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느 지방 관관광공사 사장 자리에 특정 인사의 내정을 두고 정치권이 뜨겁게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 “관광공사”란 이름이 나온 것은 1962년 6월26일 출범한 국제관광공사가 그 효시이다. 그 설립 목적의 1조는 “외국 관광객 유치”이다. 그 해 한국인의 1인당 평균 국민 소득은 $120로 일본 $610, 미국 $3,280에 비하여, 한국은 턱없이 빈곤한 국가였으며, 아프리카의 어느 국가 보다도 더 못사는 나라였다.
1963년 한국의 전체 외환 보유액이 9천만불에 불과 하였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는 한편, 외화 가득율이 높은 관광업을 중시하기 시작하였다. 2021.7월말 현재, 한국의 외환 보유액은 4,587억 달러에 달하니,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루었다.
국제관광공사는 그렇게 관광 달러를 벌어 들이는 최전선에 있던 관광 마케팅 전문 기관이었다. 1970년대 후반 부터 경주 보문 관광 단지, 제주 중문 관광단지, 충무 도남 및 남원 관광 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1982년 그 명칭을 지금의 한국 관광공사로 변경하였다.
지금도 한국관광공사의 핵심 기능은 외국 관광객 유치이며, 그 이외에 국내 관광, 해외 광고 등을 통한 관광 브랜드 이미지 제고 사업 등 한국 관광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방에는 2002년 최초로 경기관광공사가 설립되고, 이어 인천관광공사, 제주관광공사, 경북 문화관광공사, 대전관광공사 등 5개의 관광공사와, 서울, 강원, 울산, 전남, 광주, 경남, 울산 등 7개의 관광재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충남 등 타 광역 단체도 관광 재단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
관광공사든 관광 재단이든 그 성격은 학술적으로, 목적지 마케팅 기구(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 DMO)이며, 그 기능은 한 국가, 도시 또는 지역의 관광 홍보를 통하여, 국내외 관광객을 보다 많이 유치 하는 것이 제1 목적이다.
관광 시장은 국내 전국, 그리고 전 세계 잠재 관광객이니, 이런 곳에서 종사하려면, 최소한, 기본적으로 세계 공용어인 영어 정도는 자유롭게 구사할 줄 알아야 하며, 지역에 있는 특징과 매력을 어떻게 포장하여 시장에 내놓나? 하는 실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관광공사의 경우, 1962년 이래, 지금까지 25명의 CEO가 거쳐 갔는데, 관광 전문가는 단 1명 밖에 없었다는 현실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관광은 그 나라의 정신을 파는 산업이다. 그런데 한국서는 심지어 관광과 무관한, 외국인 CEO가 그 수장을 맡은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기준으로, 중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은 6,570만명, 일본은 3,218만명, 태국은 3,800만명, 말레이시아는 2, 601만명, 그리고 한국은 1,750만명에 머물러, 마카오의 1,863만명 보다도 낮은 관광 목적지가 되었다. 한국의 관광 시장은 그것이 한계점일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펜실바니아 대학교 와튼경영 대학원이 발행한 와튼 매거진(Wharton Magazine) 2017년 가을/겨울호에 에 따르면, CEO가 갖추워야 할 4가지 리더쉽 특징을, 빠른 의사결정(Decisive), 끝없는 신뢰성(Relentlessly Reliable), 관계의 달인(Master of Relation), 적응성(Adaptable) 등으로 제시하였다.
관광은 서비스 산업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소멸성, 무형성, 이질성, 비분리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관광 공사 CEO는 위의 조건과 더불어, 급속하게 변화하는 글로벌 관광 환경에서, 급변하는 파고(波高)에 올라 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전국의 모든 공공기관장 응모 조건을 보면, 박사학위 소지자, 또는 부교수 이상 5년을 한 자가 가장 먼저 나오는 조건이다. 국책 연구소 같이 박사학위도 필요한 곳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민생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이 왜 그런 조건이 필요한가? 정작 그 분야의 전문성과 경력 그리고, 실력을 갖춘 사람들은 아예 조건에서 하위 순위로 밀리게 한 것이 현 중앙,지방 정부 공공기관 기관장 공모시 조건이다.
선거의 약탈물로서, 선심쓰듯, 공공 기관의 장을 미리 내정하여, 멋 모르고 응모한 능력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자괴감을 주는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
차기 정부부터, 국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전국의 모든 공공기관이 민간 부문에서 실력 있고 전문성을 갖춘, 그리고 누구나 인정하는 CEO로 공정하게 채워진다면, 각 공공 기관의 발전은 물론, 한국 경제 발전에 그만큼 크게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관광.마이스 칼럼니스트 장 태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