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탄: 와우, 개구멍에서 알프스까지!

[여행 테라피스트 김홍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만 돌아다니기엔 뭔가 지루하다고 느끼는 여행객에게 어랏이런 곳이 있었다구?”라는 감탄과 가벼운 짜릿함을 주는 곳이 있다강원도 평창군의 미탄면.

 

홍천인제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 째로 단위 면적이 큰 평창이다보니 웬만한 시 2-3개는 너끈히 품을만함 직한 곳의 끄트머리에 있는 동네다정선영월과 이웃한 지역이면서 현지의 주민들이 올해 들어서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라고 의아해하며 이해 불가라는 반응을 보이는 지역.

그런데 그 잘난 동계 올림픽 때에는 주목 한 번 못 받았고 오지를 찾는 방문객들조차 눈길 한 번 제대로 안주던 미탄면의 길이 바빠지기 시작했다오죽하면 영화 동막골 이야기의 주 촬영지였었을까라고 여겨지던 미탄에 올해 들어 육백마지기라는 청옥산의 고원 전망대가 방송을 타면서부터이다.

 

비대면 여행족들이 늘어나다 보니 육백마지기는 주말이면 가족끼리 연인끼리만 아주 오붓하게 찾아오는 방문객 차량이 구불구불 오르막 길을 따라 긴 행렬을 이룬다주말이면 어림잡아 3천 여대의 차량이 온다고 하니 그 장쾌함의 아름다움이야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그 정도면 비대면이 아니라 과대면!

 

그래서 알짜배기 진짜 비대면 여행객들은 주말에 육백마지기를 찾지 않는다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마을 광경이 마치 호수 하나만 갖다 놓으면 스위스의 인터라켄 아랫마을 같은 곳바로 육십마지기로 향한다.

엉겁결에 방문했던 육백마지기가 강릉의 안반대기 같다라고 한다면 육십마지기의 풍경은 그저 환호성을 지르는 장관이 아니라 처음으로 용기 내어 사랑을 고백하는영화 속 장면 같은 작은 언덕이다각종 야생화가 어우러진 육십마지기의 평화로움과 호젓함은 코로나 블루스를 금방 흥겨운 왈츠로 바꿔 춤추고 싶게 만들어버린다.

 

외국 영화처럼 야외 결혼식을 하고 싶다면 자꾸 여기저기 눈길이 가게 되는 육십마지기 아래의 청옥산농원은 국내 최대의 흑염소 방목장이니 며느리에게 점수따고 싶거나 자신의 보양을 위해서거나 둘 중 하나의 목적으로 방문하기엔 최적의 장소차를 이용해 그 아래깨로 조금만 내려가면 약용/관상용이 아닌 순수 재배지로서는 국내 최대의 은행나무숲도 있다.

 

15년 전에 방영되어 우리나라 멜로 전생 판타지 장르를 개척했다고 일컬어지는 영화 은행나무 침대’. “그래그 영화의 몇 몇 세밀한 장면은 여기에서 찍었어야 해…” 이렇게 엉뚱하고 즐거운 상상을 해볼만한 숲이다모기와 해충을 막아주는 은행나무가 도열하듯이 서있는 숲에 마련된 해먹에 누워서 조는 듯 깨어있는 듯 영화 속 장면처럼 시공을 드나들지 못한다면 그대는 진정한 여행자가 아니다.

농사꾼은 있어도 장사꾼은 없다는 미탄에는 설탕 안바른 꽃만을 날아다니며 쌓아온 꿀을 채취하는 진짜 우직한 벌꿀 농장도 있다꽃과 식물에 농약을 치면 꿀의 색점도가 변한다며 기어코 뻑뻑하고 찐한 꿀만을 고집하는 이 곳은 미탄 사람들도 모르는그야말로 토종 꿀 전문 농사쟁이가 지킨다자연산 거친 꿀을 걸러내서 먹기 좋게 하는 채밀 체험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준다.

 

토종 다래의 맛과 향을 아는가키위보다 병해충이 적으면서도 강원도 특유의 지형과 토질에서 많이 자라나는 토종 다래는 방울 토마토만한 크기로서 9월에 수확을 앞두고 있다소화불량해열이뇨작용에 좋은 토종 다래를 평창군내에서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농장에서는 백일 이상 숙성된 다래청이나 과육 및 씨를 통째로 갈아서 만든 다래 수제청도 판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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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에 미탄을 방문한다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탐사동굴인 백룡동굴을 가봐야 한다헬멧쓰고 LED 조명 휘황찬란한 조명을 받으며 여유롭게 유람했던 기억과 깔봄은 모두 바깥에 내놓고 들어가야 한다유니폼에 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은 채 개구멍 같은 곳을 걷고 기고 미끄러지고 오르며 진짜 동굴의 공기와 맛을 오싹하게 느낄 수 있는 곳. “어라이런 동굴이 우리나라에도 있네?”라는 묘한 웃음과 찬탄을 내뱉을 사람만 입....

 

여름철 레포츠의 대명사인 영월의 동강 래프팅이 시작되는 곳이 백룡동굴 바로 옆이다그저 경치만 보고 즐기는 여행의 시대가 체험과 재미휴식으로 탈바꿈한 것을 모르는 여행자라면 꼭 와봐야할 곳. ‘아름다운 여울이라는 의미의 미탄(美灘). 그래서 이렇게 한없이 아름다움을 타는 이 동네 이름은 미탄이다와우미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