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봉, 도봉구의 고즈넉한 역사 마을여행

도봉구 방학동에서 즐기는 소탈한 힐링 여행 서울 속 ‘무릉도원’으로의 초대

서울 안에 있는 여러 동네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2~3시간 정도 투자하여 돌아볼 수 있는 마을여행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있다지역 전문가의 알짜배기 해설을 통해 기존의 지식과 시야를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잘 알려지지 않은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북쪽도봉구 방학동에는 유서 있는 역사문화자원이 꽤 몰려있다간송옛집정의공주 묘연산군 묘 등은 도봉구의 대표 명소이면서 한글이라는 주제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이러한 역사유적과 인물들을 통해 한글과 도봉구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낸 투어가 있다도봉구에서 활동하는 독립서점 도도봉봉에서 기획하고 마을 해설사가 진행하는 무릉도봉’ 투어다개발제한 구역으로 지정되어 옛 마을의 정취가 남아있는 방학동 코스를 통해 도시인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제공한다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투어는 간송 옛집에서 시작한다간송 옛집은 일제 강점기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간송 전형필 선생이 생전에 경기 북부에서 산출되는 소출을 관리하기 위한 가옥이었다한국전쟁 때 훼손되었지만전형필 사후에 종로의 본가에서 나온 자재들을 활용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현재는 관광객은 물론 인근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연 장소로 활용되며 100여 년 역사의 전통 한옥과 간송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간송 옛집을 나와 서울 같지 않은 골목길과 숲속 오솔길을 걷다 보면 정의 공주의 묘역이 나타난다세종의 둘째 딸로 알려진 정의공주와 부마 안맹담 부부가 잠들어있는 문화재이다정의공주는 생전에 총명한 기질로 세종대왕을 여러 부분에서 보좌하였고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죽산안씨대동보에 전해진다.

정의공주 묘로부터 5분 거리에는 조선시대 폭군의 상징이라 불리는 연산군의 묘역이 모셔져 있다과거에는 연산군 묘역이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지 않았으나 영화 왕의 남자’ 이후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지자 개방하게 되었다고 한다최근 연산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방학동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연산군 묘역에서 내려다보이는 자리에는 거대한 고목(古木)이 우뚝 서 있다서울에서 두 번째로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로 알려져 있는 방학동 은행나무이다과거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뿌리가 육중한 콘크리트 담장에 눌려 수맥이 끊기고 병들어가고 있었으나환경운동가를 비롯한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와 시위로 나무를 지켜냈다고 한다주민들에게 은행나무는 단결과 저항의 상징이기도 한 것.

나무 옆 넓게 펼쳐진 공원으로 가보면 고즈넉한 정자와 푸르른 잔디밭이 어우러진 지역 주민들의 쉼터를 만날 수 있다이 공원은 과거 파평 윤씨의 세거지였던 원당마을의 이름을 따 원당공원이라 이름이 붙여졌다최근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등 샘 주변의 정비사업을 통해 정자와 잔디밭이 조성되었다약수를 긷는 주민과 맨손 체조로 건강을 지키는 주민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공원을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폐허로 방치된 집을 생태 공동체로 변화시킨 마을 공동체 숲속애’. 이곳은 아이들의 자연 놀이터천연염색 체험장양말을 활용한 인형 만들기지역 주민들을 위한 바비큐 파티한 여름밤의 야외 영화관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하여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과거 이 집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무허가 텃밭쓰레기 불법 투기 등으로 버려진 곳이었으나 마을 공동체를 결성하고 수년 만에 공간재생 사업을 통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투어는 숲속애에서 수공예품 만들기 체험을 즐기며 마무리된다.

도봉구에 대한 애정으로 투어 내내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전달하는 전문 해설가와 함께하는 것이 무릉도봉의 핵심 매력이다투어를 통해 실버층에게는 마을을 거닐며 어린 시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주말 나들이를 계획 중인 가족들과 아이들에게는 역사문화탐방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투어는 15인 이상 단체로 진행되고 도도봉봉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문의 및 신청이 가능하며여행 전문 앱 프립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