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립 양악대 창설 당시 복식 되살린 공연, 118주년만에 탑골공원 팔각정서 재연

우리나라 서양음악 첫 발자취 선보여

대한제국 황실양악대 118주년되는 올해 연주 복식을 되살린 공연이 당시 야외 음악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던 탑골공원 팔각정에서 열린다 출처: 예술배달부

우리나라에 서양음악 첫 발자취를 새긴 대한제국 양악대(Emperor Brass Orchestra)는 1900년 12월 19일 고종칙령 제59호로 창설되었다.

러시아 니콜라이 2세 대관식을 참석하고 돌아온 민영환이 서양식 군악대 설치를 건의해 고종은 당시 악대를 이끌 인물로 일본에서 돌아가 프로이센 왕립악단 단장으로 재직 중이던 독일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1852-1916)를 초빙했다.

에케르트는 악기를 가져오고 단원을 모집해, 탑골공원 서북쪽 부지에 별도로 음악학교 건물을 지어 불과 4개월만에 최초의 서양음악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냈다. 1902년 편성된 군악대는 1등 군악장(대장) 1명, 2등 군악장(부장·하사급) 1명, 1등 군악수(악사·부하사관) 3명, 2등 군악수(상등병) 6명, 악사 27명, 악공(연주자) 12명, 서기 1명 등 총 51명으로 구성됐다. 에케르트는 이후 15년간 우리나라 서양음악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고 1916년 서울 양화진에 묻혔다.

118주년 되는 올해 연주 복식을 되살린 공연이 당시 야외 음악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던 탑골공원(사적354호) 팔각정에서 10월 19일(토) 오후 5시 30분 열린다.

탑골공원 팔각정은 연주용 무대 목적으로 음향공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건축가 심의석(1854-1924)에 의해 야외공연장에 걸맞게 설계되었다. 소리의 울림 크기나 질을 살려낼 팔(八)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음파로 착안해 8면의 한 면마다 6개의 단단한 소나무 기둥을 배열하고, 사이에 양질의 울림이 나는 단풍나무를 배치해 음을 반사하는 음향판을 삼았다.

대한제국 양악대는 매주 목요일 탑골공원 팔각정에서 서양악기 연주에 호기심 많은 수많은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정기공연을 했다.

1901년 9월 7일 고종황제 생신연에 걸맞는 황실양악대로 대한제국 애국가가 초연된 후 1906년 10월 6일에는 탑골공원 팔각정에 울려 퍼졌다. 우리 전통 아악풍으로 세계 50여국에 악보집이 배포되었다.

조선에 머물던 서양인들이 들은 대한제국 양악대의 연주에 관한 평은 대단했다. 그 중 뮈텔(1854-1933) 주교는 양악대 연주를 들으러 탑골공원에 자주 갔다는 일기를 남기기도 했다.

대한제국 애국가는 일제의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도록 강요받으며 금지곡이 되었으나 상해임시정부에서 계속해서 개사된 애국가로 불려졌다.

덕수궁, 창덕궁, 탑골공원, 명동성당, 손탁호텔, 각국 영사관에서 공연을 펼쳤으나, 1907년 8월 1일 군대가 해산하면서 해체됐다. 같은 해 9월 1일 101명의 황실음악대로 편입되었으나 고종이 붕어한 1919년 9월 완전히 해산되고 말았다.

에케르트의 제자 백우용은 경성양악대라는 민간단체를 결성해 1920년 6월 1일부터 시민을 위한 연주회를 매주 한번씩 저녁시간에 탑골공원에서 열었다.

서울시와 대한황실문화원이 후원하고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대한제국 애국가를 시작으로 당시 대한제국과 공식 수교한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청나라 등의 국가들이 연주된다.

한편 대한민국 임시정부 애국가, 만주지역서 불려온 애국가, 신흥무관학교 애국가 등 미처 알지 못했던 애국가를 찾아서 들려준다.

1908년 11월 11일(목) 탑골공원에서 국내 초연되었던 라데츠키 행진곡 또한 뻬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송재용 지휘의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 이다미와 베이스 신명준, 뮤지컬 박슬기, 태평소 김세경가 협연하며, 가평군 소년소녀합창단과 CTS구리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하며, 김난희가 사회를 맡는다.

지휘자 송재용은 독일 베를린 음대 관악기 부분 한국인 최초 졸업자로 그동안 대한제국 양악대 연구를 이어오며 남북화해 무드에서 양악대 음악성과에 관한 악보 등 남북 공동연구를 기대했다.

1990년 5월 당시 문공부의 해외배급을 목적으로 그가 대한제국 애국가를 찾아내 단국대 음대 학생들의 합창과 연주, 영어해설로 복원해내었다. 이제까지 대한제국 양악대 재건을 위해 지금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대한제국 양악대는 탑골공원 팔각정과 함께 서양음악의 산실이자, 우리 근대문화유산 무형의 가치보존 차원에서 서울시와 종로구,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력해 해외 관광객과 서울 시민들을 대상으로 매주 한 두차례 탑골공원 음악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줄리어드악기가 후원하며, 이밖에 9월 20일 광주를 마쳤고, 10월 19일 서울 탑골공원에 이어 11월 2일 정읍, 11월 19일 경주 등 순회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