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모빌리티와 광학이 잇는다”… 관·민 삼각동맹이 노리는 ‘소도시 브랜딩’의 실체

다님 10기 발대식에 참여한 청년들이 행사장에서 현수막을 들고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여행레저신문
‘다님 10기 발대식’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 관광 콘텐츠 발굴과 홍보를 위한 청년 참여형 프로젝트가 본격 출범했다. 여행레저신문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한국관광공사(KTO)가 현대자동차, 캐논코리아와 함께 대한민국 소도시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SNS 기자단 소도시 여행 지원’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 표면적으로는 SNS 기자단인 ‘트래블리더’에게 이동 수단과 촬영 장비를 지원하는 이벤트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접근성의 불균형(Mobility)’과 ‘홍보의 저급화(Imaging)’라는 지역 관광의 고질적인 두 가지 한계를 민간의 최첨단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

‘카스퍼 일렉트릭’이 여는 좁은 길… 모빌리티가 허문 지역 관광의 장벽

대한민국 소도시 관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제나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부재였다. 대중교통망에서 소외된 오지의 절경과 노포의 깊은 맛은 그간 물리적 접근성의 한계에 부딪혀 기록되지 못한 채 잊혀 왔다. 현대자동차가 이번 프로젝트에 경형 SUV ‘카스퍼 일렉트릭’을 투입한 것은 단순한 차량 지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좁은 골목과 험한 산길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카스퍼의 기동성은 SNS 기자단에게 ‘길이 끝나는 곳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여행’을 가능케 했다. 특히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은 소도시의 고즈넉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환경 보호와 관광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의 표준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함으로써 자사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외연을 지역 사회로 확장하는 영민한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논의 렌즈로 본 ‘소도시의 품격’… 콘텐츠의 화질이 지역의 경쟁력이다

지금까지 지자체의 홍보 콘텐츠는 투박한 셀카나 저화질 스마트폰 사진에 머물러 있었다. 기록의 질이 낮으면 그 대상의 가치 또한 저평가받기 마련이다. 캐논코리아가 최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 고성능 렌즈군을 지원한 배경에는 ‘기록의 수준이 곧 관광의 격(格)’이라는 엄중한 인식이 담겨 있다.

트래블리더의 손에 들린 캐논의 광학 기술은 소도시의 평범한 일상을 예술적 미장센으로 승화시키는 도구가 된다. 찰나의 순간을 압도적인 화질로 포착해낸 콘텐츠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라는 거대 플랫폼 위에서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여행 욕구’로 변환된다.

결국 캐논은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동시에, 지역 관광 콘텐츠의 질적 상향 평준화를 견인하는 ‘디지털 연금술사’의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플랫폼 경영’… 민간의 자원과 정책의 만남

그간 공공기관의 협업이 민간 기업의 일방적인 후원에 의존했다면, 이번 한국관광공사의 설계는 철저히 ‘상호 이익(Win-Win)’에 기반한 플랫폼 경영을 지향한다. 공사는 대규모 예산 투입 없이도 현대차와 캐논이라는 일류 브랜드의 자원을 활용해 고품질의 지역 홍보 데이터를 확보했다.

동시에 참여 기업들에게는 미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 기자단에게 자사 제품의 독보적인 성능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강력한 마케팅 장을 마련해 주었다. 이는 공공기관이 단순한 정책 집행자를 넘어, 민간의 기술과 지역의 자원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스마트 코디네이터’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디지털 유목’을 넘어 지역의 ‘정주 가치’로 연결되어야

이번 삼각 동맹의 성과는 고무적이지만, 과제 또한 선명하다. 젊은 기자단이 발굴한 고화질 콘텐츠들이 일회성 게시물로 휘발되지 않고, 어떻게 실질적인 방문과 지역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사후 관리가 관건이다.

단순히 예쁜 사진 몇 장 남기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이들이 개척한 여행 루트를 현대차의 내비게이션 데이터와 연동하거나, 캐논의 갤러리를 활용한 지역 온-오프라인 전시로 확장하는 등 **‘입체적 콘텐츠 유통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소도시 여행이 반짝 유행이 아닌, 대한민국 관광의 새로운 표준(Standard)이 되기 위해서는 이번 동맹이 상설화된 협업 체계로 안착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미래는 ‘보는 방식’과 ‘가는 방식’의 혁신에 달렸다.

현대차의 바퀴와 캐논의 렌즈, 그리고 관광공사의 지도가 만나 그려낸 소도시의 풍경은 대한민국 지역 경제 부활의 서막이다. 텅 비운 눈으로 지역의 본질을 보되, 민간의 날카로운 기술력을 빌려 가치를 포착해낸 이번 프로젝트는 관(官) 주도 행정의 한계를 극복한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공은 이 콘텐츠를 받아들일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환대 기강’과 인프라 정비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