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여행 11]도쿄의 ‘아브라소바’

비벼먹는 라멘, 칼로리 낮아 젊은 여성에게 인기

아브라(油)소바

(여행레저신문=장범석기자) 도쿄에서 유행하는 이색 라면 중 하나가 아브라(油)소바다. 이름만 들으면 무슨 기름기 흐르는 면 요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비빔국수처럼 국물이 없는 라멘이다.

용기 바닥에 깔리는 참기름과 다레(양념소스)가 비빔장 역할을 한다. 면 위에 올라가는 고명은 일반 라멘과 같은 구성이다. 아브라소바는 영양학적으로 스프 라멘에 비해 염분이 절반 정도이고 칼로리는 2/3 수준이라고 한다. 자연히 몸매에 신경을 쓰는 여성 팬이 많다. 식성에 따라 라유와 식초를 첨가해 매콤하고 새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아브라소바는 지역이나 점포에 따라 ‘몬쟈소바’ ‘마제(混ぜ)소바’ ‘테누키(手抜き)소바’ ‘아부라멘(あぶらーめん)’으로 부른다. 국물이 없다는 의미의 ‘시루나시 라멘’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한 라멘과 콤비를 이루는 군만두 대신 기름기 없는 물만두가 제공되는 것도 특징이다.

나고야 ‘가지켄’의 아브라소바 , 출처 :가지켄 홈페이지

아브라소바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1950년대 후반 도쿄도 쿠니타치(国立)시 히토츠바시 대학 근처 산코(三幸)라는 소바 집이 자투리 면을 안주로 제공한 데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무사시노(武蔵野)시의 아세아대학 근처 친친테(珍々亭)라는 소바(메밀국수)집이 중국요리 반멘(拌麺)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했다는 설도 있다. 어느 것이나 1950년대 후반 도쿄토 타마(多摩)지구에 소재한 대학교의 주변에서 시작되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아세아 대학에서는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통과 의례로 아브라소바 먹게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낯선 맛에 당황하지만 몇 번 먹다보면 곧 익숙해지고 졸업 무렵에는 팬이 되고 만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식욕 왕성한 대학생들이 싸고 볼륨 있는 먹거리를 찾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인 것 같다.

라멘 업계에서는 아브라소바 전문점이 몰려있는 도쿄 니시(西)신쥬쿠의 와세다대학 주변을 아브라소바의 ‘성지’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진 곳이 ‘도쿄아브라구미 총본부’라는 체인조직이다. 도쿄시내를 중심으로 26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대만에도 점포를 두고 있다.

‘도요수산’의 아브라소바 인스턴트라멘, 출처: 도요수산 홈페이지

이 메뉴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1997년 요미우리신문 ‘올해 히트상품’ 중 하나로 아브라소바를 선정하며 라멘의 한 장르로 자리를 굳힌다. 2002년 묘죠(明星)식품이 컵 라면으로 개발해 주목을 끌었고, 2016년에는 도요(東洋)수산이 친친테 점주의 감수를 받아 냉동 제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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