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아웃도어 관광을 묶는 안탈리아의 실험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안탈리아 스포츠 관광이 국제 스포츠 이벤트 비즈니스 무대에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튀르키예는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안탈리아에서 스포츠 관광 비즈니스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스포츠관광협회와 튀르키예 청년체육부, 문화관광부, 안탈리아 주정부, 튀르키예 관광홍보개발청이 함께 후원하는 국제 스포츠 관광 플랫폼이다. 유라시아와 중동권 바이어, 스포츠 투어 전문 기업, 현지 운영사가 한자리에 모여 스포츠 여행과 국제행사 유치 가능성을 논의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관광 홍보전이 아니다. 축구 전지훈련, 단체 스포츠 투어, 토너먼트 운영, 기업 행사, 전문 훈련 프로그램을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비즈니스 장에 가깝다. 주최 측은 해외 참가자 300여 명과 스포츠 투어 전문 기업 80여 개사가 등록했으며, 행사 기간 10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시설 투어와 체험 프로그램, 안탈리아 도시 투어도 함께 운영돼 참가자들이 목적지의 상품성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안탈리아가 이 행사에 적합한 도시로 꼽히는 이유는 관광지와 훈련지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지중해 연안의 온화한 기후, 대형 리조트, 축구장과 골프장, 산악 및 해양 스포츠 자원이 한 권역 안에 모여 있다. 겨울철에도 비교적 야외 훈련이 가능해 유럽과 중동 프로축구팀의 전지훈련지로 활용돼 왔고, 리조트 숙박과 훈련 시설을 결합한 상품 구성이 쉽다.

스포츠 관광에서 중요한 것은 경기장 하나가 아니라 이동, 숙박, 식음, 회복, 의료, 통역, 장비 지원까지 이어지는 종합 운영 능력이다. 안탈리아는 이 조건을 관광 인프라와 결합해 판매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단순 휴양지 이미지를 넘어 전문 스포츠 목적지로 평가받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도시의 자연환경도 경쟁력이다. 안탈리아 권역에는 장거리 트레킹 코스, 산과 해안을 잇는 사이클링 코스, 스쿠버다이빙, 래프팅, 골프 리조트, 암벽 등반지 등이 있다. 특정 종목에만 의존하지 않고 축구, 골프, 트레일러닝, 사이클링, 수상 스포츠, 아웃도어 체험을 함께 묶을 수 있다는 점은 목적지 마케팅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안탈리아는 골프 대회, 트레일러닝 대회, 마라톤, 사이클 대회 등 여러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해 왔다. 스포츠 관광은 대회가 열리는 며칠만의 효과에 그치지 않는다. 참가 선수와 관계자, 팬, 미디어가 함께 이동하고, 대회 전후 숙박과 식음, 교통 소비가 발생한다. 지역 입장에서는 비수기 수요를 보완하고 도시 브랜드를 해외에 노출할 수 있는 산업이다.
스포츠 관광 시장에서 튀르키예의 강점은 지리적 위치다. 유럽, 중동,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항공 네트워크와 비교적 넓은 내수 관광 기반은 국제 스포츠 투어 상품을 설계하는 데 유리하다. 선수단 전지훈련은 항공 접근성, 숙박비, 훈련장 품질, 기후, 안전, 식단, 의료 대응이 모두 중요하다. 대회 유치 역시 경기장과 관중석만으로는 부족하다. 도시 전체가 행사를 감당할 수 있는 운영 경험을 갖춰야 한다.

다만 안탈리아가 글로벌 스포츠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과제도 분명하다. 대형 이벤트 유치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남는지 검증해야 하고, 계절별 수요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 지중해 휴양 수요가 여름에 집중되는 만큼 스포츠 전지훈련과 비즈니스 행사를 봄, 가을, 겨울로 분산시켜야 지역 숙박업과 교통업이 안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속가능성 기준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형 스포츠 행사는 이동과 시설 운영에서 환경 부담을 동반하기 때문에 친환경 운영, 지역사회 참여, 안전 관리가 목적지 경쟁력의 일부가 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안탈리아의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바이어가 모이고, 미팅이 열리고, 시설 투어가 진행된다고 해서 곧바로 세계적 허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포츠 관광 상품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고, 참가자들이 현지 인프라를 확인하며, 국제대회 개최 경험과 관광 자원이 하나의 목적지 브랜드로 묶인다면 안탈리아의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관광업계에도 시사점이 있다. 스포츠 관광은 더 이상 일부 대형 경기만의 영역이 아니다. 전지훈련, 동호인 대회, 트레일러닝, 사이클링, 골프, 해양 스포츠, 기업 행사까지 결합하는 복합 관광 산업으로 커지고 있다. 제주, 강원, 부산, 전남 등 국내 지역도 기후와 자연, 경기 시설, 숙박 인프라를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국제 스포츠 관광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안탈리아의 행보는 지역 관광이 스포츠와 국제행사를 결합해 체류형 수요를 만드는 사례로 볼 만하다.
결국 안탈리아의 성패는 행사 개최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에 달려 있다. 이번 비즈니스 행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훈련 캠프와 대회, 기업 스포츠 이벤트가 실제 유치되는지, 지역 기업과 관광업계가 얼마나 참여하는지, 국제 참가자가 다시 찾을 만한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다. 튀르키예가 내세운 사계절 기후와 자연환경, 리조트 인프라는 출발점이다. 이를 지속 가능한 스포츠 관광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 때 안탈리아는 지중해 휴양지를 넘어 글로벌 스포츠 관광 도시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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