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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감성 칼럼 ⑤ — 몰타의 테이블, 기억을 마시는 저녁

강정호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나는 특별한 걸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먹기로 했다. 천천히, 기억이 될 음식을. 몰타의 어느 와인바에서, 어느 저녁에, 그저 한 끼를 깊이 음미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결국 한 끼에서 기억된다. 슬리에마에서...

몰타 고조섬 붉은 신화 – ① 거인과 님프의 섬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몰타 본섬에서 페리를 타고 20여 분, 고조섬에 도착하면 풍경은 갑자기 고요해진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돌담과 들판, 그리고 시간조차 멈춘 듯한 고즈넉한 언덕마을 Xagħra(샤라). 이곳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삶이 이어져 온 곳이다. 천천히...

몰타 대서사시, 세계를 여행한 내가 이 작은 섬에서 멈춘 이유

풍경보다 깊은 기억, 제국과 전쟁을 견디며 살아남은 사람들의 섬 몰타를 기록하다   이정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나라를 걷고, 바람과 빛을 보고, 세계 곳곳의 문화와 사람을 기록해왔다. 대부분의 나라는 사실 거의 대동소이했다. 사람 사는...

몰타 고조섬 붉은 신화 ② – 붉은 해변, 라믈라에서 보낸 오후

바다는 조용했고, 하늘은 낮게 깔려 있었다. 고조섬 북동쪽, 붉은 모래로 유명한 라믈라 해변(Ramla Bay)은 지중해 한복판에서 가장 따뜻한 색감을 품은 해변이다. 백사장이 아니라 붉사장. 부드러운 곡선으로 펼쳐진 해안선 위로 붉은 모래가 깔리고, 잔잔한 파도가 리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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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판교, 장항선이 떠난 뒤 7채가 남았다…1930년대 골목을 걷는 시간여행

서천 판교는 1930년 장항선 판교역 개통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들며 성장했던 마을이다. 역이 옮겨가고 상권이 쇠퇴한 뒤 장미사진관, 일광상회, 판교극장 등 옛 건물이 골목에 남았다. 현재 현암리 일대는 국가등록문화유산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돼 옛 간판과 상점, 문화공간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제천 배론성지, 1801년 토굴과 국내 최초 신학교가 한 골짜기에 남았다

제천 배론성지는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골짜기 안에 황사영 백서 토굴, 국내 최초 신학교로 평가되는 성요셉 신학교, 최양업 신부 묘소가 함께 남아 있는 곳이다. 종교 유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기엔 연못과 다리, 정원과 단풍길의 풍경도 좋다. 신앙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 근대사와 천주교 박해의 흔적을 천천히 걸으며 읽을 수 있는 역사 산책지로, 가을이면 사진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울산 외고산 옹기마을, 장인 공방과 가마가 지금도 살아 있는 국내 최대 옹기 집산지

울산 외고산 옹기마을은 전국 최대 옹기 집산지로 꼽히는 생활형 전통문화 마을이다. 울산옹기박물관에는 세계 최대 옹기와 약 300점의 옹기가 전시되고, 마을 안에서는 장인 공방과 가마, 옹기 제작 현장까지 이어진다. 박물관 관람만으로 끝내기보다 마을 전체를 걸어야 이곳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해남 고천암호, 14km 갈대밭과 겨울 철새 군무가 만나는 거대한 호수

해남 고천암호는 호수를 따라 약 14km의 갈대 군락이 이어지는 남도 대표 철새도래지다. 겨울철에는 가창오리를 비롯한 철새가 찾아오고, 해 질 무렵 수면과 갈대밭이 붉게 물든다. 철새가 없는 계절에도 방조제 드라이브와 넓은 갈대 풍경만으로 충분히 머물 만한 곳이다.

곡성 침실습지, 섬진강 203만㎡에 물길과 버드나무가 만든 국가습지

곡성 침실습지는 섬진강 중류 약 203만㎡에 형성된 국가습지보호지역이다. 물버들 군락과 작은 물길이 섬처럼 이어지고 수달, 삵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붉은 탐방 데크를 따라 걷거나 이른 아침 물안개와 해질 무렵 반영을 보는 것이 이곳을 제대로 만나는 방법이다.

강진 백운동원림, 정약용이 12경으로 남긴 월출산 아래 조선 별서정원

강진 백운동원림은 월출산 남쪽 자락에 숨어 있는 조선시대 별서정원이다. 1678년 이전 이담로가 조성했고, 강진 유배 중 이곳을 찾은 정약용은 풍경을 12경으로 정리해 백운첩에 남겼다. 대숲길을 지나 연못과 정자, 돌담과 계류를 따라 걷는 동안 건물보다 자연을 먼저 읽게 되는 곳이다.

포항 이가리 닻 전망대, 바다 위 102m를 걸어 동해를 만나는 해상 산책길

포항 이가리 닻 전망대는 해송숲에서 출발해 동해 위로 102m를 걸어 나가는 해상 산책길이다. 위에서 보면 닻 모양이 선명하고, 끝에서는 바다가 시야 대부분을 채운다. 8월에는 오후 8시까지 무료 개방돼 포항 북부 해안 드라이브에 넣기 좋다.

태백 구문소, 강물이 산을 뚫어 만든 석문과 5억 년 지질 흔적

태백 구문소는 차에서 내려 멀리 걷지 않아도 절벽 한가운데 뚫린 석문과 그 아래 깊은 물길을 바로 만나는 곳이다. 상류로 조금만 이동하면 물결자국과 고생대 화석 흔적까지 이어져 짧은 시간에도 풍경과 지질 이야기를 함께 볼 수 있다.

지리산 뱀사골계곡, 깊은 산골인데 초입 800m는 편하게 걷는다…소와 폭포 이어지는 신선길

지리산 뱀사골계곡은 여름이라고 아무 곳에서나 물에 들어가는 계곡이 아니다. 2026년에도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반야교~반선교 만수천과 반선교~선인대 등 지정된 일부 구간만 한시적으로 물 접근이 허용된다. 깊은 돗소는 제외되고 현장 통제가 우선한다. 짧게는 선인대까지 신선길을 걷고, 더 깊게 들어가면 와운마을 천년송까지 이어지는 여름 지리산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