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찬 발행인 ㅣ 여행레저신문
국가관광전략회의를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기본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관광정책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관광전략회의의 위상을 국무총리 소속에서 대통령 소속으로 높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가 관광을 문화행사나 단순 지역축제 차원이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제도에 담았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다.
관광은 한 부처가 단독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입국 제도와 항공, 교통, 숙박, 쇼핑, 지역개발, 문화정책, 디지털 홍보, 해외 마케팅이 함께 움직여야 성과가 나는 산업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관광전략회의를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한 것은 범정부 관광정책 추진 체계를 강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부처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조정하고, 관광정책을 국가 어젠다로 밀어붙일 수 있는 무게가 커졌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관광기본법 개정안에는 관광진흥계획 수립뿐 아니라 추진 실적 평가와 정책 반영 기능도 추가됐다. 계획을 세우고 발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집행 결과를 점검해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를 제도화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관광정책이 발표 당시에는 거창했지만 사후 점검과 책임 관리에서는 힘이 빠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보완 자체는 맞는 방향이다.
다만 국가관광전략회의가 대통령 소속이 됐다고 해서 관광정책의 전문성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소속이 올라갔다고 현장을 아는 사람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지역 관광의 구조적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도 아니다. 간판은 높아졌지만 내용이 따라가지 못하면 이번 격상은 제도 개선이 아니라 상징 정치에 그칠 수 있다. 관광정책은 회의체의 격보다 그 안에 들어가는 사람, 기준, 실행 방식이 더 중요하다.
한국 관광정책의 약점은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다. 중앙정부는 늘 큰 구호를 내걸었지만, 현장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됐다. 지역관광은 행사 중심으로 흘렀고, 외국인 관광은 수도권 집중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관광객 수는 늘었다고 발표하지만 체류일수, 객단가, 재방문율, 지역상권 파급효과 같은 질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예산은 투입됐지만 민간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는 약했고, 화려한 슬로건에 비해 관광정책의 현장 체감도는 높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국가관광전략회의 대통령 소속 격상이 진짜 전환점이 되려면 기준부터 달라져야 한다. 관광정책은 방문객 숫자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체류시간이 늘었는지, 지역에 돈이 도는지, 외국인이 다시 오고 싶은 환경이 됐는지, 지방 관광이 서울의 보조 코스가 아니라 독립된 목적지가 됐는지를 봐야 한다. 관광대국은 표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관광기본법 개정의 효과 역시 회의 개최 횟수가 아니라 현장의 변화로 입증돼야 한다.
관광정책의 전문성도 더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정책회의에 공무원과 공공기관, 연구자만 앉아 있다고 해서 현장을 아는 것은 아니다. 인바운드 업계, 지역 관광사업자, 숙박과 교통 실무자, 플랫폼 운영자, 해외 마케팅 전문가처럼 실제로 손님을 받고 시장에서 부딪히는 사람들의 경험이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현장을 모르는 관광정책은 보고서로는 그럴듯해도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문체부가 관광기본법 개정을 계기로 ‘관광정책 국민제안 공모전’을 여는 것도 취지는 나쁘지 않다. 국민과 함께 관광정책을 만들겠다는 방향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공모전 역시 행사로 끝나면 남는 것이 없다. 상금과 수상자 발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접수된 제안 가운데 어떤 내용이 실제 정책으로 채택됐는지, 반영되지 않았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다. 관광정책은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제안을 실제 제도로 바꾸는 힘에서 차이가 난다.
국가관광전략회의의 대통령 소속 격상은 분명 반길 일이다. 관광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보겠다는 정부의 공식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의미는 여기까지다. 이제부터는 결과가 남아야 한다. 관광기본법을 고쳤고, 국가관광전략회의의 격을 높였다는 사실만으로 관광산업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회의가 커질수록 책임도 무거워져야 한다. 관광정책이 여전히 행사, 공모전, 보도자료 수준에 머문다면 이번 격상은 간판만 올린 채 끝난다.
정부는 이제 관광정책을 홍보의 언어가 아니라 산업의 언어로 다뤄야 한다. 국가관광전략회의를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했다면, 그에 걸맞게 부처 간 조정과 예산, 제도 개편, 현장 성과를 끝까지 관리해야 한다. 관광은 선언으로 크는 산업이 아니다. 실행력, 전문성, 책임이 붙을 때 비로소 성장한다. 이번 관광기본법 개정안이 박수로 끝날지, 실제 변화를 만든 전환점으로 남을지는 이제 정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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