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오리엔탈 관광 개발 본격화, 사이디아·나도르가 여는 지중해 새 여행축

모로코 오리엔탈 관광 개발이 본격화되며 사이디아, 나도르, 우즈다가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2030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둔 모로코는 지중해 휴양과 생태 라군, 사하라 관문을 묶어 동부 관광축을 넓히고 있다.

모로코 오리엔탈 관광 개발 관련 현지 관계자 회의 장면
모로코 오리엔탈 지역 관광 활성화를 논의하는 현지 관계자 회의 장면.

지중해 휴양과 사하라 관문을 함께 내세운 모로코 동부의 새 관광 전략

모로코 오리엔탈 관광 개발이 2030 월드컵을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다. 마라케시, 카사블랑카, 페스, 라바트 등 서부와 내륙의 유명 도시 중심으로 알려졌던 모로코 관광이 이제 동부 지중해 연안과 알제리 국경 가까운 지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핵심 이름은 사이디아, 나도르, 우즈다다. 아직 한국 시장에는 낯설지만, 지중해 해변 휴양과 생태 라군, 옛 메디나와 사막 관문을 한 번에 묶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장거리 여행 상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모로코 국립관광청은 최근 오리엔탈 지역 현장을 찾아 지역관광위원회, 현지 관광업계, 지방 당국과 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목적은 분명하다.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마라케시와 카사블랑카에 집중된 외래 관광 수요를 다른 지역으로 넓히고,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국가 전체의 관광 수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모로코 정부가 2023~2026 관광 로드맵에서 항공 연결 확대, 숙박시설 개선, 민관 협력, 지역별 관광 상품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모로코 오리엔탈 지역 사이디아 해변 리조트와 지중해 풍경모로코 오리엔탈 지역 관광 활성화를 논의하는 현지 관계자 회의 장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사이디아다. 모로코 북동부 지중해 연안에 자리한 사이디아는 긴 백사장과 리조트, 마리나, 골프, 수상 레저를 갖춘 휴양지다. 모로코 관광청은 사이디아를 우즈다와 함께 소개하며 약 14km의 해변, 연중 풍부한 햇빛, 해양 레저와 골프를 주요 매력으로 내세운다. 유럽 관광객에게는 이미 여름 휴양지로 알려졌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마라케시나 사하라 투어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바로 이 점이 새 상품 개발의 여지를 만든다.

나도르와 마르치카 라군은 오리엔탈 관광 개발의 또 다른 축이다. 마르치카는 나도르 도심 가까이에 있는 거대한 지중해 라군으로, 자연 보전과 휴양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생태 관광지로 소개되고 있다. 현지 개발 주체인 Marchica Med는 이 지역을 ‘오리엔탈의 생태 관광 진주’로 부르며, 라군과 산, 바다가 만나는 경관을 관광 자산으로 내세운다. 단순한 해변 리조트가 아니라 조류 관찰, 보트, 미식, 팀빌딩, 골프 등을 결합한 복합 체류지로 키우려는 방향이다.

내륙의 우즈다는 오리엔탈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도시다. 사이디아에서 약 60km 떨어진 이 도시는 오래된 메디나, 성문, 궁전, 공원, 모스크 등 도심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여행 일정으로 보면 해변에 머물다 하루 정도 우즈다를 다녀오거나, 반대로 우즈다를 기점으로 사이디아와 마르치카를 연결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모로코 특유의 붉은 흙빛 건축, 이슬람 도시의 골목, 지중해 연안의 밝은 풍경이 한 노선 안에서 이어지는 점이 강점이다.

오리엔탈 지역의 장점은 ‘덜 알려졌다’는 데에도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한 마라케시는 매력과 동시에 혼잡, 가격 상승, 상업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오리엔탈은 아직 대중 관광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지역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형 리조트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 주민의 생활과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숙박, 교통, 가이드, 미식, 문화 체험을 함께 갖춰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모로코’라는 표현이 단순한 홍보 문구에 그치지 않는다.

모로코 우즈다 메디나 성문과 붉은 흙빛 성벽

모로코 관광의 전체 흐름도 이 지역에 힘을 싣고 있다. 모로코는 2024년 1,74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2030년에는 2,6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FIFA는 모로코, 스페인, 포르투갈을 2030 월드컵 공동 개최국으로 확정했다. 월드컵은 경기장 주변 도시만 키우는 행사가 아니다. 항공, 철도, 호텔, 지역 투어, 도시 이미지까지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 오리엔탈 개발이 단순한 지방 관광 사업이 아니라 국가 관광 분산 전략으로 읽히는 이유다.

한국 여행업계 입장에서는 아직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다. 직항, 현지 이동, 한국어 안내, 안전 정보, 계절별 상품성, 고급 숙박 선택지 등이 충분히 확인돼야 한다. 다만 모로코 재방문객,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함께 보려는 장거리 여행객, 흔한 코스보다 새로운 목적지를 찾는 프리미엄 수요층에는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 카사블랑카와 마라케시에서 시작해 페스, 탕헤르, 사이디아, 우즈다, 나도르로 이어지는 확장형 일정도 검토할 만하다.

모로코 오리엔탈은 아직 한국인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여행 시장에서 낯선 이름은 때로 가장 큰 기회가 된다. 사이디아의 지중해, 마르치카의 라군, 우즈다의 메디나가 하나의 동선으로 묶일 때, 모로코는 사막과 왕도 도시만의 나라가 아니라 지중해 동부 해안까지 품은 다층적인 여행지가 된다. 2030 월드컵을 향한 모로코의 준비는 이제 관광 지도의 동쪽을 다시 보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