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 기초 지자체도 장소 브랜딩이 필요하다.

(자료:https://www.ny.gov)

이제는 지방 기초 지자체도 장소 브랜딩이 필요하다.

 2019년 기준,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수는 226곳이며, 광역 단체는 전국에 17곳에 달한다.

한국인의 국내여행 참가자수는 년 평균 4천만명이 이른다.그만큼 한국인은 전국의 곳곳을 여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전국을 여행하다 보면 한심한 것을 넘어, 웃음이 나오는 지역 장소 브랜드나 슬로건을 많이 볼 수 있다.

지역 장소의 슬로건은 그 지역의 장소 특색, 차별점, 강점과 감성적 특징을 잘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관광적 측면에서, 참 매력적으로 다가와, 방문 욕구를 일으키는 슬로건은 국내에 거의 없다.

오히려 좀 촌스럽고, 아름다운 그 지역을 잘 표현하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심지어 장소 왜곡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소 슬로건은 거창할 필요도 없고, 과장될 필요도 없으며, 그렇다고 주늑들 필요도 없다.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며 패션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주의 경우는 자유의 여신상,월 스트리트, 센트럴 파크, 5번가, 브로드웨이, 락크 펠러 센터, 성 페트릭 성당 등등 수 많은 관광 자원이 있지만, 장소 슬로건은 “ I love New York”이다.

1977년 개발된 이 슬로건이 뉴욕주의 수 많은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표현으로, 지금까지 마케팅 개론에서, 장소 브랜딩의 성공 사례로 늘 소개되고 있다.

한국 광역단체의 슬로건은 휘황 찬란하다. dynamic, feel, only for, pride, lively, colorful등이 도시 앞에 사용되고 있다. 그런 단어가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낸 준다고 볼수 있을까?

2018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국민의 여행지 선택 이유와 만족도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지 선택시, 여행지 지명도가 51%로 1위, 볼거리 제공이 13.4%로 2위로 나타났다.

그만큼 장소의 지명도 또는 평판은 중요하며, 이는 장소 브랜딩이라는 마케팅 전략과 활동이란 과정을 통하여 가능한 것이다.

한국의 기초 단체중, 지난 30여년간 여름 휴가 목적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해운대의 경우를 살펴보자.

해운대 해수욕장 길이는1.5km에 불과하여, 부산의 광안리, 송도, 송정 해수욕장 등 6개의 인근 해수욕장에 비하여 물리적으로 큰 차별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여름 최고의 휴가지로 선정되는 것은,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숙박 시설이 풍부하고, 대중 교통이 편리하며, 무엇 보다도, 심리적으로 낭만과 환상을 심어 주기 때문이다.

해운대의 장소 슬로건은 “Sun & Fun Haeundae”로 장소의 정체성을 그대로 살려주고 있다. 태양이 작렬하는 모래 해수욕장을 연상시키며, 각종 공연, 먹거리, 즐길 거리가 있다는 것을 매우 잘 표현한 장소 브랜드 슬로건이다.

(자료: 해운대 구청)

각 기초 단체가 고유하고,독특한 장소의 특징과 개성, 장점을 갖고 있다면, 이를 잘 활용하여, 브랜드 마케팅에 잘 응용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충남의 당진은 전통적으로 항구이며, 예당평야(禮唐平野)란 이름에서 보듯이, 넓디 넓은 농촌 지역으로, 고품질의 쌀과 많은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이었으나, 최근 현대 제철을 비롯한 각종 산업 단지가 서서히 들어 서고 있다.

그렇지만, 당진은 한국 최초의 로마 가톨릭 신부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고향이자, 상록수의 저자, 심훈이 살던 고향이기도 하다.

그런데,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 당찬 당진(Energetic Danjin)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좀 낮선 브랜드 슬로건이다. 물론, 50만 도시로 성장한다는 미래의 전략을 연상시킨다면, 이해가 가나, 장소에 대한 관광의 개성, 관광의 매력을 잘 표현해 주는 슬로건으로는 볼 수 없다.

관광지는 쉬고 재충전 하러 가는 곳이지, 땀 흘리러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료: 당진 군청)

지금은 코로나 정국으로 전국 국내 여행지로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어 있으며, 따라서 관광, 여행업의 타격이 큰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각 기초 단체에서는, 보다 감성적이고, 보다 해당 장소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브랜드를 고민하고, 개발하여, 코로나 기간중 잘 홍보한다면, 코로나 이후, 더욱 더 많은 국내 관광객이 그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관광 브랜드 자산(Brand assets)은 일반인이 그 장소에 대해 느끼는 감성적 느낌, 이미지, 상상과 지각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글: 관광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