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이만재기자)남부의 도시 타이난은 흔히 역사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도시 중심을 조금만 벗어나 바다 쪽으로 향하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바닷바람이 스치는 평평한 해안 평야 위로 반짝이는 물길이 이어지고, 네모난 염전 수면에는 하늘과 구름이 그대로 비친다. 타이난 해안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지인 징자이자오 와판 염전(井仔腳瓦盤鹽田)은 바로 그런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염전 가운데 하나로, 약 2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타이난 해안은 오래전부터 소금 생산의 중심지였다. 강한 햇볕과 넓은 평야, 그리고 바닷바람이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염전 문화가 형성됐고, 이 지역 주민들은 세대를 이어 바닷물을 이용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해 왔다.
과거에는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이 대만 초기 산업의 중요한 자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염전 생산은 2002년 공식적으로 중단됐다. 지금은 염전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관광지로 다시 태어나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징자이자오 염전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소금을 모으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바닷물이 증발하며 남긴 하얀 소금 결정이 염전 칸마다 쌓이고, 방문객들은 소금을 모으는 체험을 하며 옛 염전 문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염전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풍경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해 질 무렵의 풍경이 아름답다. 붉은 석양이 염전 수면에 비치면 물 위의 하늘과 구름이 함께 물들어 거대한 거울처럼 변한다. 이 때문에 이곳은 사진가들과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촬영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염전 주변에는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다양한 장소도 자리하고 있다. 옛 소금 창고를 개조해 만든 베이먼 관광센터에서는 타이난 염전 산업의 역사와 지역 문화를 전시로 소개하고 있어 여행자들이 이 지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근의 베이먼 크리스털 교회는 염전과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세워진 독특한 건축물로, 타이난 해안 관광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됐다.
조금 남쪽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명소인 치구 염산(七股鹽山)을 만날 수 있다. 소금을 쌓아 만든 거대한 ‘하얀 산’은 멀리서 보면 눈 덮인 언덕처럼 보인다. 햇빛에 반짝이는 소금 산은 자연이 아닌 인간의 노동이 만들어낸 독특한 풍경으로, 타이난 해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타이난 해안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음식이다. 이 지역의 대표 음식은 밀크피시(虱目魚) 요리다. 부드러운 식감의 생선으로, 구이와 탕, 소시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된다. 특히 밀크피시를 활용한 XO 소스는 지역 특산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타이난은 오랜 역사와 문화 유산을 지닌 도시지만, 해안으로 눈을 돌리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염전과 바다, 그리고 오래된 산업의 흔적이 남아 있는 풍경 속에서 여행자는 타이완의 또 다른 시간을 만나게 된다.
200년 염전이 만든 풍경
-타이난 바다에서 만난 또 하나의 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