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파리 취항 50주년 기념행사… 단일 국적기 체제 이후 첫 유럽 대외 행사

(여행레저신문=이진 기자) 대한항공은 현지시각 6월 2일 오후,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 제2E 터미널 탑승동에서 서울~파리 노선 취항 50주년을 기념하는 현장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KE902편 탑승 수속을 진행한 승객들에게 기념품이 제공됐으며, 50번째 탑승객에게는 인천행 항공권이 증정됐다.

이틀 뒤인 6월 4일에는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공식 리셉션이 열렸다. 대한항공 임직원과 주프랑스한국대사,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장 등 양국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 기념 행사는 2024년 3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완료 이후 유럽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대외 공식행사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단일 국적기 체제로 전환된 이후 유럽 노선 전략을 본격적으로 외부에 선보이는 계기가 됐다.

1975년 A300으로 첫 정기 여객노선 개설

대한항공은 1973년 10월, 서울~파리 노선에 화물기를 선제적으로 투입하며 노선 안정성과 수요 가능성을 검증했다. 이후 1975년 3월 14일, 승객 215명을 태운 A300 항공기가 서울을 출발해 파리 오를리 공항에 착륙하면서, 해당 노선은 정기 여객 노선으로 공식 개설됐다.

대한항공은 당시 세계 최초의 twin-aisle twin-engine wide-body jet aircraft인 A300을 도입하며, 미국 중심 항공기 시장에서 유럽 항공기 제조업을 신뢰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 이후 보잉 767, A310, A330, B787 등으로 이어지는 쌍발 와이드바디 항공기 시대의 출발점이 됐다.

에어버스 도입에서 항공외교까지

대한항공의 A300 도입은 단순한 항공기 교체가 아니라 프랑스 정부와의 항공협정 체결을 유도하고, 에어프랑스와의 화물 공동운항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항공외교의 계기로 작용했다.

서울~파리 노선은 이후에도 유럽 주요 도시 노선 확장의 기반이 되었고, 미국 노선에 이어 대한항공의 전 세계 장거리 노선망을 형성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통합 항공사의 유럽 전략 출발점

2024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최종 마무리하고, EU를 포함한 13개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거쳐 단일 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되었다.

유럽 지역에서는 양사 중복 노선을 합리화하고, 기종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며 스케줄을 정교하게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노선 구조의 최적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파리 기념행사는 이러한 변화가 본격화되는 유럽 항공전략의 상징적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문화외교와 한인사회 지원

대한항공은 항공 수송을 넘어 한국과 유럽 간 문화외교의 가교 역할도 수행해왔다. 2008년에는 루브르박물관 오디오가이드에 한국어 해설을 도입했으며, 이는 오르세미술관과 대영박물관 등으로 확대되었다. 이 사업은 대한항공이 항공사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패를 수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인천~파리 노선의 직항 운항을 유지하며 재외국민 수송과 한인사회의 연결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점 역시 신뢰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울~파리 노선은 단순한 운항 노선을 넘어 한국 항공산업의 국제 진출과 유럽과의 전략적 협력의 출발점이었다”며 “통합 항공사 체제에서 고객 편의와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해 더 넓은 세상으로의 연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