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이스라엘관광청은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 인근 지역인 텔 아제카(Tel Azekah)에서 중기 청동기 시대로 추정되는 가나안 스카라브가 발견되었다고 소개한다. 스카라브는 흔히 고대 인장(印章)이라 불리며 벌레 모양을 한 소형의 조각을 가리킨다. 밑부분에는 왕명·신명·공직명 또는 성문(聖文=hieroglyph)이 새겨져 있으며 왕의 기념적 사건을 기록한 것도 있다. 해당 유물은 약 3,800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고대 애굽 시대와 고대 가나안 간의 문화적 교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고학적 증거로 평가된다.
해당 유물은 이스라엘 유물관리국(Israel Antiquities Authority)에 의해 정식 보고 및 수집되었으며 올해부터 유월절과 부활절을 맞이하여 특별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전시에서는 고대 애굽 및 가나안 문화권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이 일반에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스라엘 박물관 소속의 고고학자 다프나 벤-토르 박사(Dr. Daphna Ben-Tor)에 따르면 출토된 인장은 중기 청동기 시대 가나안 지역에서 사용되던 스카라브형 인장으로 당시에는 인장 및 부적의 용도로 무덤, 공공 건축물, 주거지 등 다양한 장소에 배치되었다. 일부 인장에는 종교적 신념이나 사회적 위계를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 새겨져 있다.
스카라브 인장은 본래 고대 애굽에서 유래한 것으로 신성시되던 딱정벌레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곤충은 창조와 부활을 상징하며 ‘존재하다’ 혹은 ‘창조되다’라는 뜻이며 해당 유물은 애굽의 상징체계가 가나안 지역으로 유입되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로서 중요성을 지닌다. 이번 출토가 이루어진 텔 아제카는 고대 이스라엘의 전략적 요충지로 고고학적 조사를 통해 유다 왕국 시대의 성벽, 도시 구조물, 농업 설비 등 다층적인 문화 흔적이 확인된 지역이다. 해당 지역은 또한 성서 속 다윗과 골리앗의 전투가 벌어진 장소로도 알려져 있으며 텔아비브대학교 고고학 팀에 의해 약 15년간 지속적인 발굴이 진행되어 왔다.
텔 아제카 발굴 책임자인 오데드 립시츠(Oded Lipschits) 교수는 “이번 인장 출토는 중·후기 청동기 시대 텔 아제카가 이스라엘 중부지방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기능했음을 뒷받침하는 유의미한 고고학적 증거”라며 “가나안과 애굽 간의 정치적 문화적 연결성을 시사하는 주요 유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유물관리국 엘리 에스쿠시도(Eli Escusido) 국장은 “유물은 국가 보물로 등록되어 향후 공공 교육 및 문화 전시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의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 및 전 세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