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리포트] 2026 벚꽃 지도의 변혁: 핸들을 잡고 일본의 ‘속살’로, 소도시 렌터카 기행

후지산 배경의 벚꽃과 녹차 밭 전경 사진
시즈오카 이와모토야마 공원에서 바라본 후지산과 벚꽃, 녹차 밭의 삼위일체 풍경.

도쿄의 인파에 치이고 오사카의 줄 서기에 지친 여행자들이 이제 일본의 ‘진짜’ 모습이 남겨진 소도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2026년 봄, 일본 소도시 렌터카 검색량이 전년 대비 최대 212% 폭증한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점(Spot)에서 점으로 이동하던 단절된 여행이, 렌터카라는 수단을 통해 마을과 마을을 잇는 선(Route)의 여행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후지산의 정령이 머무는 차(茶)의 고향, 시즈오카

도쿄와 나고야 사이, 그저 스쳐 지나가기엔 시즈오카가 품은 서사가 너무도 깊다. 이곳은 에도 막부의 기틀을 닦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유년기를 보내고 노년을 마무리한 ‘쇼군의 안식처’다. 렌터카를 몰고 니혼다이라 로프웨이 근처에 차를 세우면, 화려한 조각과 금박으로 장식된 ‘구노잔 도쇼구’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쇼군이 사랑했던 이 땅은 봄이 되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렌터카가 없다면 접근조차 힘든 고지대인 이와모토야마 공원에 올라보자. 광활하게 펼쳐진 초록빛 녹차 밭 위로 분홍색 벚꽃 터널이 이어지고, 그 너머로 만년설을 머금은 후지산이 압도적인 위용으로 서 있다. 이 삼위일체의 풍경은 오직 시즈오카에서만 허락된 사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시내의 ‘아오바 오뎅 거리’에서 검은 국물의 오뎅을 맛보는 것도 좋지만, 기동력을 확보한 여행자라면 유이 항구로 향해야 한다. 오직 이 지역 앞바다에서만 잡히는 생멸치(나마시라스)와 벚꽃새우(사쿠라에비) 튀김은 입안 가득 시즈오카의 봄 바다를 전해준다.

미야코지마 이라부 대교를 달리는 자동차 내부 시점 사진
미야코 블루’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이라부 대교 드라이브 코스.

■ ‘미야코 블루’를 가르는 에메랄드빛 질주, 미야코지마

오키나와 본섬에서 비행기로 45분, 투명도가 압도적인 바다를 품은 미야코지마는 최근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가장 뜨거운 감자다. 산이 없고 강이 없어 빗물이 산호초 지층을 통해 바다로 바로 흘러들기 때문에, 이곳의 바다는 ‘미야코 블루’라는 고유 명사를 얻을 만큼 투명하다.

미야코지마 여행의 백미는 단연 이라부 대교 드라이브다. 일본에서 가장 긴 무료 다리(3,540m) 위를 달릴 때, 창밖으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마치 하늘 위를 달리는 듯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섬의 벚꽃은 우리가 흔히 아는 왕벚나무와 달리 진한 분홍색의 ‘칸히자쿠라’다. 1월 말부터 시작해 3~4월까지 이어지는 이 이국적인 꽃의 향연은 열대식물원 산책로에서 정점을 찍는다.

출출해질 즈음엔 면 아래에 고기 고명을 숨겨 내놓는 ‘미야코 소바’ 한 그릇을 권한다. 과거 가난했던 시절, 손님에게 고기를 대접하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 했던 섬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서린 음식이다. 후식으로는 당도 높은 애플망고를 곁들이면 섬 여행의 퍼즐이 완성된다.

■ 신화와 화산의 기개가 서린 규슈 남부, 가고시마와 미야키지

규슈 남부는 일본 건국 신화의 배경이자 근대화의 주역인 사쓰마 번의 기개가 서린 곳이다. 가고시마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사쿠라지마 화산은 지금도 연기를 뿜어내며 도시의 생명력을 증명한다. 번주의 별장이었던 ‘센간엔’에 서면 화산을 정원의 ‘산’으로, 바다를 ‘연못’으로 삼은 차경(借景) 기법의 극치를 만날 수 있다.

렌터카를 타고 미야자키로 넘어가면 풍경은 서사로 바뀐다. 300여 개의 고분이 흩어진 사이토바루 고분군은 봄이 되면 2,000그루의 벚꽃과 30만 송이의 유채꽃이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 완만한 언덕길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노란색과 분홍색의 대비는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곳의 미식 또한 강렬하다. 가고시마의 흑돼지(쿠로부타) 돈카츠는 지방의 단맛이 일품이며, 미야자키의 원조 치킨난반은 상큼한 식초 소스와 타르타르 소스의 조화로 여행자의 피로를 씻어준다.

일본 도로 위 빨간색 역삼각형 일시정지 표지판 사진
일본 운전 시 반드시 숙지해야 할 ‘토마레(일시정지)’ 표지판.

■ 벚꽃 시즌의 역설, ‘성숙한 드라이버’가 되는 길

벚꽃 시즌은 일본인들에게도 신성한 시기다. 3월 말부터 시작되는 봄방학은 전국적인 ‘꽃구경 대이동’을 부른다. 따라서 인기 소도시의 렌터카는 최소 세 달 전부터 예약이 완료된다. 만약 차량을 확보했다면, 이제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는 ‘심리전’이 필요하다.

벚꽃 나무 아래 주차된 일본 렌터카 사진
일본 소도시 여행의 필수품이 된 렌터카와 정돈된 주차장 풍경.

일본의 도로는 우리와 반대인 좌측통행이다. 특히 소도시의 좁은 골목길에서는 벚꽃에 눈이 팔려 전방 주시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역삼각형 빨간 표지판인 ‘토마레(止まれ)’다. 정지선 앞에서 바퀴가 완전히 멈춰야 하며, 3초간 좌우를 확인하지 않으면 현지 경찰의 엄격한 단속 대상이 된다. 또한, 노상 주차가 금지된 일본 문화상 벚꽃 명소 주변에 잠시라도 차를 세우는 것은 큰 실례다. 반드시 ‘P’ 표시가 된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미야자키 고분군 언덕에 핀 유채꽃과 벚꽃 풍경 사진
미야자키 사이토바루 고분군을 수놓은 유채꽃과 벚꽃의 향연.

기자의 시각: 이제 일본 여행은 ‘남들이 가는 곳’을 복제하는 단계를 지나,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단계로 진입했다. 렌터카는 그 지도를 완성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다만, 소도시의 여유를 즐기러 간 만큼 현지의 교통 법규와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가 수반되어야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올봄, 핸들을 잡고 당신만의 벚꽃 지도를 그려보길 권한다.


[도움말: 호텔스컴바인] 봄 시즌 렌터카 수요 확대에 발맞춰 렌터카 상품 예약 고객 대상 네이버페이 포인트 증정 이벤트를 운영 중이며, 특히 오는 4월 1일부터는 지급 혜택을 3만 원 상당으로 대폭 상향해 여행객들의 비용 부담을 더욱 낮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