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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늘었는데 면세점 매출은 줄었다… 인천공항 귀환이 곧 부활을 뜻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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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간판은 화려하지만, 고임대료 거대매장을 떠받칠 새 수익모델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롯데면세점이 3년 만에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왔다. 겉으로만 보면 화려한 복귀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 구역에 다시 깃발을 꽂았고, 회사는 연간 6000억 원 이상의 매출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샤넬, 디올, 라메르 같은 화장품·향수 브랜드와 주류·담배, 식품까지 240여 개 브랜드를 채운 대형 매장이다. 롯데로서는 “면세 1위의 자존심”을 다시 세운 장면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롯데가 떠났던 3년 전의 시장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롯데가 돌아온 것은 예전의 황금기가 아니라 완전히 달라진 전장이다. 한국 면세업계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1.9% 줄어 2016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객 수는 오히려 3.6% 늘었는데도 매출은 줄었다. 손님은 늘었는데 돈은 덜 쓰는 시장, 바로 그것이 지금 한국 면세업의 현실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면세점 사업은 한때 “사람만 많이 오면 돈이 되는 장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와도 예전처럼 면세점에서 박스째 사지 않는다. 소비는 공항과 시내 면세점에만 머물지 않고, 백화점, 올리브영 같은 H&B 스토어, 성수와 한남의 편집숍, 온라인 플랫폼으로 흩어진다. 단체관광과 따이공이 끌어주던 시대가 약해지자 면세업의 오래된 수익 공식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 대표님 말씀대로, 면세점은 지금 점점 더 “올드한 수익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롯데의 복귀는 ‘왕의 귀환’이라기보다 ‘마지막 시험대’에 가깝다. 회사는 인천공항 DF1 구역 복귀를 성장 모멘텀으로 설명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 자리는 상징성만큼이나 부담도 큰 자리다. 대형 공항 면세점은 매출이 커 보이지만, 임대료와 운영비가 워낙 무거워 자칫하면 외형만 크고 수익은 남지 않는 구조로 빠지기 쉽다. 2024년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에 들어가 희망퇴직, 임원 급여 삭감, 조직 슬림화 같은 조치를 했던 것도 그 부담을 잘 보여준다. 최근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지만, 그것이 시장 회복의 결과라기보다 비용 절감과 체질 조정의 산물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롯데가 내세우는 승부수는 분명하다. K-컬처, K-뷰티, K-브랜드다. 쉽게 말해 “롯데면세점에 꼭 가야 할 이유”를 가격이 아니라 콘텐츠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싸게 파는 곳이 아니라, 한국적 감각과 팬덤, 체험을 결합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다. 예전처럼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면세점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약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카드가 과연 비싼 임대료의 거대 공항 매장을 오래 버틸 정도로 강한 수익모델이 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모객은 가능할지 몰라도, 결국 사업은 계산대에서 남는 돈으로 평가받는다.

해외 경쟁사와 비교하면 이 한계는 더 뚜렷해진다. 세계 최대 여행 리테일 기업 아볼타(Avolta)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면세점 회사에 머물지 않는다. 면세와 일반 리테일, 식음료를 함께 묶어 공항 안 여행객 동선 전체를 수익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1357개의 일반 트래블 리테일 매장을 운영하며, 면세품 판매뿐 아니라 ‘먹고, 쉬고, 이동하는’ 시간 전체를 사업으로 만든다. 즉, 아볼타는 면세점만으로 버티지 않고 공항 소비 생태계 전체를 먹는 회사로 변신한 셈이다.
중국중면(CDFG)은 또 다르다. 이 회사의 힘은 롯데처럼 콘텐츠가 아니라 정책과 규모에서 나온다. 하이난이라는 거대한 면세특구와 중국 내수시장이라는 배경이 있다. 물론 그 하이난조차 2024년 면세 소비가 29.3% 급감할 만큼 충격을 받았고, 중국 럭셔리 시장도 예전만 못하다. 이는 정책형 모델도 영원히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여전히 롯데와는 출발선이 다르다. CDFG는 국가 정책의 보호를 받지만, 롯데는 그런 방패 없이 시장에서 직접 버텨야 한다.
결국 롯데는 아볼타처럼 공항 전체 수익구조를 통합 운영하는 사업자도 아니고, CDFG처럼 정책 우산 아래 있는 사업자도 아니다. 그 사이에서 롯데가 기댈 수 있는 것은 한국 브랜드 파워와 K-콘텐츠의 흡인력인데, 이것은 분명 강점이지만 동시에 매우 불안정한 카드이기도 하다. 화제성은 크지만 지속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팬덤은 뜨겁지만 유행은 빠르고, K-컬처는 사람을 불러오지만 반드시 고수익 구매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세계 면세업의 흐름 자체도 만만치 않다. 하이난의 소비 급감은 중국 고객의 소비 패턴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는지 보여줬고, 아볼타의 성장 방식은 더 이상 ‘면세점 단독 모델’만으로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롯데가 여전히 대형 면세 매장 중심의 사고에 머문다면, 인천공항 복귀는 화려한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돌아왔다”는 뉴스는 만들 수 있어도 “돈이 된다”는 성적표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기사의 질문은 분명해진다. 롯데가 인천공항으로 돌아온 것은 맞다. 그러나 돌아온 시장은 예전의 시장이 아니다. 고객은 더 분산됐고, 가격 우위는 약해졌고, 면세점이라는 업태 자체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그래서 지금 롯데가 증명해야 할 것은 ‘귀환’이 아니라 ‘변신’이다. K-컬처를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면세점이라는 업태의 본질을 다시 묻고, 공항 대형점포를 어떻게 진짜 돈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지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
롯데가 이번 복귀를 통해 얻은 것은 상징이다. 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상징이 아니라 수익성이다. 왕관은 다시 썼지만, 그 왕국은 이미 예전의 왕국이 아니다. 이번 인천공항 복귀가 진짜 부활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낡은 제국의 마지막 과시가 될지는 이제 숫자가 말해줄 것이다. 원하시면 바로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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