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이 10월 1일부터 기내 영어 안내 방송에서 ‘레이디스 앤 젠틀맨’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Lady(여성)’와 ‘Gentleman(남성)’이라는 호칭이 성별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젠더 뉴트럴(성적 중립성)에 기반하여 성소수자 고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소수자 고객을 고려, ‘여러분’으로 교체
항공 회사들은 대부분 기내 영어 안내 방송시 ‘레이디스 앤 젠틀맨’이라는 호칭을 사용해왔는데 일본 항공도 그동안 사내 매뉴얼에 따라 국제선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타는 국내선, 또는 탑승구에서 이 호칭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일본 항공은 지난 2014년부터 ‘다양성 선언’을 통해 성별, 연령, 국적, 인종, 종교, 장애, 성적 지향성 등에 관계없이 승객들의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정책을 펼쳐 왔으며 이번 조치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리하여 일본 항공은 지난 10월 1일부터 ‘레이디스 앤 젠틀맨’ 대신‘Good morning everyone’(안녕 하세요 여러분), 또는 ‘Attention, all passengers’(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 전세계적으로 사라지는 추세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레이디스 앤 젠틀맨’이라는 호칭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2017년 이후 뉴욕이나 런던 지하철 안내 방송에서도 자취를 감추었고, 네덜란드철도(N5)를 비롯한 열차와 역사에서도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 이란 호칭 대신 ‘승객 여러분(Best travelers)’ 이란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역시 이번 일본항공의 경우처럼 남성과 여성을 뚜렷이 구분해 지칭하는 말 대신 성중립적인 표현을 쓰자는 취지다.
이와 같은 서비스업종 뿐 아니라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시 당국은 수년전 공식적으로 연설문 등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이라는 호칭이나 ‘디어 써(Dear Sir)’ 또는 ‘디어 마담(Dear Madame)’이라는 표현 대신 ‘참석자 여러분(Best attendees)’이나 ‘디어 레지던트(Dear residentㆍ주민 여러분께)’라고 적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비추어 우리나라도 비행기나 공공장소 등에서의 영어 안내방송시 호칭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트래블 앤드 레저 윤 목 칼럼니스트 ym0826@hanmail.net
윤목(칼럼니스트)
現 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겸임교수
前 한양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겸임교수
前 제일기획 카피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