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 아시아 2027 싱가포르 첫 개최, 디즈니 팬덤 축제 아태 시장으로 확장

미국 애너하임과 브라질에 이어 글로벌 팬 이벤트 확대, 싱가포르 관광과 MICE 경쟁력 부각

2027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D23 아시아 팬 이벤트를 상징하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행사장
디즈니는 2027년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 첫 D23 아시아를 개최한다.

디즈니 글로벌 팬 이벤트,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무대 넓힌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D23 아시아 2027 싱가포르 개최가 공식화되면서 디즈니의 글로벌 팬덤 전략이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확장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D23 아시아 디즈니 얼티밋 팬 이벤트를 2027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연다고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디즈니 공식 팬클럽 D23이 선보여 온 대형 팬 이벤트를 아태지역으로 넓히는 사례로, APAC 오리지널 콘텐츠와 브랜드 체험, 라이브 공연, 한정판 상품을 결합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행사로 기획된다.

D23은 디즈니 팬덤을 상징하는 대표 플랫폼이다. 이름의 D는 Disney, 23은 월트 디즈니가 할리우드에 첫 스튜디오를 세운 1923년을 뜻한다. 2009년 공식 팬클럽 D23 출범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대형 행사는 신작 발표, 캐스팅 공개, 테마파크 프로젝트, 스튜디오별 프레젠테이션, 팬 참여형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디즈니식 팬 축제로 자리 잡았다. D23은 디즈니 스토리텔링과 팬덤을 기념하는 대표 글로벌 이벤트로 발전해 왔다.

이번 발표의 의미는 단순히 행사 개최지가 하나 늘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디즈니는 미국 중심의 대형 팬 이벤트를 글로벌 목적지로 확장해 왔고, 최근 브라질 행사에 이어 싱가포르를 아시아권 거점으로 선택했다. 이는 콘텐츠 기업이 팬과 직접 만나는 방식을 극장,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바깥으로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팬 이벤트는 신작 홍보 수단이면서 동시에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현장이다. 한정 상품, 체험 공간, 배우와 창작자 무대, 온라인 확산까지 연결되면 하나의 행사가 콘텐츠 소비와 여행 수요를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팬들이 대형 콘텐츠 발표 행사를 관람하는 모습
D23 아시아는 콘텐츠 발표, 라이브 공연, 체험형 프로그램을 결합한 팬 축제로 기획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디즈니에 특히 중요한 시장이다. 디즈니는 한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해 왔고, 팬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까지 폭넓게 분산돼 있다. D23 아시아가 APAC 오리지널 콘텐츠의 독점 프리뷰와 제작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예고한 점은 이 행사가 단순한 팬미팅이 아니라 지역 콘텐츠 전략을 공개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디즈니는 행사에서 APAC 오리지널 콘텐츠 프리뷰와 창작자 참여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개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싱가포르는 항공 접근성, 국제회의 인프라, 영어 기반 비즈니스 환경, 동남아 관광 허브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권, 동남아, 호주 팬을 한곳에 모으기 쉬운 지역이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이번 행사가 디즈니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싱가포르가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목적지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시 관광이 단순 관람형 여행에서 공연, 전시, 팬덤, 콘텐츠 소비를 결합한 경험형 여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산업 관점에서 D23 아시아는 MICE와 팬덤 여행의 결합 사례가 될 수 있다. 대형 콘텐츠 행사는 참가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숙박, 항공, 식음, 쇼핑 수요를 끌어올린다. 특히 디즈니처럼 가족 단위 팬과 성인 팬덤이 모두 존재하는 브랜드는 여행 동반자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 어린 시절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경험한 성인 관객, 마블과 스타워즈 팬, 아시아 오리지널 콘텐츠를 소비하는 젊은 세대가 한 행사 안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가 D23 아시아를 유치한 것은 도시 자체를 이벤트 목적지로 각인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글로벌 스튜디오들은 최근 팬 이벤트를 통해 신작 공개의 주도권을 직접 확보하려 한다. 전통적인 영화제나 방송 편성, 언론 시사회만으로는 팬덤의 즉각적인 반응과 온라인 확산을 충분히 끌어내기 어렵다. 반면 D23 같은 자체 행사는 브랜드가 발표 시점, 무대 연출, 출연진, 굿즈, 현장 체험을 모두 통합해 운영할 수 있다. 디즈니가 D23 아시아에서 APAC 오리지널을 전면에 배치한다면, 한국과 일본, 동남아 제작 콘텐츠가 글로벌 팬 앞에서 소개되는 창구도 넓어질 수 있다.

싱가포르가 글로벌 관광 이벤트 허브로 부상하는 모습을 상징하는 야경
싱가포르는 국제 이벤트와 관광 콘텐츠를 결합하는 목적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도 간접적인 의미가 있다. 한국은 디즈니의 아시아 오리지널 전략에서 꾸준히 활용돼 온 제작 거점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D23 아시아가 한국 제작진과 배우, 한국 오리지널 라인업을 소개하는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디즈니가 세부 프로그램과 참가 라인업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작품이나 인물 참여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디즈니가 APAC 오리지널 프리뷰를 명시한 만큼, 아시아 콘텐츠 발표 비중은 이전 미국 중심 D23 행사와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계도 있다. 2027년 행사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티켓 가격, 행사장, 개최 기간, 세부 프로그램, 참가 브랜드, 출연진 등 핵심 정보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디즈니 팬덤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싱가포르 행사가 애너하임 D23의 규모와 아시아 맞춤형 경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전시와 상품 판매에 머문다면 지역 팬 이벤트의 차별성이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아시아 창작자, 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현지 팬 참여 프로그램을 충분히 담아낸다면 D23 아시아는 미국 행사의 축소판이 아니라 아태지역 자체의 팬덤 축제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콘텐츠 기업과 관광 목적지가 어떻게 협력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디즈니는 팬이 있는 지역으로 직접 이동해 브랜드 접점을 넓히고, 싱가포르는 글로벌 IP를 활용해 방문 목적을 강화한다. 콘텐츠는 여행의 이유가 되고, 여행지는 콘텐츠 경험의 무대가 된다. 2027년 싱가포르 D23 아시아가 성공적으로 열릴 경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아시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팬 이벤트와 체험형 행사를 확대하는 흐름도 더 뚜렷해질 수 있다.

디즈니는 티켓 예매와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핵심은 분명하다. D23 아시아는 디즈니가 아시아태평양 팬덤을 주변 시장이 아니라 독립적인 성장 축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싱가포르는 그 첫 무대가 됐다. 팬들에게는 미국까지 가지 않고도 디즈니의 신작과 창작자를 가까이 만날 기회가 생기고, 관광업계에는 콘텐츠 팬덤이 국제 이벤트 수요로 전환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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