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행시대’를 준비할 때!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나목의 섬' 강천섬

 

2주 전 강천섬을 다녀왔다. 강천섬은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그러나 아직은 그 절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날 샛노란 은행잎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다. 강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어느 젊은 남녀가 검은 쓰레기봉투 2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쓰레기를 버리려고 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누가 강변에 버리고 간 쓰레기 봉투를 그 젊은 커플이 풀어놓고 분리수거를 하여 자기네들이 가지고 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며 엄지척을 해주었다. 그 젊은 커플은 부끄럽다는 듯 목인사를 하고 유유히 그 쓰레기봉투를 챙겨 가는 것이었다. 사람이 진정 강천섬의 은행잎보다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젊은 커플이 버려진 쓰레기 더미를 분리수거하여 자신들이 가져가고 있다

 

지난 주말, 다시 바다가 보고싶어 왜목마을을 다녀왔다. 파란 바다에 멋진 왜가리 조형물이 나를 반기는데 그 멋진 바다의 풍경을 망치는게 있었다. 바닷가에 인접한 길 양쪽으로 늘어선 불법주차 차량들, 그리고 백사장에 여기저기 불법으로 점거한 텐트들 — . 아름다운 바다를 보러간 나는 그날 불법주차된 차량과 텐트만 보고 온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왜목마을, 그러나 불법주차 차량과 무질서한 텐트가 뒤섞여 난장판이다

 

코로나 이후 여행하고싶은 나라 1위 일본, 그 이유는 청결함

 

일본교통공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이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세계 12개국, 6266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으로 조사한 ‘코로나19 종식 후 여행하고 싶은 국가’ 순위에서  1위는 46%의 지지를 받은 일본이 차지했다. 한국은 그 반도 안되는 22.5%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만(17%), 호주(16%), 태국(16%)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조사에 참가한 아시아 전 지역에서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꼽혔다. 홍콩인의 경우 가고 싶은 나라로 일본을 꼽은 비율이 76%로 22%의 한국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대만인(일본 75%, 한국 30%)과 중국인(일본 65%, 한국 25%)들 사이에서도 일본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다.

일본을 코로나19 수습 이후 가고 싶은 나라로 꼽은 이유로는 ‘청결함’ 때문이라고 말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청결하기 때문에 가고 싶은 나라’ 순위에서 일본은 36%로 1위였고 한국은 16%로 싱가포르(34%), 뉴질랜드(27%), 스위스(24%), 캐나다(23%)는 물론 7위인 대만(17%)보다 순위가 낮은 9위에 불과하였다.

 

지금은 코로나 이후 ‘여행시대’를 준비할 때, ‘E.C.O. Korea’운동을 펼칠 때 

 

전 세계 여행이 셧다운된 지금, 우리는 코로나 이후의 ‘여행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관광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E. C. O. Korea’ 운동을 펼쳐야 한다. 우리가 대자연의 매력도에 있어서는 뉴질랜드, 스위스를 따라갈 수 없을지 몰라도 선진 국민의식으로 무장한 청결함에 있어서는 일본보다 앞설 수 있지 않은가.

첫째, Empty 운동이다.

 강천섬에서 본 그 젊은 커플들의 행동처럼 내 주변의 거리, 내가 방문한 관광지의 쓰레기들을 Empty 해보는 운동이다. 남이 버린 것이라도 내가 먼저 치우면 내 이후에 온 모든 이들은 깨끗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서로서로 그런 Empty 운동에 동참한다면 내가 나중에 다시 올 때는 이미 더 깨끗해져 있지 않을까. 그런 청결함이 몸에 밴다면 청결함을 이유로 일본을 가고싶은 세계의 관광객들을 인천공항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둘째, Clean Up운동이다.

이것은 지금도 잘 되고 있는듯 한데 내가 여행을 온 흔적을 100% 없애는 운동이다. 이것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은 물론, 그 쓰레기를 나의 여행가방속에 다시 담아 돌아와서 도시의 재활용쓰레기장에 분리수거해서 버리자는 운동이다. 그렇다면 그 여행지에서의 나의 흔적은 100% 없어지는 것이니까 말이다.

셋째, Ordered운동이다.

 한국인은 주차장으로부터의 주차거리가 가장 짦은 민족이라는 재미있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왜목마을에서 내가 본 것처럼 한국인은 조금 먼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것 보다는 자기가 가장 편한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주차 후 도보로의 이동거리를 최소화시키려는 습성이 밴 주차습관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불법주차가 다른 사람의 View가 되어버리는 상황에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러니 주차와 텐트 등 관광지에서의 모든 무질서를 바로 잡는 Ordered운동을 펼쳐야 한다.

 

아름다운 장고항도 불법주차된 차들로 관광객들이 걸어다닐 수도 없다

E, C, O, Korea가 정착될 때 한국의 소도시 여행시대도 열릴 듯

 

한국관광의 가장 큰 문제는 서울집중현상이다. 스페인의 소도시여행, 일본의 소도시여행 등에서 느끼는 가슴 설레이는 매력을 떠올려보면 한국관광의 저변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이다. 서울집중의 해외관광객을 전국 각지로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외국인들이 와서 일본보다 감동하고 돌아갈 청결함을 전국 어디에 가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여행을 넋놓고 있을 때가 아니라 코로나 이후의 ‘여행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부터, 공무원 한사람, 한사람부터, 지방자치단체부터, ‘여행시대’를 준비하는 Empty! Clean Up! Ordered!  E.C.O Korea 운동을 펼쳐 청결함을 무기로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때다.

트래블 앤드 레저 윤 목 칼럼니스트 ym0826@hanmail.net

윤목(칼럼니스트)
現 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겸임교수
前  한양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겸임교수
前 제일기획 카피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