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이만재 기자) 지난 11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는 일본 오카야마현이 주최한 관광설명회가 열렸다.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설명회는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지만, 이번 행사는 분명한 차별점이 있었다. 이바라기 류타 오카야마현 지사가 직접 방한해 행사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해외 관광설명회에 현 지사가 직접 참석하는 사례는 드물다. 통상 관광국이나 관광협회 등의 실무진이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설명회는 단순한 홍보 행사가 아니라, 오카야마현이 한국 시장을 전략적으로 재정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한국은 가장 중요한 해외 관광시장”
이바라기 지사는 이날 “한국은 지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오카야마와 가장 가까운 해외 시장”이라며 한국 관광객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관광을 단기 이벤트가 아닌 지역의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여러 발언에서 드러났다.
실제 통계를 보면, 2024년 기준 오카야마를 방문한 한국인 숙박객 수는 약 3만7천 명으로, 2022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일본 전체 평균 회복률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있다. 이바라기 지사가 “아쉽다”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지적한 핵심 과제는 명확했다. 접근성, 즉 항공 노선이다.
항공 노선 증편, 관광 전략의 출발선
코로나 이전 대한항공의 인천–오카야마 노선은 주 4회 운항됐고, 성수기에는 임시편이 투입될 정도로 수요가 상당했다. 현재는 주 3회 운항 체제다.
이번 방한에서 이바라기 지사와 현 관계자들은 대한항공을 직접 방문해 주 7회 운항으로의 증편을 공식 요청했다. 관광객 유치 전략에서 콘텐츠 이전에 이동 인프라가 선결 조건이라는 판단이 분명히 읽히는 대목이다.
오카야마의 지리, ‘중간’이 아닌 ‘중심’
오카야마는 일본 혼슈 남부, 서일본의 핵심 지점에 위치한다. 히로시마에서는 신칸센으로 약 40분, 오사카에서는 약 1시간 거리다. 세토대교를 통해 시코쿠 지역과도 연결된다.
이 위치는 오카야마를 단일 관광지가 아닌, 서일본을 잇는 허브형 도시로 만든다. 최근 증가하는 체류형·연계형 여행 트렌드에서 오카야마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소도시 트렌드와 맞닿은 조건
최근 글로벌 관광 시장의 키워드는 ‘소도시’다. 과잉 관광에 대한 피로, 경험 중심 여행, 체류형 소비가 맞물리며 대도시가 아닌 중소 규모 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오카야마는 이 흐름에 정확히 부합한다. 대도시는 아니지만 인프라는 충분하고, 조용하지만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지 않다. ‘붐비지 않는 일본’을 찾는 여행자에게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르는 이유다.
면적·산업 구조가 보여주는 안정성
오카야마현의 면적은 약 7,114㎢로 혼슈 남부에서 비교적 넓은 편이다. 북부 산지와 남부 세토내해를 함께 품고 있어 산업 구조가 균형을 이룬다.
주요 산업은 농업·제조업·관광이다. 이 가운데 오카야마의 브랜드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분야는 농업, 특히 과일 산업이다.
과일과 예술, 체류형 관광의 기반
오카야마는 연중 맑은 날이 270일을 넘는 기후를 바탕으로, 150년 이상 재배된 백도, 샤인머스캣, 오로라 블랙 포도 등 고급 과일 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바라기 지사는 과일을 단순한 특산품이 아닌 관광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이누지마 제련소 미술관, 미마사카 지역의 온천·예술 프로젝트,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 정원과 오카야마 성은 체류형 관광을 뒷받침하는 문화적 기반이다.
이바라기 류타 현 지사 가 직접 나선 이유
이번 관광설명회의 의미는 명확하다. 누가 왔는가, 그리고 어디까지 움직였는가다.
이바라기 지사는 관광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설명회 이후 항공사까지 직접 찾아 나섰다. 이는 오카야마가 관광을 일회성 홍보가 아닌 지속 가능한 지역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사카 다음은 오카야마.”
이번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광설명회는 이 문장이 구호가 아닌 현실적인 선택지로 다가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