 만든 혼성주를 말한다. 리큐르의 어원은 여러 가지를 녹여 만들었다는 의미인 라틴어 ‘리큐화세(liquefacere․녹는다)’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 방법은 중세시대 연금술사들이 증류주에 다양한 약초들을 섞어 만들어 마시던 약주가 시초다.

전해 내려오는 얘기로 고대 그리스 히포크라테스가 쇠약한 병자를 회복시키기 위해 포도주에 약초를 넣어 물약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리큐르의 기원이라는 말도 있다. 병자를 위해 만들었던 이 약주가 의학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그 역할이 줄어들게 됐고, ‘치유’라는 탄생의 목적을 넘어서 기호에 따라 과일, 꽃 등을 첨가해 다양한 맛과 아름다움을 강조한 또 하나의 술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과일이나 꽃을 소재로 한 리큐르는 그 색채와 향미가 독특하고 화려해 중세 상류사회의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시대에는 파티문화가 발달하면서 귀족여성들이 파티석상에서 리큐르를 즐겨 마셨고, 이때부터 리큐르는 ‘여성의 술’로 정착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 리큐르는 수만 가지가 넘는다. 흔히 집에서 담그는 과실주도 리큐르에 속하니 알게 모르게 리큐르를 즐겨왔던 셈이다.

 

   원료에 따라 4종류로 나눠

 

리큐르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원료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약초 향초계, 과실류, 종자류, 특수종류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원료에 따라 향미를 추출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종류마다 고유의 제조법이 있다.

약초 향초계(herbs & spices) 리큐르는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방법이다. 증류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약초나 향초를 첨가, 증류해 만든 술이다. 약초 향초계의 리큐르 중 하나인 ‘베네딕틴(Benedictine)’은 수십 종의 약초를 가미해 참나무통 속에서 숙성시킨, 달고 중후한 맛을 내는 리큐르다. 프랑스 북부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갈리아노(Galliano)는 바닐라를 비롯해 몇 십 종류의 약초, 향초를 가미한 이탈리아 최고의 리큐르다. 황금색으로 상쾌한 향이 특이하며, 약간의 박하향도 있다. 술 이름은 에티오피아 전장에서 활약한 쥬세페 갈리아노라는 전쟁 영웅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며, 긴 술병 모양이 특징이다. 이밖에 프랑스 샤르뚜르즈 수도원에서 생산된 ‘샤르뚜르즈(Chartreuse)’도 유명하고, ‘캄파리(Campari)’, ‘압상(Absinthe)’, ‘아니제뜨(Anisette)’ 등도 약초 향초계 리큐르에 속한다.

과실류(fruits) 리큐르는 달콤한 향미 때문에 보통 식후에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좋다. 과실이 주원료로 쓰이며, 각종 식물류를 보조로 사용해 맛의 조화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오렌지 껍질을 원료로 한 ‘큐라소(Curasao)’가 있으며, 오렌지 계열의 리큐르 중 최고급인 ‘코앙트로(Cointreau)’도 있다. 이밖에 코냑에 오렌지향을 가미한 ‘그랑 마니에(Grand Marnier)’와 오렌지 껍질과 브랜디가 원료인 ‘트리플 섹(Triple-sec)’, 그리고 슬로베리, 진, 모과, 자두로 만든 ‘슬로진(Sloe Gin)’도 과실류 리큐르로 유명하다.

종자계(seeds) 리큐르는 커피, 카카오, 바닐라 등 두류(豆類)를 이용하거나 과실의 씨에 함유된 방향 성분을 이용해 향미를 낸 리큐르다. 살구씨 향을 첨가한 ‘아마레또(Amaretto)’, 원두커피와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깔루아(Kahlua)’ 등이 있다. 특히, 깔루아는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리큐르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제품으로 이국적인 느낌과 맛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수종류(specialities) 리큐르는 식물 이외의 원료로 만든 술이다. 달걀노른자를 원료로 해 카스타드 크림 같은 맛이 나는 ‘아보카트(Avocaat)’ 등이 이 종류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