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코레일관광개발이 경기북부 비무장지대 일대를 여행하는 ‘경기도 DMZ열차’ 기획 상품을 5월 2일 하루 운영한다. 이번 상품은 경기관광공사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북부지역본부가 함께 참여해 DMZ 평화관광과 지역 상권 소비를 함께 끌어내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경기도 DMZ열차는 단순한 관광열차라기보다 접경지역의 관광 자원과 전통시장을 한 코스로 묶은 당일 여행 상품에 가깝다. 서울역에서 일산역·문산역을 거쳐 접경지역으로 이어지는 임시 전동열차를 활용하며, 왕복 열차 운임과 연계 차량, 체험비를 포함한 4개 코스로 구성됐다.
가장 낮은 가격대의 ‘DMZ 힐링 테라피’는 캠프 그리브스, DMZ 숲 힐링, 문산자유시장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안보관광의 상징성이 큰 공간에 숲 체험과 시장 방문을 더한 코스다.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처럼 과거 군사시설을 체험형 관광 콘텐츠로 바꾼 공간은 접경지역 관광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DMZ와 구석기 축제’ 코스는 연천 구석기축제와 재인폭포를 찾는다. 축제와 자연 명소를 함께 묶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접근하기 좋은 일정이다. 연천의 대표 자연 관광지인 재인폭포는 접경지역 관광이 안보 자원에만 머물지 않고 자연·축제·체험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천 중심 코스인 ‘가까워서 좋은 연천 DMZ’는 태풍전망대, 재인폭포, 전곡전통시장을 연결한다. 안보관광지와 자연경관, 지역 상권을 하루 안에 함께 둘러보도록 만든 구성이다. ‘김포 DMZ와 커피 한 잔의 여유’는 김포함상공원,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맷돌 커피 체험, 대명항 수산시장을 포함해 다른 분위기의 접경지역 여행을 제안한다.
이번 상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통시장 소비를 일정 안에 넣었다는 점이다. 참가자에게는 여행 중 식사나 특산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또는 연천사랑상품권이 제공된다. 관광객이 접경지역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장치다.
운영 시점도 지역 행사와 맞물린다. 정부의 소비 촉진 행사인 ‘2026 동행축제’가 4월 11일부터 5월 10일까지 이어지고, 연천 구석기축제도 5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경기도 DMZ열차가 이 기간에 맞춰 운영되는 만큼 축제 방문객과 철도 여행객을 지역 상권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경기북부 접경지역 관광은 그동안 안보관광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평화, 생태, 역사, 지역 먹거리, 전통시장,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엮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DMZ라는 특수한 공간을 단순히 보는 여행으로 끝내지 않고, 지역에서 머무르고 소비하는 여행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철도 여행이 여기에 들어가면 접근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접경지역 관광지는 대중교통만으로 둘러보기 어려운 곳이 많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임시 전동열차와 연계 차량을 함께 운영하면 자가용 없이도 하루 일정으로 DMZ 관광을 다녀올 수 있다. 가족 여행객이나 중장년층에게는 이동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경기도 DMZ열차의 의미는 가격보다 구성에 있다. 3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당일 상품이라는 점도 눈에 띄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철도, 지역 축제, 전통시장, 평화관광을 한 번에 묶었다는 점이다. 접경지역 관광은 방문객을 데려오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방문이 지역 상점, 시장, 체험업체, 농특산물 판매로 이어져야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하루짜리 기획 상품만으로 접경지역 관광과 지역 상권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운행, 계절별 코스 개발, 축제와 시장의 연계, 현장 안내 품질, 재방문을 유도할 콘텐츠가 함께 따라와야 한다. 이번 DMZ열차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코스별 만족도와 지역 소비 효과를 확인해 정기 상품으로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시도는 경기북부 관광의 방향을 보여준다. DMZ는 더 이상 안보교육의 장소로만 소비될 수 없다. 접경지역의 역사와 자연, 지역 축제, 전통시장, 주민의 삶이 함께 연결될 때 여행 상품으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경기도 DMZ열차는 그 가능성을 하루 일정 안에 담아낸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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