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에서 강규철(김규철)의 황혼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은 마성의 여인 윤정숙 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김미라가 ‘꽃뱀 본능’과 애틋한 순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명품 연기를 보여줬다.
27일 방송된 KBS1 ‘꽃길만 걸어요’에서는 ‘여원 아빠’ 강규철(김규철)의 아낌없는 사랑과 그 딸들인 강여원(최윤소), 강여주(김이경)의 배려에 죄책감을 느끼는 윤정숙(김미라)의 혼란스러운 내면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규철의 큰딸 강여원이 딸 보람과 함께 친정으로 돌아왔고, 윤정숙은 이들을 맞이하며 “당연히 여원 씨가 안방을 쓰셔야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여원과 강여주는 “여사님이 안방을 쓰세요. 저희 둘이 같이 방을 쓰면 되니까”라며 윤정숙을 생각해 줬다. 또 강여주는 “어차피 난 곧 유학갈 건데, 언니도 있고 아주머니도 있으니 우리 아빠 고독사할 일은 없겠다”며 윤정숙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강규철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을 가로챌 생각으로 접근했던 ‘전문 사기꾼’ 윤정숙이었지만, 이들의 모습에는 마음이 흔들렸다. 윤정숙은 ‘나 같은 년한테 안방까지 내어 주고…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아니고, 왜 없는 양심까지 찔리게 하느냐는 말이야’라며 속으로 갈등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윤정숙에게는 “택시 기사를 꾀어서 전세금 빼돌린다는 계획은 어떻게 됐느냐”는 독촉 전화가 이어졌고, 윤정숙은 애써 마음을 다잡은 뒤 “윤정숙을 뭘로 보느냐”고 허세를 부렸다.
이런 사정을 꿈에도 모른 채, 김규철은 “오늘 저녁에 정숙 씨와 재혼하겠다고 애들에게 얘기하려고 한다”며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 액자를 거실에 놓으며 일하러 나갔다. 그 앞에서 윤정숙은 망설였지만, 김규철을 배웅한 뒤 착잡한 표정으로 “밥이나 안쳐 놔야겠다”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이날 방송은 강여원에게 전화를 건 강여주가 “그 여자가 전부 다 가지고 사라졌어. 우리 집은 다 망했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마무리돼, 윤정숙의 행방에 대한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명품 여배우 김미라는 조신한 모습 뒤에 ‘꽃뱀 본능’을 숨기고 있는 마성의 여인 윤정숙 역할을 맡아 ‘꽃길만 걸어요’ 속 중요 사건의 한 축을 담당하며 활약 중이다. 특히 김미라는 자신에 대한 무한한 사랑 앞에 망설이면서도 사기꾼으로서의 본업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윤정숙의 갈등을 세차게 흔들리는 눈빛으로 표현해,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KBS1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는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