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문학공원, 서예가 이정일 시인 팔순 기념 시집 ‘흔적’ 펴내

[여행레저신문=김인철기자] 도서출판 문학공원이 오랫동안 서예가로 활동해온 이정일 시인의 팔순을 기념한 시집 ‘흔적(痕迹)’을 펴냈다.

이 시집은 그동안 그가 쓴 서예 작품을 비롯해 소장품, 활동사진 등을 담은 사진첩을 겸하고 있다. 이정일 시인은 파고(波高)가 드높았던 우리 근대사의 파란만장한 세월을 온몸으로 관통해오면서도 일찍이 서예가, 색소폰 연주가로 활동해왔다. 말하자면 선생은 노후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젊어서부터 철저히 그리고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지낸 강희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이정일 시인의 시집을 아래와 같이 평가했다.

“이정일 선생은 고전을 읽은 고전주의자이지만 현대를 외면하는 분이 아니고 때로는 오히려 첨단적 사고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감각파이기도 합니다. 그 감각이 시를 쓰게 하는 힘이 된다고 할 것입니다. 그는 동양의 시관에 더 많이 접맥되어 고사나 전통의 세계를 시적 맥락에 이입시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물로서의 이미지 창출에 열성을 보인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이혜선 시인 또한 추천사를 통해 아래와 같이 시집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의 시에서는 삶에 대한 관조와 물 흐르는 듯한 자연의 이법을 따르는 연륜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고사(古事)를 차용하는 용사(用事)와 속담 격언 전설 등의 차용으로 선조들의 삶에서 배우는 깊이 등 젊은 시인이 따라가지 못하는 독특한 개성적인 시 세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서정만 노래하지 않고 적당한 풍자와 비판의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시인은 또 고향사랑이 대단한데, 고향의 방언을 살려서 쓴 시는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사라져가는 방언을 통해서 지방 고유의 언어와 관습 등을 되살리고 보존하는 귀한 작업이라 생각됩니다. 필자와는 서부 경남의 같은 방언권에 속하는지라 내 고향 방언이 사용된 작품에서 더 반가움이 일어납니다.”

고려대 평생교육원에서 시 창작을 강의하는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작품해설을 통해 “이정일 시인의 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시(詩)다. 나라를 다스리려거든 먼저 네 이웃을 살피고 네 가정을 살피며 네 몸을 살피라 했다. 내 몸을 갈고 닦아야 나라가 평안하다는 조상님들의 말씀이 구절구절 이 시집에 들어와 보석처럼 박혀있다. ‘소학(小學)’과 ‘동몽선습(童蒙先習)’ 그리고 ‘노자(老子)’를 읽는 듯한 이정일 시인의 시는 계몽의 속내를 은유라는 시적 기능으로 감추고 스토리와 해학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흥미라는 문학 본연에 충실한다”고 평했다.

이정일 시인은 자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소감을 피력한 바 있다.

“기회는 기다려주는 사람에게 간다고 했던가요. 나는 어떤 사람들 보다 앞서는 재주는 아무것 없습니다. 다만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여 항상 책을 옆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잡지에 불과할망정 그 많은 책을 접하다 보니 생각이 점점 복잡해지고 총명기가 흐려지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전문적인 방법을 생각한 것이 시를 한번 써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계간 ‘스토리문학’으로 등단한 이정일 시인의 아호는 연담(硯潭), 송암(松巖), 석심(石蕈)으로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서예·인문화과정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시 창작 과정과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시창작과를 수료했으며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서예·인문화과정 총동문회장, 민주산악회 광명시지부 조직부장, 한국자유총연맹 광명시지부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