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호주 관광의 판매 포인트에서 운영 기준으로
호주관광청 지속가능 관광 이니셔티브 Green is Our Gold가 호주 관광산업의 새로운 공동 약속으로 제시됐다. 호주관광청은 최근 멜버른에서 열린 연례 관광산업 컨퍼런스 Destination Australia에서 이 이니셔티브를 공식 발표하고, 자연환경과 문화, 지역사회를 보호하면서 관광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을 일부 친환경 여행 상품이나 개별 기업의 캠페인에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데 있다. 호주관광청은 관광사업자, 비즈니스 이벤트 업계, 여행객이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호주 여행 경험 전반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자연이 여행의 배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광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Green is Our Gold의 중심에는 업계 공동 약속인 Green and Gold Promise가 있다. 이 약속은 자연 보호, 문화 존중, 지역사회 기여를 관광 운영의 기본 방향으로 삼는다. 참여 기관은 에너지와 자원 사용을 관리하고 환경 영향을 줄이며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방식을 관광 서비스에 적용하게 된다. 이는 숙박, 투어, 교통, 행사 운영, 지역 체험 등 방문객이 접하는 여러 단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관광산업 입장에서 이번 이니셔티브는 홍보 문구보다 운영 기준에 가깝다. 여행사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관광지는 방문객 동선과 환경 수용력을 더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비즈니스 이벤트 업계도 행사장 선택, 이동, 식음, 폐기물 처리, 지역 프로그램 연계에서 지속가능성 기준을 요구받는 흐름에 놓여 있다.
방문객에게 제시한 5대 책임 여행 원칙
호주관광청은 방문객을 위한 다섯 가지 책임 여행 원칙도 함께 제시했다. 지역사회 존중은 로컬 소비와 지역 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여행의 이익이 지역에 남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다. 문화 포용은 호주의 다문화적 배경과 원주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환경 보전은 여행 중 발생하는 쓰레기, 이동, 물과 에너지 사용 등 일상적 행동까지 포함한다.
야생동물 존중은 호주 여행에서 특히 중요하다. 캥거루, 코알라, 해양 생물 등 상징성이 큰 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하는 수요는 꾸준하지만 무분별한 접촉은 서식지와 동물의 생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마지막 원칙인 배려 있는 행동은 안전과 책임을 함께 다룬다. 자연지역에서 정해진 길을 이용하고 안내 규정을 따르며 지역 주민의 생활 공간을 여행지로만 소비하지 않는 태도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 원칙이 의미를 가지려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안내되어야 한다. 공항, 숙박시설, 투어 예약 과정, 지역 관광안내소, 온라인 여행 콘텐츠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때 여행객의 행동 변화가 가능하다. 호주관광청이 업계와 여행객을 동시에 겨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업자 운영과 방문객 행동이 따로 움직이면 지속가능 관광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성은 목적지 선택의 조건이 됐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여행 수요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호주관광청의 소비자 여행 수요 조사에서는 여행객의 77%가 일상에서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70%가 여행지 선택 시 이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이벤트 부문에서도 인센티브 여행 의사결정자의 76%가 지속가능성을 주요 목적지 선택 기준으로 보고 있다.
이 수치는 관광업계가 체감하는 변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항공 접근성, 숙박 인프라, 자연경관, 가격 경쟁력이 목적지 선택의 주요 기준이었다. 이제는 여행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남기는지, 행사가 탄소와 폐기물을 어떻게 줄이는지, 여행객이 문화와 자연을 존중할 수 있는 안내를 받는지가 점점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MICE와 인센티브 여행은 기업의 ESG 경영과 직접 연결된다. 기업은 참가자 만족도뿐 아니라 행사 개최가 브랜드 이미지와 내부 지속가능성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따진다. 호주관광청이 지속가능 관광을 일반 관광뿐 아니라 비즈니스 이벤트 산업까지 확장해 설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형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국제 관광 목적지가 갖춰야 할 기본 조건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장 사례로 보여주는 실행 기반
호주관광청은 이번 발표와 함께 여러 지역의 지속가능 관광 사례를 제시했다. 빅토리아주의 부즈 빔 문화경관은 약 3만 8000년의 역사를 지닌 원주민 수산양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세계유산이다. 전통 소유주가 운영과 해설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문화 보전과 지역경제 기여를 함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세계적 관광 명소이면서 동시에 지속가능 운영을 강조해온 공간이다. 재생에너지 사용,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건축 성능 평가에서의 성과뿐 아니라 접근성 확대와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지속가능성까지 넓히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상징적 시설일수록 운영 방식의 변화가 산업 전체에 주는 메시지는 크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남단의 레이디 엘리어트 아일랜드 에코 리조트는 섬 관광의 환경 영향을 줄이는 사례로 소개됐다. 태양광 발전, 배터리 시스템, 해수 담수화, 폐기물 순환 관리 등은 고립된 자연지역에서 관광을 지속하려면 어떤 운영 방식이 필요한지 보여준다. 태즈매니안 워킹 컴퍼니의 울루루 카타추타 시그니처 워크는 전통 소유주와의 협업, 소규모 운영, 저영향 숙박 방식을 통해 민감한 자연과 문화 자원을 다루는 관광의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 시장에도 의미 있는 변화
한국은 호주 관광에서 중요한 장거리 시장 중 하나다. 호주관광청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월 기준 한국인 연간 방문객 수는 40만500명으로 전년 38만2200명보다 4.8% 증가했다. 같은 달 방문객 수는 4만51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늘었다. 방문객 수 기준으로 한국은 8위 시장이다.
한국 여행시장에서 호주는 자연, 청정 이미지, 영어권 장거리 여행지, 가족 여행, 허니문, 개별여행 목적지로 꾸준히 소비돼 왔다. 여기에 지속가능 관광 메시지가 더해지면 상품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단순 명소 방문보다 지역 체류, 원주민 문화 이해, 국립공원 저영향 투어, 로컬 식음과 숙박을 결합한 일정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항공과 환율, 장거리 이동 부담은 여전히 변수지만 여행의 의미와 질을 중시하는 수요에는 호주의 지속가능성 메시지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이 이니셔티브가 실제 변화로 이어지려면 참여 사업자의 실행 수준을 여행객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숙소가 에너지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어떤 투어가 지역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지, 야생동물 관찰 프로그램이 보호 기준을 지키는지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돼야 한다. 인증, 교육, 안내 체계가 함께 움직일 때 Green is Our Gold는 브랜드 캠페인을 넘어 산업의 일상적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호주 정부의 장기 관광 전략 THRIVE 2030, 국가 관광 지속가능성 관련 정책, 지속가능 관광 실행 가이드와 연결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정책 방향과 현장 운영이 이어질수록 관광사업자는 명확한 기준을 갖고 투자와 개선에 나설 수 있다. 호주관광청의 이번 발표는 지속가능성을 미래 과제가 아니라 현재의 관광 상품, 행사 운영, 방문객 행동에 적용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호주가 자연과 문화를 관광의 핵심 자산으로 유지하려면 이제 성장은 보호와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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