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골프를 다시 시작하며: 골프는 오늘의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캐디백을 카트에 올린 채, 조용히 필드를 걷는 한 사람. 아침 햇살이 그의 어깨 위에 가볍게 내려앉는다.”

파워골프를 다시 시작하며

이정찬 | 티칭프로 · 여행레저신문 발행인

골프.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21세기의 대표 스포츠다.

스코틀랜드의 목동들이 양들과 보내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장난처럼 시작한 이 놀이는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글로벌 스포츠가 되었다.

아침마다 연습장을 찾는 직장인, 주말이면 티타임을 확보하려는 중년들, 유튜브를 보며 스윙을 흉내 내는 학생들까지. 골프는 더 이상 일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이고, 관계의 매개이며, 때로는 자신을 다듬는 거울 같은 존재다.

하지만 골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이 스포츠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다. 정성을 다한 골퍼에게조차, 기쁨보다는 당혹감, 성취보다는 좌절을 안겨주곤 한다. 어제 맞았던 샷이 오늘은 어이없이 벗어나고, 이유조차 알 수 없는 혼란 속에 빠지기 십상이다.

“Golf is deceptively simple and endlessly complicated; it satisfies the soul and frustrates the intellect.”
— Arnold Palmer

골프는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끝없이 복잡한 스포츠입니다. 마음을 만족시키고, 동시에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그 낯선 용어들, 복잡한 장비들, 무수한 스윙 교정과 기술 조언들 사이에서, 우리는 종종 잊는다. 골프는 단지 공을 치는 운동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백돌이의 시기를 지나, 보기 플레이어가 될 즈음 우리는 깨닫는다. 골프는 스코어보다 마음가짐이 더 많은 것을 좌우하는 운동이며, 그것은 어쩌면 우리 삶의 방식과도 많이 닮아 있다.

티박스 위, 한 남자의 피니시. 햇살이 잔디를 가르고, 그날의 첫 스윙이 숲을 향해 날아간다.

파워골프를 다시 시작하면서 골프책 한 권을 함께 써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레슨서도, 철학서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딘가에서, 누구나 편하게 읽고, 때로는 피식 웃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 읽고 나면 마음이 살짝 가벼워지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티박스에 서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오늘은 좀 멋지게 치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다.

이 책은 바로 그 마음에서 출발했다.

골프를 잘 치는 법보다는, 골프를 편하게 대하는 법. 이 책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의 골프도, 당신의 하루도 조금은 부드러워져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The most important shot in golf is the next one.”
— Ben Hogan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샷은, 다음 샷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는 다시 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