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여름 여행… ‘쿨케이션’ 수요 커진다

폭염과 기후 변화가 여름 여행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더위를 피해 상대적으로 서늘한 지역으로 떠나는 ‘쿨케이션’ 수요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아이슬란드와 삿포로, 윈난 등 시원한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한국 여행객의 선택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여름철 시원한 지역으로 떠나는 여행 수요 증가를 상징하는 공항 여행객 이미지
여름휴가 수요는 여전하지만, 여행객들이 선택하는 목적지는 점점 달라지고 있다.


시원한 지역 찾는 여행객 증가… 트립닷컴, 아이슬란드·삿포로·윈난 주목

박예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여름 여행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한여름 햇볕과 해변을 즐기던 전통적인 휴가 방식에서 벗어나, 무더위를 피해 보다 서늘한 지역으로 떠나는 이른바 ‘쿨케이션(Coolcation)’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트립닷컴 그룹에 따르면 올해 쿨케이션 관련 검색량은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특히 6월부터 8월까지 여름 성수기 기준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7% 늘어, 여행객들의 관심이 본격적으로 시원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여행 콘텐츠 소비에서도 확인된다. 트립닷컴의 여행자 커뮤니티 플랫폼 트립 모먼트(Trip Moments)에서는 지난해 여름, 시원한 여행지와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소개한 콘텐츠가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더위 탈출’, ‘시원한 여행’, ‘여름 휴양지’ 같은 키워드가 주목받은 점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폭염 속 도시를 벗어나 시원한 여행지로 이동하는 쿨케이션 트렌드를 보여주는 이미지
폭염이 길어지면서 여름 여행객들의 시선이 보다 서늘한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아시아의 비교적 기온이 낮은 지역이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스위스 등 서늘한 기후를 지닌 나라들의 항공권 검색량이 늘었다. 특히 아이슬란드는 낮은 여름 기온과 함께 빙하 트레킹, 피오르드 크루즈 등 현지에서만 가능한 체험 수요까지 겹치며 대표적인 여름 대체 여행지로 부상했다.

아시아에서는 내몽골, 일본 삿포로, 중국 윈난 등이 눈에 띄었다. 이 가운데 윈난성 쿤밍은 여름 평균 기온이 23~25도 수준으로 비교적 쾌적해 항공권 검색량이 증가했으며, 쿤밍과 리장 등을 연계한 여행 수요도 함께 커지는 추세다.

한국 여행객의 선택 변화도 뚜렷하다. 올여름 한국발 항공권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호주 68.39%, 뉴질랜드 44.83%, 일본 삿포로 129.32%, 중국 윈난 159.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적인 무더위 휴양지보다 상대적으로 시원한 기후를 가진 목적지가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 기후 변화가 여행 소비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객들은 이제 풍경이나 가격뿐 아니라 ‘얼마나 덜 덥고, 얼마나 쾌적한가’를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여름휴가의 개념이 ‘뜨거운 계절을 즐기는 여행’에서 ‘무더위를 피하는 여행’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 여행 상품 구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변과 휴양지 중심의 여름 상품 외에도 고원 지대, 북유럽, 북방 도시처럼 비교적 선선한 지역을 앞세운 상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트립닷컴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여행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지속가능 여행 관련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탄소 항공편, 전기차 기반 렌터카, GSTC[주5] 인증 호텔 예약 기능 등을 통해 여행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쿨케이션 확산은 폭염과 기후 변화가 여행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름 여행의 목적지는 더 이상 단순히 ‘인기 있는 곳’이 아니라, ‘머물기 쾌적한 곳’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