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여행 25] 돈코츠 라멘의 대표 ‘하카타 라멘’

쇼유·미소와 함께 일본 3대 라멘의 하나, 면의 경도를 5단계로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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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란(一蘭)’의 하카타 라멘, 출처 : ko.ichiran.com

(여행레저신문=장범석기자) 하카타(博多)는 규슈지방 최대도시 후쿠오카(福岡)의 한 지역이다. 좁은 의미에서는 후쿠오카시 7개 구(區) 중 하나이고, 넓게는 시내 중앙을 흐르는 나카(那珂)강 서쪽 권역을 가리킨다. 이쪽에 JR하카타역, 공항, 버스터미널, 항구 등이 몰려있어 교통과 비즈니스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하카타 라멘의 발상지가 바로 이곳이다.

하카타(博多) 라멘은 도쿄의 쇼유, 삿포로의 미소와 함께 일본 3대 라멘의 하나로 꼽힌다. 라멘의 자료를 집대성하고 있는 신요코하마의 라멘박물관은 “삿포로 미소라멘 이후 정보화가 급속히 진전되며 나올 라멘은 대부분 나온 것 같다. 이보다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라멘은 앞으로 없을지 모른다”며 하카타 라멘을 치켜세운다.

대부분의 라멘이 그러하듯 하카타 라멘도 야타이(포장마차)에서 출발했다. 원조로는 1940년경 나카스의 ‘산마로’, 1946년 나카스와 야나기바시 시장의 ‘하카타소’, 하카타역 부근 ‘아카노렌’ 등을 꼽고 있다. 모두 1940년대 하카타 권역의 야타이에서 판매된 돈코츠 라멘이 그 뿌리라는데 이견이 없다.

‘잇푸도(一風堂)’의 하카타 라멘, 출처 : www.ippudo.com

하카타 라멘의 스프는 돼지 뼈를 이용한 돈코츠 다시가 기본이다. 처음에는 맑고 투명했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차츰 농도가 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처음부터 구루메의 진한 바이탕(白湯)이 들어왔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최근에는 돈코츠 비린내를 억제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다시를 낼 때 뼈에 엉긴 피를 제거하고, 생강 등 향신료를 첨가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인 중에도 돈코츠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2000년대 들어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외지인을 상대로 고농도 스프를 사용하는 ‘뉴웨이브’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하카타의 오랜 역사에 비추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통 있는 노포(老鋪)가 제공하는 라멘은 국물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면은 지역 공동브랜드인 ‘라-무기’를 사용한다. 면발이 가는 직선면에 가수율 낮은 ‘라-무기’는 스프를 잘 흡수한다. 그러나 쉽게 퍼지는 특성이 있어 라멘 한 그릇 당 100g 정도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카타 라멘은 면의 경도를 5단계로 구분한다. ‘후츠우(보통)’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각각 두 단계가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면이 부족하면 ‘가에다마(替玉)’라고 부르는 추가 면을 시키면 된다. 다만 추가 면에는 스프가 따르지 않으므로 국물을 적당량을 남은 상태에서 주문해야 한다.

‘안젠(安全)식당’의 하카타 라멘, 출처 : walkerplus.com

하카타 라멘의 양이 적은 것은 나가하마(長浜) 라멘의 영향이다. 후쿠오카 중앙어시장이 위치한 나가하마에는 오래된 라멘집이 많다. 이곳의 생명은 스피드다. 이른 새벽 상인들이 경매 막간을 이용해 재빨리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는 면을 가늘게 만들어 조리시간을 대한 단축하고, 테이블에는 여러 양념을 미리 세팅해 놓는다. 양이 부족한 고객에게는 추가 면이 제공된다. 이러한 구성요소 많은 부분이이 하카타 라멘에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카다 라멘은 토핑으로 올라가는 ‘만능 파’가 유명하다.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광고 카피로 잘 알려진 이 쪽파는 ‘비행(flight)야채’로 불리며 전국에 공수되는 귀한 몸이다. 또한 식초에 절인 붉은 생강 토핑도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템이다. 이 생강은 돈코츠 냄새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토핑에 화사함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후쿠오카에서는 하카타역 부근, 나카강변, 덴진(天神) 등 특급 상업지 15곳에 110개의 야타이가 합법적으로 영업을 한다. 후쿠오카시가 2012년 일본 최초로 야타이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야타이에서는 라멘과 함께 술과 간단한 안주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