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헤섬 (Mahe) – 신비로운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한 그곳.

아담한 마헤 공항에 도착하니 마치 작은 마을에 온 듯 정겹다. 깔끔하고 조용해 이곳이 공항인가 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 마헤의 첫인상.  뭔가로 폼을 낸 여타의 공항에 비하면 내추럴하고 자연색이 물씬 느껴지는 무언가 있는 듯 없는듯한 느낌의 공항은 그대로 고향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자아낸다.

세이셸에서 가장 큰 본섬인 마헤는 수도 빅토리아가 있는 곳으로 전체 인구의 거의 90%에 해당하는 약 70,000명이 거주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라는 수식어가 있을 만큼 그리 넓지 않기에 다 둘러본다고 해도 2~3시간이면 충분한 곳이다.

빅토리아의 명물 시계탑은 영국 런던의 빅벤을 축소한 모습으로 1903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주위의 아기자기한 건축물들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동반자라고 믿기지 않게 곱고 아름답다.

근처에는 ‘셀원 클라크 마켓’ 이 있는데 주민들도 애용하는 시장이다.  복잡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상품들 디스플레이는 세이셸 공화국이 가지고 있는 정돈된 품위처럼 채소와 생선들 향신료들이 산더미 형태가 아닌 가지런히 앉아 차례로 주인을 맞이하는 것처럼 지친 아이 하나 없이 생기가 넘친다.

해발 900미터 고도의 산들은 신비로운 정기를 품어 내며 공기와 햇살 사이에서 곧 움직일듯한 생동감으로 자리 잡고 햇살을 드리운 아름다운 보발롱 비치는 곧바로 영혼의 깊은 안식처로 안내한다.

마헤 섬엔 해파리 나무와  갖가지 난초를 비롯하여 마헤의 해양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로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마헤 섬은 자연이 품어 성장시키고 있는 조그맣고 아기자기한 마을인 것 같다.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생명력으로 넘치고 사람들 또한 반짝반짝 빛이 흘러넘친다.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 고양이도 별로 없지만 맹수가 없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곳일것 같다

빅토리아의 조그만 시내를 걷다 보면 여행지에서 흔하게 겪는 호객행위가 없고 저마다 자신들의 일로 그저 일상을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어진 역할에 진지하다. 우리가 그곳에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거주민으로 잠시 쇼핑 나간듯한 기분이 들 만큼 불편한 시선 없이 우리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여행 내내 긴장감 없이 편안하다.

타국을 여행할 때 또한 신경 쓰이는 게 음식인데 마헤섬에서 맛본 음식의 느낌은 깨끗하고 순수한 식자재로 군더더기 없이 맛을 내어 음식을 마주한 마음조차 정화되는 느낌을 갖게 한다.

Marie Antoinette Restaurant에서 우리에게 내어준 음식들은 음식을 만들어 내는 사람의 마음 안에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낀다면 과장일까? 나는 그 음식들을 천천히 음미하듯 먹으며 자연이 갖고 있는 절대 생명이 내 안의 그 무엇들을 무럭무럭 자라남게 함을 느꼈다.

Savoy Resort에서의 한가로움은 또 어떠했던가.. 일상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게 하는 온전한 휴식을 이곳이 담당한다. 조그마한 마을처럼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리조트는 밤낮의 풍경이 양면의 동전처럼 바다 넘어 눈부시게 빛나는 아침 햇살과 함께 등장하는 이른 아침의  리조트의 정경은 절로 탄성이 나온다.  

세이셸에 와서 알게 된 사실 하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내려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때론 비슷하게 표현하는 것 마저도 버겁다. 그래서 인간은 포토샵을 만들었겠구나 하고 주억였다. 이곳 세이셸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온전히 담아낼 수 없음을 절감한다. 찍기를 포기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몇 컷… 절반의 성공으로 만족한다.

숙소를 걸어 나오면 에메랄드빛 이란 수식어가 식상할 만큼 더없이 아름다운 비치가 여유롭게 우리를 기다린다. 우리의 머릿속이 이미 서치한 외국의 해변 풍경이 이곳의 일상임을 나 역시 그곳에서 일상으로 맞이하게 되니 이건 꿈인가?

리조트의 밤의 풍경은 사람으로 태어나 참 다행 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 만큼 모든 것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하나 세팅된 느낌이 고귀한 대접을 받는 느낌을 갖게 한다.

플레이팅 된 음식들을 덜어 각자 가져다 먹을 수 있는데 곳곳에 찾아야 보이는 서비스 맨들 은 있는 듯 없는 듯 손님들의 감성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소리 없이 자기들 일을 수행하는 모습은 식사하는 순간조차 고요한 평화로움 안에 머물게 한다.

순간 우리들이 살면서 노래한 ‘힐링 ‘ 이 이런 거구나 하는 깊은 울림이 번졌다

마헤 섬에서의 시간들은 세이셸 이란 나라가 가진 대단한 에너지와 영향력이 집약된 느낌이다.

땅과 햇빛 바다와 공기가 이곳 세이셸을 성장시키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빚어내었다. 우리의 삶이 그리 많은 것이 필요치 않음을 이곳에 머물게 되면 알게 되는 진리. 소박한 삶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이곳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살아온 수십 년의 시간 중에  아이처럼 두근대는 마음으로 아침이 기다려졌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곳 마헤섬이 내게 준 선물들은 가슴 속에 깊이 자리하여 오래도록 잊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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