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처럼 여행하기 ①
여행상품, ‘브랜드’보다 본질을 보라
여러분, 이런 경험 없으셨나요?
여행을 다녀왔지만 기억보다 피로가 먼저 떠오르는 경우. 기대했던 일정은 빠듯했고, 식사는 아쉽고, 일정 내내 쫓기듯 다닌 느낌. 그런데 다른 일행과 비교해 보니 내가 낸 돈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여행의 여운은 순식간에 불쾌감으로 바뀌곤 합니다.
문제는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처음’에 있었습니다.
브랜드만 믿고 예약하셨나요?
대형 여행사에서 출발하면 뭔가 다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니 A여행사와 B여행사의 고객들이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내가 낸 금액은 더 비쌌는데, 서비스는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사실상 대부분의 한국 해외여행 상품은 현지 여행사(랜드사)가 운영합니다. 국내 여행사는 고객을 모집해 보내는 ‘송객’ 역할을 할 뿐, 실제 일정은 현지에서 처리됩니다. 그러니 대형 여행사든 중소 여행사든, 현지에서는 같은 회사를 통해 움직이게 되는 것이죠.
즉, 같은 상품을 더 비싼 가격에 사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행사는 믿을 수 없고, 혼자 하긴 불안하고…
인터넷 후기나 블로그를 검색하며 정보를 찾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막상 예약을 하려면 어디에 맡겨야 할지 모르겠고, 혼자 하자니 시간도 부족하고 현지 언어도 불안합니다.
“자유여행이 더 싸다”는 말,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스스로 모든 일정을 짜고 개별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다 보면, 단가 자체는 저렴할지 몰라도 동선이나 일정 관리에서 오히려 시간과 돈을 더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소 선택 하나만 잘못해도 동선이 무너지고, 교통비가 예산을 초과합니다.
홈쇼핑 여행상품, 정말 괜찮을까?
홈쇼핑에 등장하는 여행상품은 매우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3박 5일 ○○ 투어, 항공+호텔+식사 포함, 단 79만 원!” 화려한 영상과 빠른 나레이션, 유명인의 추천까지 더해지면 클릭은 한순간입니다.
하지만 이 상품에는 숨은 비용이 있습니다.
방송 1회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만 수천만 원. 이 비용은 결국 여행 상품 구성에서 빠지게 됩니다. 숙소는 외곽, 식사는 단체식, 일정은 ‘관광’보다 ‘쇼핑’ 중심. 광고를 위한 가성비는 있지만, 진짜 ‘여행의 질’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도매여행사의 함정
여행업계에는 ‘도매여행사(Wholesale)’라는 구조가 존재합니다. 도매사는 소매 여행사나 대리점에 상품을 공급하고, 이들은 수수료를 붙여 판매합니다. 그런데 이 수수료, 결국 소비자의 비용으로 전가됩니다.
예를 들어, 실제 상품 원가는 100만 원인데 대리점 수수료 10%를 포함해 110만 원에 판매되는 구조입니다. 물론 도매사는 이익을 보지만, 소비자는 똑같은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골라야 할까?
여행상품의 구성표를 꼼꼼히 따져보라
항공편: 국적기인가, LCC인가?
숙소: 도심에 있는가, 외곽인가? 호텔 등급은 명확한가?
일정: 자유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쇼핑 일정은 몇 회인가?
브랜드보다 상담 내용을 보라
대형 여행사라도 직원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상담 과정에서 일정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설명해주는지, 상품의 한계를 솔직히 말하는지 따져보세요.
무조건 할인 요구는 금물
여행은 무나 배추가 아닙니다. “조금만 더 깎아주세요”는 곧 서비스 질 저하로 되돌아옵니다. 차라리 구성 내용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식사 업그레이드, 자유시간 추가 등 실질적 요청이 더 효과적입니다.
여행사 등급은 상담 경험으로 판단하라
인터넷 후기만 맹신하지 마세요. 브랜드가 아니라 직접 상담하며 신뢰가 가는 여행사를 골라야 합니다.
현실적인 조언 하나
비행기 티켓부터 호텔, 렌터카, 일정까지 전부 혼자서 하겠다고 덤비면, 정말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돌발 상황이 많습니다. 일정을 전체 위탁하되, 구성은 주도적으로 고르는 것이 ‘프로처럼 여행하기’의 핵심입니다.
✍️ 발행인의 말
40여 년간 100개국, 1,000여 도시를 여행하며
수많은 해외여행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왔습니다.
한국 최초의 온라인 여행사 ‘파워트래블’을 설립했고,
‘여행은 기획이다’라는 철학으로 현장을 누벼왔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여행사를 믿지 못해 떠밀리듯 여행을 떠나고,
스스로 예약하려다 더 큰 비용을 치릅니다.
이 시리즈는 그런 분들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여행, 이제는 프로처럼 떠나야 합니다.
✈ 다음 편 예고:
《프로처럼 여행하기②》 항공권, 싸게 사는 법은 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