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스타얼라이언스 이탈 임박… 장거리 여행객이 잃게 될 것들

운항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 아시아나항공
운항 중인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 스타얼라이언스와 함께 한 시간도 곧 끝이 나게 된다. 사진: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통합 앞두고 로고 제거·예약 중단 수순… 익숙했던 환승·마일리지·라운지 체계도 변화 예고

박예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아시아나항공 기체에서 스타얼라이언스 로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면 항공기 외관의 작은 변화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본 이용자들에게 이 장면은 결코 가볍지 않다. 23년 동안 이어져 온 글로벌 항공동맹 체계의 한 축이 한국 하늘에서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자사 항공기 외벽에 부착된 스타얼라이언스 로고를 순차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사전 정비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공식 탈퇴가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항공기 도색과 시스템 정비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통합 전 준비 작업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23년간 함께한 스타얼라이언스 로고와 아시아나 특유의 외관 디자인도 이제 퇴장의 수순에 들어갔다. by 여행레저신문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한 뒤 한국을 대표하는 회원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해 왔다.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세계 주요 항공사와의 제휴는 단순한 이름값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장거리 여행객들에게는 유럽과 미주, 동남아 노선에서 보다 넓은 연결성과 환승 편의를 제공했고,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 제휴 라운지 이용 등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장점이 적지 않았다.

스타얼라이언스는 오랫동안 세계 최대이자 가장 촘촘한 글로벌 항공동맹으로 평가받아 왔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스카이팀보다 네트워크의 폭과 전통, 상징성이 한 수 위라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물론 항공동맹의 우열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해외여행을 자주 다닌 승객들 사이에서 “아시아나를 타면 스타얼라이언스 연결이 편하다”는 감각이 오랫동안 하나의 선택 기준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항공과의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이 익숙한 구조도 바뀔 수밖에 없게 됐다. 통합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 체제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아시아나의 스타얼라이언스 이탈은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17일부터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 간 연결 예약 서비스도 중단할 예정이다. 서비스와 시스템의 결합이 이미 막바지 준비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변화가 특히 크게 다가오는 쪽은 장거리 여행객이다. 일본이나 동남아 단거리 노선에 비해 유럽·미주 노선은 동맹체의 연결 구조가 주는 편의가 훨씬 크다. 같은 항공동맹 안에서 항공권을 묶어 발권하고, 환승 시 수하물 연계와 마일리지 적립, 라운지 이용까지 비교적 매끄럽게 이어지는 경험은 해외여행의 피로를 줄여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익숙한 공항에서, 익숙한 제휴 항공사를 통해, 익숙한 방식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생각보다 큰 자산이었다.

아시아나 측은 통합 항공사가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는 동맹체 회원사로서의 서비스 지위와 혜택이 유지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장 마일리지나 라운지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여행객 입장에서는 이미 변화의 시작이 보인다. 로고가 사라지고, 예약 체계가 정리되고, 브랜드 통합 일정이 구체화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여행’을 예감하게 된다.

문제는 이 공백을 단기간에 대신할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티웨이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 같은 중장거리 국적사를 거론하지만, 글로벌 항공동맹 가입은 단순히 장거리 노선을 운영한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충분한 노선망과 재무 안정성, 서비스 수준, 시스템 연동 능력, 허브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 결국 아시아나가 빠진 자리에 곧바로 또 다른 국적 항공사가 들어와 같은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다.

여행자에게 가장 큰 변화는 어쩌면 숫자로 바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항공권 검색 과정에서 예전처럼 편한 조합이 줄어들고, 환승 동선이 달라지고, 선호하던 라운지 이용 방식이 바뀌고, 마일리지 활용 방식도 새로 익혀야 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통합이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으로 설명될 수 있겠지만, 여행객이 체감하는 현실은 늘 조금 다르다. 익숙했던 선택지가 하나 사라진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불편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기체에서 별이 지워지는 장면은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여행자들이 오랫동안 이용해온 국제선 이동 구조가 바뀌는 순간이기도 하다. 항공사는 더 큰 몸집과 효율을 말할 수 있지만, 여행객이 놓치게 되는 것은 숫자보다 더 섬세한 부분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언제나 로고 하나가 사라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크루즈 기획 서언] 한국 크루즈 시장은 왜 형성조차 되지 못했나

세계 크루즈 산업을 상징하는 초대형 크루즈선이 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전경
세계 크루즈 산업은 이미 초대형 선박과 체류형 경험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거대한 시장이 대중적 여행문화로 충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해외여행 강국 한국, 크루즈는  왜 대중적 여행문화로 뿌리내리지 못했나

이정찬 발행인ㅣ 여행레저신문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해외여행 소비국이다. 연간 수천만 명이 해외로 나가고, 항공과 호텔, 패키지와 자유여행은 오래전 일상적인 선택이 됐다. 짧은 연휴에도 일본과 동남아를 찾고, 긴 휴가에는 유럽과 미주를 향한다. 해외여행은 더 이상 일부 계층의 특별한 소비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깊숙이 들어온 생활 방식이 됐다. 그런데 이 거대한 아웃바운드 시장 안에서 유독 하나만 아직도 얇고 불안정한 상태로 남아 있다. 크루즈다.

물론 한국에 크루즈 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여행사를 통해 해외 선사의 일정을 예약할 수 있고, 일부 소비자는 이미 크루즈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부산과 인천, 제주 같은 항만은 해마다 크루즈 입항 실적을 발표하고, 정부도 방한 크루즈 관광객 증가를 주요 성과로 내세운다.

겉으로만 보면 한국 역시 글로벌 크루즈 산업의 흐름 안에 어느 정도 편입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시장은 아직도 본격적인 산업이라기보다 제한적으로 유통되는 상품의 집합에 더 가깝다. 일부가 판매하고 일부가 경험하는 수준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대중적 여행문화로 뿌리내리고 반복 구매와 브랜드 인식, 세대별 소비 확산으로 이어지는 단계까지는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상품은 있지만 시장은 아직 얇다.

이 문제를 두고 가장 자주 반복되는 설명은 대개 비슷하다. 한국인은 배를 오래 타는 여행과 잘 맞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격이 높으며 멀미 부담도 있어 대중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러 도시를 빠르게 훑는 이동형 여행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에게 크루즈는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해석도 흔하다.

그러나 이런 진단은 현상을 설명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본질을 비껴간다. 이미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나라에서 특정 여행 방식만 유독 시장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소비자 취향이나 문화적 성향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너무 쉽고 안일한 결론이다. 정말 수요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시장을 만들기 위한 구조적 노력 자체가 빈약했던 것인지 먼저 따져야 한다.

푸른 바다 위를 항해하는 초대형 크루즈선의 상부 전경과 다층 데크 시설
초대형 크루즈선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숙박·식음·휴식·오락이 결합된 바다 위 복합 리조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크루즈 문화가 대중적 여행시장으로 충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행레저신문은 이번 기획에서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다루고자 한다. 한국 크루즈 시장의 더딘 성장과 구조적 부진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선사와 여행사, 항만과 도시, 정책과 유통 구조가 오랫동안 이 시장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 이 연재의 출발점이다.

크루즈는 단순한 배표가 아니고, 몇 박 며칠짜리 고가 여행상품 하나도 아니다. 이동과 숙박, 식음과 오락, 기항과 체류가 하나의 리듬으로 결합된 종합 여행 시스템이며, 따라서 이 시장을 키운다는 것은 상품 몇 개를 더 들여오고 항차 몇 개를 더 붙이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 타는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들고, 선사 브랜드의 차이를 설명하고, 체험을 반복 구매로 연결할 수 있는 판매 구조를 갖추고, 항만과 도시가 단순 기항을 넘어 체류와 재출발의 플랫폼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일까지 모두 함께 움직여야 비로소 시장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그 반대에 가까웠다. 선사는 한국을 전략시장으로 키우겠다는 집요함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고, 여행사는 크루즈를 하나의 새로운 여행문화로 번역하기보다 객실을 중개하는 방식에 오래 머물렀으며, 항만과 지자체는 입항 실적을 넘어 승객의 체류와 소비, 재출발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촘촘하게 만들지 못했다.

그 결과 한국의 크루즈는 언제나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은 낯선 시장, 언젠가는 커질 수 있지만 지금은 얇은 시장이라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 배는 들어오는데 문화는 남지 않았고, 상품은 유통되는데 시장은 자라지 않았으며, 실적은 발표되는데 산업의 두께는 끝내 형성되지 못했다.

이 모순은 더 이상 소비자의 취향이나 경험 부족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 그것은 한국 관광산업이 크루즈를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본 구조를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연재는 단순한 상품 소개가 아니다. “크루즈도 한번 타볼 만하다”는 식의 가벼운 여행 권유는 더더욱 아니다. 이 기획이 겨누는 것은 한국 크루즈 산업의 구조적 공백이며, 더 크게는 한국 관광산업이 다음 단계의 여행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한국 관광산업은 이미 항공과 숙박, 패키지와 자유여행, 개별 예약과 플랫폼 소비의 시대를 지나왔다. 그렇다면 이제는 더 복합적이고, 더 체류지향적이며, 더 고부가가치적인 여행 구조를 키워낼 수 있어야 한다. 크루즈는 바로 그 가능성을 품고 있는 대표적 분야다.

그런데도 한국은 지금까지 이 시장을 제대로 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기획은 왜 한국이 세계적인 해외여행 소비국이면서도 유독 크루즈만은 아직 본격적인 시장으로 키워내지 못했는지, 왜 배는 들어오는데 여행문화는 남지 않는지, 왜 상품은 있어도 산업은 두꺼워지지 않는지를 정면으로 드러내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번 4부작은 그 구조를 단계적으로 짚는다. 1편은 한국 크루즈 시장이 왜 아직도 본격적인 ‘시장’으로 작동하지 못했는지를 묻고, 2편은 국내 여행사가 왜 크루즈를 여전히 ‘배표 장사’처럼 팔아왔는지를 비판하며, 3편은 부산·인천·제주가 왜 ‘배가 들어오는 항만’에 머물렀는지, 왜 크루즈 허브로까지 발전하지 못했는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 4편은 그렇다면 지금부터 한국형 크루즈 시장을 어떻게 다시 설계해야 하는지를 제안한다. 다시 말해 이 연재는 현상 소개에서 멈추지 않고, 시장 부재의 원인에서 출발해 유통 구조와 항만 전략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법의 방향까지 밀고 나가는 산업 진단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해외여행 소비국이다. 그럼에도 크루즈만은 아직 얇다. 이 불균형은 우연이 아니며, 더 이상 미뤄둘 수 있는 사소한 주변 현상도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낯선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왜 지금까지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는지를 냉정하게 직시하고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지를 따져 묻는 일이다.

여행레저신문의 이번 기획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한국 크루즈 시장은 아직 작아서 문제가 아니라,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연재 순서 | 크루즈 기획]

① 한국 크루즈 시장은 왜 아직도 ‘시장’이 아닌가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다. 선사도, 여행사도, 항만도 처음부터 시장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② 왜 한국 여행사는 크루즈를 아직도 ‘배표 장사’처럼 파는가
체험을 팔아야 할 시장에서 객실만 넘겼다. 그래서 크루즈는 반복되지 않았다.

③ 부산·인천·제주는 왜 ‘크루즈 허브’가 되지 못했는가
배는 들어오는데 시장은 남지 않는다. 입항 실적에 갇힌 한국형 크루즈 전략의 한계를 짚는다.

④ 한국 크루즈 시장, 지금부터 어떻게 다시 설계해야 하나
상품 몇 개 더 들여오는 것으로는 안 된다. 판매가 아니라 구조부터 다시 짜야 한다.

[데스크 시각] 괌 DFS의 퇴장, ‘면세’라는 오래된 환상의 종말

공항 면세구역 전경과 이동하는 여행객들, 면세 비즈니스 변화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이미지 / 기사 참고용 이미지 by 미디어원
공항 면세점은 오랫동안 해외여행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그 존재 이유 자체를 다시 증명해야 하는 산업이 됐다. / 기사 참고용 이미지 by 미디어원

이정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괌의 상징이 하나 사라졌다. 1971년부터 50년 넘게 괌 관광의 쇼핑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DFS가 결국 문을 닫았다. 회사는 2025년 11월 괌 사업 종료 방침을 밝혔고, 2026년 3월 31일 실제 영업을 종료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매장 철수가 아니다. 그것은 더 본질적인 신호다. 관광의 꽃처럼 여겨졌던 ‘면세 쇼핑’이라는 산업 모델이 이제는 구조적으로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는 경고다.

많은 보도는 이 폐업을 두고 고환율, 물가 상승, 경기 침체, 일본 관광객 감소 같은 외부 변수부터 꺼내 든다. 물론 그런 요인들이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괌관광청은 2025년 연간 방문객이 증가세를 보였고, 2025년 12월과 2026 회계연도 초반에도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관광객이 돌아오는데도 면세의 상징이 무너졌다면, 문제는 경기보다 더 깊은 곳에 있다.

핵심은 간단하다. 소비자는 더 이상 면세점에 가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예전처럼 면세점을 여행의 목적지로 여기지 않는다. 한때 면세점은 세금을 빼면 무조건 싸고, 해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가 있고, 공항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여행의 의식 같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스마트폰 하나면 전 세계 가격 비교가 가능하고, 글로벌 이커머스와 해외 직구는 국경의 의미를 지워버렸다.

세금을 면제받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압도적 가격 우위를 만들 수 없다. 어떤 상품은 면세점보다 온라인 직구가 더 싸고, 더 편하고, 더 빠르다. 무거운 쇼핑백을 들고 이동하고, 공항 인도장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까지 감수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경험의 가치도 무너졌다. 예전에는 면세 쇼핑이 여행의 일부였고, 여행자가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었고, 때로는 자랑이었다. 하지만 지금 소비자는 브랜드 간판 자체보다 어디서만 만날 수 있는가, 어떤 이야기와 취향이 담겨 있는가를 더 본다.

공항 면세점 내부에서 상품을 고르는 여행객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장면 / 기사 참고용 이미지 by 미디어원
가격보다 경험과 맥락을 중시하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면세 쇼핑의 의미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 기사 참고용 이미지 by 미디어원

MZ세대를 포함한 새로운 소비 주체는 규격화된 럭셔리 진열장보다 현지의 로컬 콘텐츠, 한정판 협업, 취향을 자극하는 편집과 맥락에 더 민감하다. 그런데 면세점들은 오랫동안 같은 방식으로 버텼다. 비슷한 브랜드를 줄세우고, 비슷한 판촉을 반복하고, 비슷한 동선 속에 여행자를 밀어 넣었다. 변화한 소비자를 읽지 못한 것이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면세 업계는 너무 오래 보호받았다. 공항과 항만, 관광지라는 특수 입지, 사업권 중심의 진입장벽, 단체관광과 리베이트에 기대는 구조 속에서 스스로 혁신해야 할 절박함을 잃었다. 디지털 전환이 유통 질서를 바꾼 지 이미 십수 년이 지났는데도, 면세는 여전히 “우리가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오래된 전제를 버리지 못했다. 괌 DFS의 퇴장은 경기 탓만으로 덮을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이 “이제 그 방식은 끝났다”고 내린 판정에 가깝다.

괌이라는 지역의 사정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괌은 오랫동안 일본과 한국 관광객의 쇼핑 수요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다 보니 관광의 중심축이 자연, 문화, 미식, 체험, 장기 체류형 콘텐츠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쇼핑형 목적지의 잔상을 오래 붙들고 있었다.

그러나 여행자는 이미 달라졌다. 이제 여행자는 매장을 보러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풍경과 이야기, 지역성, 체험의 밀도, 취향과 기억을 만나기 위해 간다. 그런 변화 앞에서 “면세점이 크다”는 말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다.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면세점은 더 이상 단순한 ‘판매 공간’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살아남으려면 그곳에서만 가능한 독점 콘텐츠와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PB 상품이든, 지역 아티스트 협업이든, 공항과 도심을 잇는 디지털 옴니채널이든, “왜 꼭 여기서 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관광 당국도 쇼핑 의존형 유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쇼핑은 이제 목적지가 아니라 부가 요소다. 자연, 문화, 미식, 웰니스, 스포츠,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으로 무게중심을 옮기지 않으면 괌의 다음 위기는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셋째, 정부와 공항 운영체계 역시 면세의 본질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면세 한도 상향 같은 미봉책으로는 안 된다. 직구보다 불편한 구매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소비자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무엇보다 이 장면은 괌만의 문제가 아니다. 괌 DFS의 폐업은 남의 나라 이야기로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이 논리는 한국 면세점 업계, 그리고 여전히 면세 쇼핑을 주요 수익모델처럼 붙들고 있는 여행사들 또한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소비자는 이미 바뀌었고, 여행의 목적도 달라졌다. 그런데 업계의 수익 구조와 상품 설계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오늘의 괌은 내일의 한국이 될 수 있다. 면세점에 손님을 밀어 넣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던 시대, 쇼핑 코스를 여행상품의 핵심 축으로 삼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

이제 여행사는 ‘어디서 무엇을 사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면세업계 역시 세금 혜택이라는 낡은 간판이 아니라, 왜 반드시 이 공간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이유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생존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괌 DFS의 셔터가 내려간 자리는 한 점포의 공실이 아니다. 그것은 낡은 관광 수익모델이 비워낸, 시대의 빈자리다.

[특별 기고] 대통령의 질문에 답한다: 관광 3,000만 시대, 숫자보다 먼저 바꿔야 할 세 가지

청계천 산책로를 걷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서울 도심 전경
서울 도심의 얼굴인 청계천과 외국인 관광객의 자연스러운 동선은 한국 관광의 가능성과 과제를 함께 보여준다.

이정찬 ㅣ 여행레저신문 발행인

대한민국 관광객 3,000만 시대.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이 화두는 방향만 놓고 보면 틀리지 않다. 관광을 더 이상 주변 산업이 아니라 국가 성장의 한 축으로 보겠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옳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의 대한민국 관광은 아직 3,000만 명을 감당할 만큼 단단하지 않다.

숫자는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를 떠받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현장에서 50년을 지켜본 입장에서 단언하건대, 지금 한국 관광은 사람을 더 부를 말은 많지만, 그 사람들을 제대로 읽고 제대로 맞이하는 힘은 아직 약하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지자체와 관련 기관이 내놓는 통계와 청사진은 많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그만큼 분명하지 않다.

대통령께서 정말 ‘관광 3,000만 시대’를 묻는다면, 답은 단순하다. 더 많이 오게 하는 일보다 먼저, 더 제대로 오게 만드는 바탕을 갖춰야 한다. 그 출발점은 데이터, 환대, 그리고 리더십이다.

대통령의 질문은 옳다, 이제 관광 행정 체계가 달라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목표를 드높이 잡는 것이 아니다. 그 목표를 감당할 준비를 갖추는 일이다. 관광객 3,000만 명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누가 왜 오는지 알고, 무엇을 보고 무엇에 만족하고 무엇에 실망하는지 끝까지 읽어야 한다. 그래야 한 번 온 손님이 다시 온다. 지금 한국 관광은 바로 그 지점이 약하다. 이제 관광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관련 부처와 기관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관광정책은 집계가 아니라 해석이어야 한다

지금 한국 관광정책의 가장 큰 약점은 “누가, 왜 오는가”를 정밀하게 읽지 못하는 데 있다. 입국자 수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관광 경쟁력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 경유객과 순수 관광객은 다르고, 쇼핑 목적과 의료 목적, K-콘텐츠 방문 수요도 모두 다르다. 어느 나라 어느 연령대가 어디에서 무엇을 소비하고 어떤 불편을 겪는지까지 읽혀야 비로소 정책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총량 수치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관광은 감으로 하는 산업이 아니다. 출입국 정보, 방문 목적, 체류 기간, 소비 패턴, 선호 지역, 재방문율을 촘촘히 분석하고, 그 결과를 시장별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예산이 살아 움직인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제 단순 집계와 홍보성 수치 제시를 넘어, 데이터 해석과 시장 대응으로 넘어가야 한다. 경유객을 관광 성과로 부풀리는 일부터 멈추고, 진짜 관광객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이동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관광정책의 출발점은 몇 명이 왔는가가 아니라, 누가 왜 왔는가를 읽는 데 있다.

환대는 서비스가 아니라 관광 경쟁력이다

관광객 3,000만 명을 불러도 그들이 한국에서 불쾌함과 피로감만 안고 돌아간다면, 그것은 성과가 아니다. 관광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맞이하는 산업이다. 공항과 호텔, 식당과 택시, 거리의 표지판과 안내 문구, 말 한마디와 시선 하나가 모두 한국의 얼굴이 된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는 아직도 외국인을 손님으로 보기보다 불편한 존재로 대하는 인식이 남아 있다. 서비스 현장을 가볍게 보는 문화도 여전하다. 이대로는 숫자가 늘어도 기억은 나빠진다.

환대는 홍보 영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친절과 전문성이 제대로 대우받아야 생긴다. 가이드, 택시기사, 식당 종사자, 호텔 현장 인력들이 외국인을 귀한 손님으로 대할 수 있도록 직업적 자존감과 보상 체계를 함께 높여야 한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지자체 관광 부서는 이제 보여주기식 캠페인보다 현장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더 많은 힘을 써야 한다. 관광 선진국은 시설만 좋은 나라가 아니라, 손님을 맞는 태도가 몸에 밴 나라다.

관광은 행정의 부속이 아니라 전략 산업이다

관광은 결코 가벼운 서비스업이 아니다. 항공, 호텔, 교통, 물류,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 지역경제가 함께 움직이는 거대한 산업이다. 그런데 이런 산업을 지금처럼 행정 중심의 시각으로만 끌고 가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관광정책은 책상 위 보고서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을 알고 시장을 읽고, 소비자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는 사람이 앞에 서야 한다.

이제는 문체부 산하의 분절된 관광 행정 구조와 한국관광공사의 기능, 지자체 관광사업의 중복과 비효율을 함께 다시 봐야 한다. 이름만 바꾸는 식의 개편으로는 부족하다. 실질적인 기획과 집행 권한을 가진 전문가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는 방향은 순환보직으로 만들기 어렵다. 산업을 아는 사람, 시장의 변화를 읽는 사람, 실패와 성공의 현장을 겪은 사람이 키를 잡아야 한다.

대통령님, 3,000만 명은 저절로 오는 숫자가 아닙니다. 오도록 만들어야 하는 숫자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 자신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한국 관광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험요소를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런 기본 진단도 없이 장밋빛 숫자부터 내세우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관련 부처와 기관은 이제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고칠지, 어느 시장을 붙잡고 어디서 새 길을 열지 분명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관광은 말로 크지 않는다. 시장을 읽고 현장을 아는 사람이 이끌 때 커진다. 제대로 된 국가관광마케팅 전략과 그것을 밀고 갈 리더가 있을 때 비로소 3,000만 시대도 현실이 된다.

‘K-관광’의 자아도취인가, 통계의 자기과시인가

북한산 국립공원 입구와 한산한 등산로 풍경
북한산 국립공원 입구 전경. 화려한 외국인 방문 통계와 달리 현장의 체감은 숫자만큼 뜨겁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립공원 ‘205만 명’과 박물관 ‘세계 3위’라는 숫자 뒤에, 정작 현장은 왜 비어 있나

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최근 정부와 일부 언론은 대한민국 관광이 세계적 도약 국면에 들어섰다고 연일 자찬하고 있다. 국립공원에는 외국인 205만 명이 찾았고,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객 650만 명으로 세계 3위에 올랐다는 식이다. 숫자만 보면 한국은 이미 산과 박물관까지 외국인이 몰려드는 ‘관광 대국’이 된 듯하다.

그러나 현장을 아는 사람들의 체감은 이 화려한 발표와 좀처럼 맞물리지 않는다. 정부가 내세우는 수치가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숫자가 현장의 실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3월 2025년 한 해 동안 국립공원을 방문한 외국인이 총 205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방한 관광객은 113만 명, 국내 거주 외국인은 92만 명이었다. 공단은 이 수치가 통신 데이터 기반 집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 발표는 ‘외국인이 한국의 산을 열광적으로 찾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지만, 정작 산을 자주 다니는 이들이 체감하는 현장은 그렇게까지 뜨겁지 않다. 설악산 능선이나 지리산 종주길에서 외국인을 보기 드물다는 현장 경험과, 연간 205만 명이라는 발표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이 간극이 왜 생기는지, 정부는 집계 기준과 산정 논리를 더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수치는 관광 진흥의 증거가 아니라, 숫자를 앞세운 행정 홍보로 읽힐 수밖에 없다.

더구나 205만 명이라는 수치 안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92만 명이 포함돼 있다. 즉 ‘해외에서 한국 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체류 외국인의 이동’이 같은 숫자 묶음 안에 들어가 있다. 정책 홍보에서는 이 차이가 치명적이다. 전자는 한국 관광 경쟁력의 성과일 수 있지만, 후자는 생활권 이동이나 국내 체류자의 일상적 방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를 한 덩어리로 제시하면, 숫자는 커지지만 해석은 흐려진다. 통계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해야 가치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내부 로비와 차분한 관람객 동선
국립중앙박물관 내부 전경. 총관람객 세계 3위라는 수치와 외국인 관광 경쟁력은 같은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 사례도 비슷하다. 박물관은 2025년 관람객 650만 7,483명으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분명 인상적인 성과다. 그러나 이 수치를 곧바로 ‘세계인이 한국 박물관에 열광한다’는 식으로 번역하는 순간, 해석은 과장된다. 실제 외국인 관람객은 약 23만 명으로 전체의 3.55%였다.

다시 말해 관람객 100명 가운데 96명 이상은 내국인이었다는 뜻이다. 세계 3위라는 화려한 타이틀은 맞지만, 그것이 곧 외국인 관광 경쟁력의 압도적 증거라는 식의 서술은 지나치다. 숫자는 사실이지만, 그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한국 관광행정의 오래된 병폐가 드러난다. 정부는 ‘많다’는 숫자를 좋아하고, 언론은 그 숫자를 제목으로 뽑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관광정책의 본질은 총량 자랑이 아니다. 누가 왔는지, 왜 왔는지, 무엇을 보고 만족했는지, 다시 오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 박물관이 무료라서 많이 들어오는 것과, 돈을 내고도 반드시 찾아가야 할 콘텐츠 경쟁력을 갖췄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이런 점에서 최근 거론되는 국립시설 유료화 논쟁도 보다 냉정해야 한다.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은 현재 일반 입장권이 NT$350이고, 프랑스 루브르 같은 세계적 박물관은 높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킬러 콘텐츠와 브랜드 파워로 관람객을 끌어들인다. 반면 한국의 국립시설은 무료 정책과 생활형 방문 수요에 상당 부분 기대온 측면이 있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단순히 ‘외국인은 많이 오니 이제 돈을 받자’는 식으로 접근하면, 통계 위에 또 다른 행정 착시만 쌓일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프라다. 정부가 K-관광의 성공을 말하려면, 최소한 외국인이 불편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다국어 정보체계, 현장 안내, 예약·교통·안전 시스템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아직도 관광지마다 정보 접근성의 편차가 크고, 현장 안내의 완성도도 고르지 않다. 이 상태에서 숫자부터 앞세우는 것은 성과 관리가 아니라 성과 연출에 가깝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세계 3위’나 ‘205만 명’ 같은 숫자의 폭죽놀이가 아니다. 통계가 현장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 그리고 그 숫자가 실제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다. 국립공원 외국인 205만 명이 정말 한국 산악관광의 실질적 도약을 의미하는지, 국립중앙박물관 650만 명이 진정한 국제 관광 경쟁력인지, 이제는 묻고 따져야 한다. 숫자는 화려할 수 있다. 그러나 관광정책은 화려한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되는 진실로 평가받아야 한다.

한국 관광 행정은 지금 스스로를 너무 쉽게 축하하고 있다. 그러나 자축은 성과를 만들지 않는다. 현장과 통계가 어긋나는 순간, 숫자는 성취가 아니라 환상이 된다. 정부와 언론은 이제 ‘몇 명이 왔다’는 자랑에서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그리고 묻기 시작해야 한다. 그 숫자에 정말 사람이 있는가. 아니면 숫자만 있고, 정작 현장은 비어 있는가.

[미디어 비평] 오버투어리즘도 모르고 쓰는 기사들…가마쿠라의 본질은 ‘한국드라마’가 아니라 ‘생활권 침범’이다

가마쿠라 주택가 철도 건널목에 몰린 관광객과 지나가는 에노덴 전철
가마쿠라의 좁은 주택가 인근 철도 건널목에 관광객이 몰리며 생활공간과 관광 동선의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

 

[기획] ‘가성비’에 취한 한국 관광의 샴페인… 환대 없는 환율 특수는 독약이다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이 뒤섞여 붐비는 서울 골목 상권과 그 속의 관광 서비스 불균형을 보여주는 거리 풍경
붐비는 서울 관광 골목의 활기 이면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제대로 맞이하지 못하는 한국 관광의 구조적 빈틈이 남아 있다.

숫자에 취한 사이, 한국 관광의 본질은 비어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할인’이 아니라 ‘환대의 재교육’이다

이정찬 기자 | 여행레저신문

요즘 한국 관광을 둘러싼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다.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지로 부각되고, 일부 지역 상권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듯 보인다. 언론은 이를 두고 ‘관광 회복’, ‘외래객 증가’, ‘쇼핑 특수’라는 표현을 앞다퉈 붙인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외국인의 발길은 늘었고, 거리에는 여행객들이 다시 넘쳐난다.

그러나 현장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 호황은 몹시 불안정하다. 지금의 유입은 한국 관광의 구조적 경쟁력이 높아져서 생긴 결과가 아니다. 서비스가 좋아졌기 때문도 아니고, 도시의 안내 체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기 때문도 아니다. 상당 부분은 단지 환율이 만들어낸 가격 경쟁력, 그 일시적 착시에 기대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지금 한국 관광이 누리는 것은 실력으로 번 돈이 아니라, 외부 환경이 잠시 떠밀어준 반사이익에 가깝다.

문제는 바로 그 순간에도 한국 관광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환대는 늘지 않았다. 소비는 늘었지만 서비스 마인드는 제자리다. 거리에는 외국인이 넘치지만, 정작 그들을 손님으로 맞을 준비가 된 업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숫자는 좋아졌는데 체질은 그대로인 것이다. 이것은 호황이 아니라 경고에 가깝다.

환율이 손님을 데려왔을 뿐, 한국 관광의 실력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서울의 대표적 관광 상권으로 떠오른 익선동이나 성수동, 일부 전통시장과 핫플레이스 일대만 가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골목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여러 식당과 상점에서 이들을 대하는 방식은 기대 이하를 넘어 무성의한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문 메뉴판이 없거나 있어도 번역이 조악하고, 예약 시스템은 내국인 중심 앱에 갇혀 있으며, 기본적인 응대조차 불친절한 곳이 여전히 많다. 더 심한 경우에는 외국인이 질문을 해도 귀찮다는 표정으로 외면하거나, 주문을 받는 과정 자체를 번거로운 일처럼 취급하기도 한다.

이런 장면은 단순한 서비스 미흡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관광 산업이 아직도 관광객을 ‘손님’이 아닌 ‘잠깐 스쳐 지나가는 소비자’ 정도로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손님은 맞이해야 하는 존재이지만, 소비자는 계산만 끝나면 관계가 끝나는 존재다. 지금 한국 관광의 상당수 현장은 후자의 감각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 재방문이 약하고, 만족도보다 일회성 매출에 집착하게 된다. 결국 외국인 관광객은 돈은 쓰되 정은 남기지 못한 채 떠난다.

북적이는 익선동의 골목 뒤편… 외국인을 ‘손님’ 아닌 ‘귀찮은 존재’로 보는 시선

더 큰 문제는 이런 불친절이 개별 업소의 태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광객 입장에서 여행 경험은 하나의 패키지다. 공항에서 도심까지의 이동, 길 찾기, 지도 서비스, 예약 시스템, 음식점 응대, 결제 방식, 화장실 이용, 안내 표지, 관광 정보의 정확성까지 모두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다. 식당 하나가 불친절하면 식당만 나쁜 것이 아니라 도시의 인상이 나빠지고, 도시의 인상이 나빠지면 결국 국가 이미지 전체가 흔들린다. 관광은 서비스업인 동시에 이미지 산업이다. 여기서 환대의 실패는 곧 국가 브랜드의 실패다.

특히 한국은 디지털 환경에서 외국인을 자주 ‘길 잃은 사람’으로 만든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지도 앱과 플랫폼, 예약 구조, 결제 시스템이 외국인에게는 높은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현지인에게는 너무 당연한 시스템이 외국인에게는 첫 번째 좌절이 된다. 글로벌 관광도시라면 최소한 외국인이 한국어를 몰라도 길을 찾고, 가게를 찾고, 메뉴를 이해하고, 예약을 시도하고, 결제를 완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아직도 “한국에서는 원래 이렇게 한다”는 내수형 사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서울 도심 거리와 차량, 건물, 횡단보도가 어우러진 도시 풍경.
관광도시는 풍경만이 아니라 이동과 정보, 응대가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는다.

길도 메뉴도 예약도 막힌 나라… 한국은 왜 외국인을 ‘디지털 미아’로 만드나

음식점 문화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관광객의 식문화는 한국과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손님은 먼저 음료를 주문하고, 어떤 손님은 생수를 따로 사고, 어떤 손님은 재료와 조리법을 자세히 확인한 뒤 주문한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업소는 이런 차이를 배려하기보다 한국식 질서를 그대로 강요한다. 메뉴는 한국인 중심으로 배열돼 있고, 설명은 지나치게 생략돼 있으며, 물과 반찬, 추가 주문 방식조차 외국인에게는 난해하다. 결국 외국인은 음식이 아니라 불편함을 먼저 경험하게 된다.

이쯤 되면 분명해진다. 지금 한국 관광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홍보 문구가 아니다. 더 화려한 슬로건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접객 교육, 다시 말해 ‘환대의 재교육’이다. 관광은 친절 몇 마디로 되는 일이 아니지만, 친절 몇 마디조차 안 되는 곳에서는 결코 관광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친절합시다’로는 안 바뀐다… 교육과 인센티브를 함께 줘야 현장이 움직인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교육이 단순한 계몽 차원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장 업주들은 바쁘고, 생존 압박에 시달리며, 당장 눈앞의 장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 현실을 무시한 채 “친절해야 한다”, “글로벌 매너를 익혀야 한다”고 훈계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인센티브다. 대표님 말씀처럼, 교육은 절실하고 업자들에게는 분명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관광공사, 상인회는 관광 친화 업소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체계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외국어 메뉴판 정비, 기본 응대 교육 수료, 글로벌 결제환경 개선, 위생과 안내 표지 정비, 관광객 만족도 관리 등을 일정 기준 이상 충족한 업소에는 인증마크를 주고, 온라인 노출 우대, 홍보 지원, 소규모 시설개선비, 세제 혜택, 정책자금 가점 같은 실질적 혜택을 묶어줘야 한다. 친절과 환대를 ‘좋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돈이 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현장은 움직인다.

결국 업소도 냉정하다. 손님을 잘 맞이하면 매출이 오르고, 평가가 좋아지고, 정부 지원까지 이어진다는 확신이 있어야 투자한다. 반대로 아무리 애써도 보상이 없고, 불친절해도 손님이 몰려오면 굳이 변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도덕적 훈계가 아니라 구조적 유인이다. 교육과 인센티브를 함께 묶어야만 한국 관광의 현장은 바뀐다.

싼 나라는 많다…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은 결국 환율이 아니라 환대다

이제 한국 관광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환율 덕분에 잠시 붐비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가격이 아니라 경험으로 다시 찾게 만드는 나라로 갈 것인가. 값이 싸서 오는 손님은 환율이 바뀌면 바로 떠난다. 그러나 응대가 좋고, 이동이 편하고, 음식이 이해되며, 도시가 친절했던 기억은 오래 남는다. 결국 관광객을 다시 부르는 것은 할인율이 아니라 체류의 기억이다.

지금 우리가 자축해야 할 것은 입국자 수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길을 묻는 외국인 앞에서 머뭇거리는 도시의 표정과, 주문하려는 손님을 귀찮은 존재처럼 바라보는 업장의 시선이다. 한국 관광이 진짜 강해지려면 공항을 더 짓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현장의 태도를 바꾸는 일이다. 환율 특수는 잠깐이지만, 환대의 수준은 나라의 체질로 남는다.

지금의 호황은 샴페인처럼 달콤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거품 속에 취해 본질을 놓치면, 결국 남는 것은 독뿐이다. 한국 관광이 진짜로 살아남으려면 이제 숫자보다 사람을 봐야 한다. 유입보다 경험을 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님을 손님답게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아고다 조사로 본 한국 Z세대 여행법… “어디보다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했다”

밝은 표정의 젊은 여행자가 탁 트인 풍경 앞에서 여행을 즐기는 모습
한국 Z세대는 여행지의 유명세보다 현지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가온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대한민국 Z세대에게 여행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 큰맘 먹고 떠나는 비정기적 소비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경험을 채우는 생활형 선택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공개된 아고다의 ‘2026 트래블 아웃룩 리포트’를 보면, 한국 Z세대는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여행지를 경험하려는 의지가 강했고, 여행지의 이름값보다 현지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전히 강한 여행 수요다. 응답자의 49%는 올해 국내와 해외를 모두 여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아시아 평균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국 Z세대가 한쪽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내 여행과 해외 여행을 함께 가져가는 복합형 이동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멀리 가고 싶다는 욕구보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경험을 쌓으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자연 여행지에서 산책로를 걷는 젊은 여행자들
야외 활동과 휴식은 한국 Z세대가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험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행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졌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Z세대는 ‘어디에 가느냐’보다 ‘무엇을 하느냐’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여행 동기로는 야외 활동 41%, 문화 체험 40%, 미식 탐방 36%가 꼽혔다. 여기에 휴식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응답자의 67%는 여행 계획에 휴식을 포함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행이 더 이상 단순한 관광이나 인증 중심 소비가 아니라, 활동과 체험, 쉼을 함께 담는 복합적 경험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숙소 선택 기준에서는 Z세대 특유의 현실 감각이 더 또렷하게 드러났다. 가장 중요한 요소로 비용을 꼽은 응답자가 45%에 달했고, 리뷰와 평점의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도 30%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아시아 평균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무조건 싼 곳을 찾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격은 중요하지만, 동시에 실패 확률을 줄여줄 검증된 정보도 중시한다는 뜻이다. 결국 한국 Z세대는 ‘가성비’와 ‘신뢰도’를 함께 따지는 소비자에 가깝다.

해외 도시 여행지에서 거리 문화를 체험하는 젊은 여행자들
한국 Z세대는 여행지의 이름값보다 문화 체험과 미식, 새로운 발견 같은 구체적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대목은 숨은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는 여행지 선택에서 차별화된 문화 경험을 핵심 요소로 꼽았고, 저렴한 비용 39%, 특가 및 할인 혜택 38%가 뒤를 이었다. 이는 널리 알려진 대표 관광지보다,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현지색이 살아 있고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여행지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한국 Z세대는 ‘유명해서 가는 여행’보다 ‘나만의 경험을 만들 수 있는 여행’을 더 선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행 동행의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 Z세대가 개인 또는 친구 중심의 여행보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Z세대 여행이 무조건 혼행이나 또래 중심 자유여행으로만 흘러간다는 통념과는 조금 다른 결과다. 관계 속에서의 경험, 그리고 함께 보내는 시간의 질을 중시하는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조사는 한 가지 분명한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 Z세대에게 여행은 더 이상 목적지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 삶의 방식과 취향을 설계하는 경험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목적지는 더욱 다양해지고, 선택 기준은 더 현실적이 되고, 기대하는 경험은 더 구체적이 되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따라가는 방식보다 예산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경험을 설계하는 여행이 Z세대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여행 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단순한 세대 취향 변화가 아니다. 앞으로의 여행 시장은 더 이상 유명세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숙소는 가격 경쟁력과 리뷰 신뢰도를 함께 갖춰야 하고, 여행지는 이름보다 경험의 밀도와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 Z세대는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시장이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할 차례다.

자료제공=아고다

아르테미스 2호 귀환… 달 탐사를 관광 자산으로 바꾼 미국관광청의 영리한 전략

플로리다주-스페이스-코스트.

이가온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인류의 달 귀환 프로젝트가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NASA의 유인 달 비행 임무 아르테미스 2호는 2026년 4월 1일 발사돼 10일 태평양에 무사 귀환했다. 반세기 만의 유인 달 비행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과학기술 뉴스에 그치지 않았다. 미국은 이 거대한 우주 서사를 곧바로 관광 자산으로 연결했다.

미국관광청 Brand USA는 아르테미스 2호 귀환을 앞둔 4월 9일, 미국 전역의 발사 기지와 우주 박물관, 천문대, 다크 스카이 명소를 묶어 ‘우주 테마 여행지’로 내놨다. 우주를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체험하고 소비하는 여행 콘텐츠로 전환하는 미국식 전략이 다시 한 번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이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단순한 장소 소개가 아니다. 미국은 늘 강했다. 사건을 자산으로 바꾸는 능력, 그리고 기술을 이야기로 바꾸는 능력에서다. 플로리다 스페이스 코스트의 케네디우주센터 방문객 단지는 그 상징적인 사례다. 이곳은 발사 장면을 보는 장소를 넘어, 실제 우주선과 미션 체험, 우주비행사 서사를 결합한 미국형 몰입 관광의 정점으로 자리 잡았다.

Brand USA가 이 지역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우연이 아니다. 아르테미스 2호의 성공은 곧장 “미국은 지금 우주 탐사의 중심”이라는 관광 메시지로 번역된다. 과학기술의 승리를 지역 관광의 브랜드 자산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휴스턴도 마찬가지다. 스페이스 센터 휴스턴과 NASA 존슨우주센터는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우주개발의 실제 현장을 관광 동선 안에 편입시킨 대표 사례다. 방문객은 영화 속 대사로만 익숙했던 임무통제실과 훈련·운영의 흔적을 실제 공간에서 체감한다.

앨라배마주-헌츠빌

이것은 테마파크식 환상이 아니라, 실재한 역사와 현재 진행형 기술이 동시에 작동하는 관광 자산이다. 미국이 강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가짜 우주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우주 프로그램 자체를 관광 콘텐츠로 재구성한다는 점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다크 스카이’의 배치다. 텍사스 빅벤드 국립공원, 유타 브라이스캐니언 국립공원 같은 장소는 발사체나 박물관과는 다른 감각으로 우주를 체험하게 한다. 낮에는 지상의 풍경을 보고, 밤에는 광공해 없는 하늘에서 은하수와 별자리를 마주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천문대와 글램핑, 돔형 숙소까지 붙으면 우주는 더 이상 뉴스 속 사건이 아니라 여행자의 감각 안으로 들어오는 상품이 된다. Brand USA가 콤파스 로즈 로지, 클리어 스카이 리조트 같은 숙박 경험까지 묶어낸 것도 이 때문이다. 우주를 ‘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머무르고 소비하는 체류형 경험으로 전환한 것이다.

여기에 박물관과 천문대가 더해진다.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뉴욕의 헤이든 천체과학관, 애리조나 플래그스태프의 로웰 천문대는 미국이 우주를 얼마나 잘 서사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 시설은 단순 전시가 아니라, 인류가 하늘을 어떻게 이해해왔고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로 보여준다.

여행자는 우주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명 서사 속으로 들어간다. 이 지점에서 미국의 우주 관광 전략은 다른 나라와 결이 달라진다. 시설이 많아서가 아니라, 기술·역사·엔터테인먼트를 한 문장으로 묶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이 일회성 홍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NASA는 아르테미스 2호를 50여 년 만의 첫 유인 달 비행이자 향후 달 착륙과 장기 탐사의 교두보로 규정하고 있다. Brand USA는 이 거대한 국가적 프로젝트를 곧바로 여행 동기로 전환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우주를 쏘아 올리는 나라에 머물지 않는다. 그 우주 서사를 관광객의 항공권, 숙박, 입장권, 체류 소비로 바꾸는 나라다. 과학과 관광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 브랜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유타주.

여행의 경계가 지구 밖으로 넓어졌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아직 일반인이 달에 가는 시대는 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달을 향한 인류의 도전 가까이까지 가볼 수 있다. 로켓 발사장을 보고, 우주선 실물을 마주하고, 임무통제실의 긴장감을 체험하고, 밤하늘 아래서 은하수를 올려다보는 순간, 우주는 더 이상 추상적 공간이 아니다. 미국은 바로 그 지점을 관광 상품으로 만드는 데 가장 능숙한 나라다.

아르테미스 2호의 귀환은 NASA만의 성공이 아니었다. 그것은 미국이 어떻게 하나의 국가적 성취를 곧바로 체류형 여행 상품과 경험 소비 시장으로 연결하는지를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우주 강국의 위상은 기술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기술을 이야기로 만들고, 이야기를 여행으로 팔 줄 알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이번 우주 테마 캠페인은 보도자료를 넘어선다. 달을 향한 인류의 귀환을, 미국 여행의 새로운 이유로 번역해낸 정교한 국가 관광 마케팅의 교과서에 가깝다.

“4614억 긴급 수혈, 관광·문화의 심폐소생술 될까”… 문체부 ‘위기 대응 추경’의 빛과 그림자

문체부 4,614억 원 추경으로 관광과 문화 산업 지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대표 이미지
문체부가 2026년 1차 추가경정예산 4,614억 원을 확정하고 관광·문화 산업 지원에 나섰다. 숙박·여행 할인, 콘텐츠 제작, 공연·관광 활성화 등 전방위 지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정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으로 4,614억 원을 확정하고 본격 집행에 들어갔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 내수 침체와 고물가가 동시에 덮친 상황에서 관광·문화 산업의 급격한 위축을 막기 위한 긴급 처방이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얼어붙은 소비를 되살리고 지역경제에 다시 숨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재정 투입만으로 무너진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번 예산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관광, 콘텐츠, 스포츠, 예술인 지원에 이르기까지 문체부 소관 전반에 걸쳐 긴급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화·관광 방어선’ 성격이 짙다. 정부로서는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소비 위축이 산업 전반의 구조적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숙박·여행 할인권 154억… 소비 진작의 마중물, 그러나 부작용 관리가 관건

이번 추경의 최전선은 소비 현장이다. 문체부는 숙박 할인권 지원에 112억 원,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에 42억 원을 추가 편성했다. 고물가 부담 속에서 가장 먼저 여행 지출을 줄이는 직장인과 서민층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해 국내 여행 수요를 되살리겠다는 계산이다.

취지는 분명하다. 여행을 미루던 사람들의 지갑을 다시 열게 하고, 그 소비가 지역 숙박업과 음식점,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늘 집행이다. 할인권이 업계의 가격 인상 명분으로 악용되거나, 혜택이 일부 인기 지역에만 집중될 경우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뿌리느냐가 아니라, 그 돈이 실제로 지역 현장의 매출과 체류 소비로 연결되느냐다.

관광업계의 위기감은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겉으로는 회복세처럼 보여도 실제 현장에서는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이 동시에 누적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할인 정책은 보여주기식 소비 진작이 아니라 가격 모니터링, 지역 분산 유도, 소상공인 연계 프로그램과 함께 가야 한다. 단순한 쿠폰 배포 행정으로는 지속 가능한 관광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체부 4,614억 원 긴급 추경의 주요 지원 항목을 정리한 관광·문화 예산 인포그래픽 이미지
문체부 4,614억 원 추경은 숙박·여행 할인권 154억 원, K-콘텐츠 제작 지원 385억 원, 스포츠 관광 기반 393억 원, 청년 예술인·예술인 지원 351억 원 등으로 나뉘어 집행된다.

K-콘텐츠 생태계 사수… 영화·공연 제작 지원 385억의 무게

관광 산업의 장기 경쟁력을 떠받치는 콘텐츠 분야에도 385억 원이 긴급 투입된다. 제작비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에 260억 원, 첨단 제작 기반 확충에 80억 원이 배정됐다. 여기에 공연과 문화콘텐츠 현장까지 포함하면 이번 추경은 단순 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 유지 비용에 가깝다.

콘텐츠는 오늘날 관광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다. 잘 만든 영화 한 편, 화제가 되는 공연 하나, 지역의 이야기를 품은 콘텐츠 한 편이 수십만 명의 발걸음을 움직인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한국을 방문할 이유가 되고, 국내 여행자에게는 지방 도시와 촬영지, 공연장을 찾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이 된다.

따라서 이번 지원은 단순히 예술인을 돕는 차원을 넘어선다. 콘텐츠 생산 기반이 흔들리면 관광의 미래 수요도 함께 약해진다. 숙박 할인권이 당장의 소비를 자극하는 정책이라면, 콘텐츠 지원은 미래 수요를 지키는 투자다. 이번 예산이 현장의 촬영 중단과 제작 포기를 막는 ‘산소호흡기’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성과가 실제 관광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스포츠 예산 393억… ‘참여형 관광’ 인프라를 살리는 기초 체력

스포츠 분야에 배정된 393억 원은 공공체육시설 개보수와 스포츠산업 육성에 집중된다. 이는 단순히 노후 시설을 손보는 수준으로 볼 일이 아니다. 지역에서 대회가 열리고, 동호인과 관람객이 찾아오고, 숙박과 외식 소비가 함께 일어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스포츠는 그 자체로 강력한 관광 자산이 된다.

특히 지역 소도시 입장에서는 스포츠가 관광과 결합할 때 체류형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실물 인프라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시설만 고친다고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영 프로그램, 지역 연계 상품, 대회 유치 전략, 홍보까지 결합되어야 비로소 ‘스포츠 투어리즘’이 현실이 된다. 하드웨어에 예산을 투입해 놓고 소프트웨어를 비워두면, 결국 번듯한 건물만 남고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이번 추경이 현장에서 증명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스포츠는 지역의 체력을 키우고, 관광은 지역의 곳간을 채운다. 이 연결고리를 실제 성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예산의 명분도 약해진다.

기초예술과 청년 지원… 보이지 않는 토대를 붙드는 예산

주목할 대목은 청년 예술인과 기초예술 생태계 지원이다. ‘문화가 있는 날’ 수요일 개편에 따른 청년 예술인 지원 24억 원,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융자 확대 327억 원이 반영됐다. 얼핏 관광과 직접 관련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역의 이야기와 공간을 콘텐츠로 바꾸는 주체는 결국 현장의 창작자들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가장 먼저 무너지는 곳도 이들이다. 예술인과 청년 창작자들이 생존 압박에 밀려 현장을 떠나면 지역 문화의 밀도도, 관광의 매력도 함께 약해진다. 이번 지원은 문화복지 차원을 넘어 관광의 미래 기반을 지키는 투자이기도 하다. 지역의 숨은 이야기, 골목의 기억, 소도시의 감성을 발굴해낼 창작 인력이 살아 있어야 한국 관광도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예산보다 더 무서운 문제는 ‘서비스 실종’이다

다만 이번 추경이 성공하려면 정부 재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관광 현장의 고질병인 바가지요금, 불친절, 낮은 서비스 품질이 그대로 방치된다면 아무리 많은 할인권과 지원금도 효과를 오래 끌고 가지 못한다. 여행객이 현장에서 실망하는 순간, 정책은 숫자만 남긴 채 실패한다.

관광은 예산으로 시작할 수는 있어도, 예산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결국 여행의 만족도는 현장의 태도와 서비스, 가격의 신뢰, 콘텐츠의 수준에서 결정된다. 문체부가 이번 추경을 ‘긴급 수혈’로 끝내지 않으려면, 재정 집행과 함께 환대 서비스 개선, 가격 질서 확립, 지역별 품질 관리까지 함께 끌고 가야 한다.

추경은 출발선일 뿐… 관광 산업의 자생력 회복이 과제

문체부의 이번 4,614억 원 추경은 시의적절한 처방임에 틀림없다. 고유가와 고물가, 소비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평가는 예산 편성이 아니라 집행 결과로 내려진다. 이 돈이 실제로 지역경제의 혈관을 다시 돌게 만들었는지, 관광·콘텐츠 산업의 붕괴를 막고 자생력 회복의 발판이 됐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돈을 썼다’는 행정적 성과가 아니다. 할인권이 실제 여행으로 이어졌는지, 콘텐츠 지원이 산업 생태계를 지켰는지, 스포츠 인프라가 지역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됐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객이 현장에서 더 나은 한국 관광을 체감했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추경은 시작일 뿐이다. 관광과 문화 산업이 다시 설 수 있느냐는 이제부터의 문제다. 정부의 긴급 수혈이 진짜 심폐소생술이 되려면, 예산 집행의 속도만이 아니라 현장의 체질 개선까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4,614억 원이 단순한 ‘응급 처치’가 아니라 대한민국 관광과 문화 산업을 다시 살리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 있다.

“지방 소멸, 모빌리티와 광학이 잇는다”… 관·민 삼각동맹이 노리는 ‘소도시 브랜딩’의 실체

다님 10기 발대식에 참여한 청년들이 행사장에서 현수막을 들고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여행레저신문
‘다님 10기 발대식’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 관광 콘텐츠 발굴과 홍보를 위한 청년 참여형 프로젝트가 본격 출범했다. 여행레저신문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한국관광공사(KTO)가 현대자동차, 캐논코리아와 함께 대한민국 소도시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SNS 기자단 소도시 여행 지원’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했다. 표면적으로는 SNS 기자단인 ‘트래블리더’에게 이동 수단과 촬영 장비를 지원하는 이벤트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접근성의 불균형(Mobility)’과 ‘홍보의 저급화(Imaging)’라는 지역 관광의 고질적인 두 가지 한계를 민간의 최첨단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

‘카스퍼 일렉트릭’이 여는 좁은 길… 모빌리티가 허문 지역 관광의 장벽

대한민국 소도시 관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제나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부재였다. 대중교통망에서 소외된 오지의 절경과 노포의 깊은 맛은 그간 물리적 접근성의 한계에 부딪혀 기록되지 못한 채 잊혀 왔다. 현대자동차가 이번 프로젝트에 경형 SUV ‘카스퍼 일렉트릭’을 투입한 것은 단순한 차량 지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좁은 골목과 험한 산길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카스퍼의 기동성은 SNS 기자단에게 ‘길이 끝나는 곳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여행’을 가능케 했다. 특히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은 소도시의 고즈넉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환경 보호와 관광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의 표준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함으로써 자사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외연을 지역 사회로 확장하는 영민한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논의 렌즈로 본 ‘소도시의 품격’… 콘텐츠의 화질이 지역의 경쟁력이다

지금까지 지자체의 홍보 콘텐츠는 투박한 셀카나 저화질 스마트폰 사진에 머물러 있었다. 기록의 질이 낮으면 그 대상의 가치 또한 저평가받기 마련이다. 캐논코리아가 최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 고성능 렌즈군을 지원한 배경에는 ‘기록의 수준이 곧 관광의 격(格)’이라는 엄중한 인식이 담겨 있다.

트래블리더의 손에 들린 캐논의 광학 기술은 소도시의 평범한 일상을 예술적 미장센으로 승화시키는 도구가 된다. 찰나의 순간을 압도적인 화질로 포착해낸 콘텐츠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라는 거대 플랫폼 위에서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여행 욕구’로 변환된다.

결국 캐논은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동시에, 지역 관광 콘텐츠의 질적 상향 평준화를 견인하는 ‘디지털 연금술사’의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플랫폼 경영’… 민간의 자원과 정책의 만남

그간 공공기관의 협업이 민간 기업의 일방적인 후원에 의존했다면, 이번 한국관광공사의 설계는 철저히 ‘상호 이익(Win-Win)’에 기반한 플랫폼 경영을 지향한다. 공사는 대규모 예산 투입 없이도 현대차와 캐논이라는 일류 브랜드의 자원을 활용해 고품질의 지역 홍보 데이터를 확보했다.

동시에 참여 기업들에게는 미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 기자단에게 자사 제품의 독보적인 성능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강력한 마케팅 장을 마련해 주었다. 이는 공공기관이 단순한 정책 집행자를 넘어, 민간의 기술과 지역의 자원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스마트 코디네이터’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디지털 유목’을 넘어 지역의 ‘정주 가치’로 연결되어야

이번 삼각 동맹의 성과는 고무적이지만, 과제 또한 선명하다. 젊은 기자단이 발굴한 고화질 콘텐츠들이 일회성 게시물로 휘발되지 않고, 어떻게 실질적인 방문과 지역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사후 관리가 관건이다.

단순히 예쁜 사진 몇 장 남기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이들이 개척한 여행 루트를 현대차의 내비게이션 데이터와 연동하거나, 캐논의 갤러리를 활용한 지역 온-오프라인 전시로 확장하는 등 **‘입체적 콘텐츠 유통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소도시 여행이 반짝 유행이 아닌, 대한민국 관광의 새로운 표준(Standard)이 되기 위해서는 이번 동맹이 상설화된 협업 체계로 안착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미래는 ‘보는 방식’과 ‘가는 방식’의 혁신에 달렸다.

현대차의 바퀴와 캐논의 렌즈, 그리고 관광공사의 지도가 만나 그려낸 소도시의 풍경은 대한민국 지역 경제 부활의 서막이다. 텅 비운 눈으로 지역의 본질을 보되, 민간의 날카로운 기술력을 빌려 가치를 포착해낸 이번 프로젝트는 관(官) 주도 행정의 한계를 극복한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공은 이 콘텐츠를 받아들일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환대 기강’과 인프라 정비로 넘어갔다.

“항공권 폭등, 배가 답이다”… 스타드림크루즈, 아시아 럭셔리 시장 ‘정면돌파’

스타드림크루즈의 대형 크루즈선 스타보이저호가 푸른 바다 위를 항해하는 모습. 흰색 선체에 별 문양과 ‘STAR VOYAGER’ 영문 로고가 선명하게 보인다.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전략 거점으로 투입된 스타보이저호가 홍콩 빅토리아 하버 입항을 앞두고 항해 중이다. 스타드림크루즈의 핵심 플래그십으로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별 문양과 선체 라인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스타드림크루즈(StarDream Cruises)가 최근 공개한 ‘홍콩 모항(Homeport) 신규 노선’ 전략은 단순한 항로 확장을 넘어선다. 고물가·고환율이라는 파고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아시아 크루즈 업계의 ‘전략적 반격’이자, 여행의 패러다임을 ‘이동’에서 ‘체류’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브랜드 전략을 통해 드러난 그들의 생존 방정식은 명확하다. 비행기 대신 배 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바다 위 5성급 호텔’의 대중화다.

▒ ‘플라이-크루즈’의 역설: 홍콩이 기점이 된 이유

이번 노선의 핵심은 홍콩을 기점으로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기륭을 잇는 5박 6일 여정이다. 스타드림크루즈가 홍콩에 화력을 집중한 이유는 아시아 허브로서의 압도적 접근성 때문이다.

항공기를 타고 홍콩으로 이동해 크루즈에 몸을 싣는 ‘플라이-크루즈(Fly-Cruise)’ 방식은 기존 여행의 고질병인 공항 대기와 이동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춘다. 선내에는 아시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투시한 콘텐츠가 배치됐다. 정통 딤섬부터 K-컬처 공연까지, 배 안을 아시아 문화를 응축한 플랫폼으로 설계한 점이 주효했다.

▒ ‘시성비’와 ‘올인클루시브’의 결합: 고물가 시대의 생존 방정식

스타드림의 논리는 차가울 만큼 현실적이다. 일본이나 동남아 현지 물가가 폭등한 상황에서 숙박, 식사, 엔터테인먼트가 하나로 묶인 ‘올인클루시브(All-Inclusive)’ 모델은 강력한 무기다.

여행객 입장에선 지갑을 열 때마다 환율을 계산하며 위축될 필요가 없다. 소비자가 여행에 쏟는 시간 대비 만족도를 뜻하는 ‘시성비(Time-performance)’ 측면에서도 크루즈는 독보적이다. 잠자는 사이 다음 기항지로 이동하는 구조는 물리적 이동 시간을 휴식으로 치환한다.

▒ 부산항 2026 로드맵의 가늠자: ‘체류형 크루즈’가 남긴 숙제

주목할 점은 우리 부산항의 움직임이다. 부산시는 올해 **‘2026 글로벌 크루즈 관광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447항차 유치를 공언했다.

스타드림크루즈가 홍콩에서 증명한 ‘체류형 크루즈’ 모델은 부산이 지향하는 ‘모항 도시’ 비전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단순히 배를 정박시키는 기항지에 머물지 않고, 관광객을 도시 안으로 끌어들이는 ‘오버나잇(Overnight)’ 콘텐츠의 유무가 향후 동북아 크루즈 패권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데스크 시각] 기항지 콘텐츠 연계가 성패 가른다

스타드림의 기세는 매섭지만 과제도 선명하다. 노선의 화려함이 자칫 ‘선내 고립’으로 이어질 경우, 크루즈는 기항지 경제와 단절된 섬이 될 뿐이다. 스타드림크루즈가 내세운 현지화 전략이 실제 기항지인 오키나와나 기륭의 지역 매력과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릴지가 성패의 관건이다.

아시아 크루즈의 봄,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다.

스타드림크루즈의 행보는 글로벌 크루즈 시장의 무게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탄이다. 텅 비운 눈으로 시장을 보되 매의 눈으로 기회를 낚아채는 그들의 전략은 우리 관광 엄계에도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장밋빛 비전만 읊조릴 것이 아니라, 이 거대한 파도에 올라탈 실질적인 인프라와 기강을 갖추었는가.

4조 매출에도 ‘비상경영’ 선포… 대한항공의 선제적 위기 대응과 정책적 과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하는 모습. 2026년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록
대한항공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고유가·고환율 대응을 위해 4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김미래 기자 ㅣ 미디어원

대한항공(Korean Air)이 1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은 외형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완벽한 성적표’였다. 매출 4조 5,151억 원, 영업이익 5,169억 원.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4%라는 경이로운 폭발력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이 이 화려한 숫자에 환호할 때, 대한항공 경영진은 이달부터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풍요 속의 빈곤이 아니라, 풍요의 정점에서 ‘생존의 갈림길’을 읽어낸 국적 항공사의 처절한 자기 객관화다.

본 그래프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0% 이상, 영업이익 47% 이상의 수직 상승을 보여준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완전한 수요 회복을 넘어 고부가가치 화물과 프리미엄 여객 노선 재배치가 성공했음을 입증한다. 다만, 수익의 정점에서 꺾은선 그래프의 하향 리스크(유가·환율)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비상경영이 선포되었음을 데이터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2026년 1분기 잠정 매출 및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자료 그래프. 매출액 4.5조 원, 영업이익 5,169억 원 달성에 따른 각 지표의 성장률과 증감 추이를 봉여주고 있다.

▒ 중동의 비극이 잉태한 ‘인천공항 환승 특수’의 실체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었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심화되며 두바이(DXB), 도하(DOH) 등 주요 허브공항의 기능이 약화되자, 유럽과 미주를 잇는 글로벌 여객 노선의 기수가 대거 인천으로 향했다.

실제로 지난 3월 한 달간 인천공항 환승객은 전년 대비 27.6% 급증했다. 대한항공은 이 ‘지정학적 틈새’를 놓치지 않았다. 중동 노선의 위험을 피하려는 글로벌 하이엔드 여행객들을 공격적으로 흡수하며 프리미엄 좌석 점유율을 극대화했다. 이는 단순한 여객 수요의 회복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노선을 실시간으로 재배치한 대한항공의 ‘영민한 노선 운용’이 거둔 승리다.

▒ 화물 사업의 ‘AI 고속열차’ 합류와 체질 개선

화물 부문 역시 ‘비수기’라는 항공업계의 오래된 문법을 파괴했다. 전 세계적인 AI 서버 구축 열풍으로 반도체와 고사양 장비 수송 수요가 폭증한 결과다. 여기에 알리·테무로 대표되는 중국발 이커머스 물량의 파상공세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K-뷰티 물동량이 더해지며 화물 매출은 전년 대비 15% 이상 신장했다.

과거 소모품 중심이었던 화물 체질이 고부가가치 장비와 트렌드 상품 위주로 재편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한항공은 단순히 짐을 나르는 운송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혈관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대한항공이 보여준 이 ‘전략적 유연성’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배워야 할 표본이다.

▒ 환율과 유가의 변동성… ‘아차’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다

하지만 이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냉혹한 ‘비용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대한항공이 실적 발표 날 ‘비상벨’을 누른 진짜 이유는 갤런 당 4.5달러를 돌파한 항공유 가격과 요동치는 환율에 있다. 대한항공의 정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유가가 단 $1만 올라도 연간 영업이익에서 455억 원이 증발한다.

환율 역시 마찬가지다. 10원만 변동해도 550억 원의 외화 평가 손익이 춤을 춘다. 1분기에 번 5,000억 원의 이익은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두 괴수가 입을 벌리는 순간, 단 한 분기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조원태 회장이 샴페인 대신 ‘비상경영’이라는 단약(쓴 약)을 선택한 것은, 지금의 호실적이 자생적 성장이 아닌 외부 변수에 의한 ‘골든타임’임을 정확히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 ‘인바운드 3,000만’ 구호와 정책적 실천력의 부재

대한항공의 비상경영은 정부가 공언한 ‘인바운드 3,000만 시대’의 비전이 얼마나 현장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국적 항공사가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비수기 방어에 사활을 거는 동안,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양적 목표’와 ‘장밋빛 숫자’에만 매몰되어 있다.

항공유 세제 혜택이나 환율 변동성 완화를 위한 금융 지원 같은 실질적인 대책 없이 진행되는 행정은 결국 관광 산업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과거의 긴밀했던 민관 협업 대신 지금의 관광 행정은 기업에 비상경영의 짐이 전이되는 실정이다. 본지는 대한항공의 비상경영 선포를 대한민국 관광 정책의 기강을 재점검하라는 ‘준엄한 경고’로 기록한다.

▒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고, 위기 다음엔 더 큰 성공이 기다린다

대한항공의 1분기 찬란했으나 그들의 선택은 차갑고 정직했다. 이번 실적은 대한항공이 ‘운’을 ‘실력’으로 바꿀 준비가 된 기업임을 증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선제적 위기 대응이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세계 10위권의 ‘거대 항공사(Mega Carrier)’로 도약하는 탄탄한 발판이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텅 비우고 보되 매의 눈으로 찌르는 기자의 시각으로 볼 때, 대한항공의 이번 ‘비상경영’은 성공의 정점에서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고통스럽지만 정직한 발걸음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대한항공은 그 해답의 일부를 ‘선제적 자기 성찰’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000 Cities and 1000 Cultures] 피렌체,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의 도시

피렌체 시내 전경과 성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쿠폴라
아르노 강 너머로 펼쳐진 피렌체 두오모의 웅장한 전경.

피렌체의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래 ,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 언젠가 … 함께 올라가 주겠니 ?” “ 언제 ?” “ 음 …10 년 후 ? 준세이 약속해 줄래 ?” “ 좋아 , 약속할게 ”

냉정과 열정 사이는 준세이와 아오이의 대화로 시작된다 . 배경음악은 요시마타 료의 ‘Whole nine yard’. 영화를 사랑하는 , 로맨티스트라 생각하는 분들은 이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지는 정적이며 동적인 느낌이 영화를 지배한다 . 피렌체라는 도시의 역사 때문일까 , 영화 속 건물과 골목 사이는 시간이 앉아 쉬는 듯하다 . 10 년의 오해와 며칠의 재회 , 처음부터 아오이와 준세이는 떨어져 있지 않았다 .

피렌체 두오모를 배경으로 마주 보는 남녀의 사진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준세이와 아오이의 운명적 재회 장면 재구성.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의 도시 , 피렌체

이 영화의 원작은 소설 ‘ 냉정과 열정 사이 ’.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가 실제 연애하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 주제는 사랑 . 츠지 히토나리는 남자 이야기를 에쿠니 가오리는 여자 이야기를 쓴다 . 서로 결정한 것은 대학 시절 애인이지만 헤어졌다는 것 , 10 년 후 피렌체 두오모에서 재회 하지만 두오모의 약속은 잊혀 졌을지도 모른다는 가정 . 이 외는 각자의 자유로 쓰였다 .

소설은 월간 가도가와에 에쿠니 가오리가 한 회를 싣고 다음 호엔 츠지 히토나리가 싣는 것으로 2 년간 연재 되었다 . 이후 남자의 이야기는 Blu, 여자의 이야기는 Rosso 로 출간 되어 스테디 셀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소설이 연재되고 많은 일본인 관광객 ( 특히 남자 ) 이 자전거와 스쿠터를 대여해 피렌체 곳곳을 휩쓸었다는 후문이다 .

냉정과 열정 사이로 연인의 성지라는 호칭을 얻기 전 피렌체는 이미 슬픈 사랑을 간직 하고 있었다 .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은 유명하다 . 호메로스 , 셰익스피어 , 괴테와 더불어 4 대 시성으로 불린 단테 , 신곡은 베아트리체를 바라보는 그의 사랑에서 탄생한다 . 베아트리체와 단테는 단 두 번 조우했다 . 몰락 귀족인 단테는 그 지방 최고의 귀족인 베아트리체와 맺어질 수 없었다 . 단테는 젬마라는 귀족과 결혼을 했고 베아트리체는 바르디 가문의 귀족과 결혼한다 .

베아트리체는 24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 단테는 서른에 정치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지만 음모로 재산을 몰수당하고 망명 생활을 하게 된다 . 그가 힘든 생활 속에서 버티며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베아트리체 때문이다 . 평생을 사랑했지만 한 번도 자신이 소유할 수 없었던 베아트리체 . 그녀에 대한 열정으로 단테는 1321 년 라벤나에서 열병으로 죽기 직전 신곡을 완성했다 . 아름다운 사랑의 도시 피렌체의 이름은 지금도 냉정과 열정사이 , 신곡을 읽을 때 마다 독자를 울린다 .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본 피렌체 일몰 풍경과 다비드 조각상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본 다비드상과 피렌체의 붉은 노을

미켈란젤로 광장 , 피렌체의 노을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첫 장면 . 넓게 펼쳐진 피렌체와 두오모가 보이던 그 풍경 . 피렌체 동남쪽에 위치한 미켈란젤로 광장은 피렌체 시내 전체를 조망 할 수 있는 장소이다 . 영화에서 보이는 풍경은 항공 촬영이다 . 이 장소는 일몰로도 유명하다.

광장의 곳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서 있다 . 관광의 백미인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며 곳곳에 기념품 가게가 있어 기념품을 사기에도 적당하다 . 금강산도 식후경 ! 근처 골목에는 fiori 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며 로스트 비프와 라비올 리가 대표 메뉴다 . 키안티 와인과 로스트 비프 , 여행의 피로가 싹 달아난다 .

이탈리아 피렌체 아르노 강의 베키오 다리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서사가 깃든 피렌체 최고의 명소 베키오 다리

준세이와 아오이 , 단테와 베아트리체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엔 많은 다리가 있다 . 그 중 베키오 다리는 가장 오래된 다리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다리다 .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제회 한 다리이자 준세이가 아파트에서 공방으로 출근하며 건너는 다리이기도 하다 . 2 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이 다른 다리는 모두 폭파 했지만 이 다리만은 남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

다리 중앙에는 금속 세공가로 유명한 벤베누티 첼리니의 흉상이 있다 . 흉상 아래는 자물쇠들이 달려있는데 연인들이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를 아르노 강에 던진다고 한다 . 단테와 베아트리체와 같이 풀리지 않는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 시에서는 50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 베키오 다리는 여느 다리와는 다르다 .

금은 세공점이 늘어서 있어 다리를 건너는 느낌 보다는 거리를 걷는 느낌이 드는 다리다 . 16 세기부터 금은 세공점이 들어섰는데 지금도 금은 세공점이 많아 당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 다리를 건너다 지칠 때 , 이태리의 명물 젤로또 가게가 눈에 띈다 .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붉은 돔과 대리석 벽면 사진
브루넬레스키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두오모 쿠폴라의 정교한 외관

10 년의 기다림 ,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 피렌체의 두오모는 모든 연인의 성지래 ,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

거리의 중심에는 피렌체 두오모가 있다 . 준세이는 10 년이 지난 후 두오모의 꾸뽈라에 올라 아오이를 기다린다 . 흰색 벤치에 앉아 피렌체를 외롭게 바라보는 준세이 , 일어서려는 순간 마주치는 아오이 . 둘의 재회는 운명 적이었다 . 마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두 연인처럼 .

이 아름다운 성당은 녹색 , 흰색 , 붉은색의 천연 대리석을 사용했고 짓는데 무려 128 년 가량 걸렸다고 한다 . 특히 두오모 내부의 천장화는 두오모를 대표한다 . 이 천장은 브루넬레스키가 판테온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 천장에 그려진 벽화 최후의 심판은 바사리의 작품 이지만 이후 추카피에 의해 완성 되었다 . 꾸뽈라를 오르는 길은 계단으로 이루어져있다 .

총 계단의 숫자는 414 개 , 대부분 여행자들은 숨이 턱까지 차서야 꾸뽈라에 도착한다 . 아름다운 피렌체의 모습을 보기위해 치르는 가격으론 참 저렴하다 . 꾸뽈라에 오르면 준세이가 앉아서 한 숨 짓던 벤치가 있다 . 남자라면 자신의 아오이를 기다리는 맘으로 앉아 보아도 좋은 추억이 된다 . 꾸뽈라를 올라가는 관광객이 많으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하지만 한 번 올라가면 잊지 못할 추억이 아로 새겨진다 .

두오모 뒤 중앙시장에는 한국인 관광객에게 유명한 음식점이 있다 . 여러 음식점이 있지만 추천하고 싶은 곳은 가리발디다 . 이곳의 대표 메뉴는 티본 스테이크 . 중앙시장에서 SMN 역 반대 방향 시장 끝에 위치하고 있다 . 조용한 분위기에서 티본 스테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최고의 장소 ! 와인은 추천을 부탁해도 친절하게 추천해준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오래된 중세풍 좁은 골목길 풍경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매력을 풍기는 피렌체 특유의 돌길 골목

처음 손 잡던 그 순간을 기억하나요 ? Piazza G. Poggi

두오모에서 재회한 준세이와 아오이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 어색하게 걷는 두 사람의 앞 , 작은 무대에서 첼로 연주가 들려온다 . 두 사람이 첫 키스를 할 때 그 곡이 … .

학교 교정 , 셔츠 한 쪽이 빠져나와있고 항상 같은 부분을 틀리는 첼리스트 . 그 음악을 들으며 둘은 첫 키스를 나눈다 . 포찌광장 강변 어색하게 서 있는 둘에게 운명 같은 그 연주가 들려온다 . 둘의 손을 포개지고 , 아오이가 신청한 이 곡은 운명이 아닌 필연임을 알게 된다 . 이 무대는 작은 광장 같은 곳인데 촬영 시에는 풀밭에 무대를 설치했다 . 이곳에서 바라보는 강가의 풍경은 아름답다 . 냉정과 열정사이의 팬이라면 들러 볼만 하다 .

” 기적 같은 것은 쉽게 일어나지 않아 . 우리들에게 일어난 기적은 네가 혼자서 기다려 주었다는 거야 . 마지막까지 냉정했던 너에게 난 뭐라 해야 할까 . 어떻게 해야 가슴속 빈 곳을 채울 수 있을까 . 나는 과거를 뒤돌다 볼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 기대만 할 것이 아니라 … 현재를 살아가지 않으면 안돼 . 아오이 … 너의 고독한 눈동자에 다시 한 번 나를 찾을 수 있게 된다면 …… 그 때 나는 너를 …… ” – 준세이

아오이 ( 碧 ), 아가 ( 赤 ) 타 준세이 . 열정의 붉음 , 냉정의 푸름 . 열정과 냉정사이의 열정과 냉정은 다름이 아닌 같음 , 동시에 반대편에 서 있다 . 붉고 푸르고 흰 두오모의 모습에서 우리는 냉정과 열정을 느꼈을까 ? 사랑과 예술 그리고 시간이 공존하는 피렌체의 모습에서 냉정과 열정 그 사이를 떠올려 본다 .


[피렌체 여행 정보 업데이트] ■두오모 등정은 사전 온라인 예약이 필수이며 통합 패스 가격은 35유로 선이다. ■베키오 다리 자물쇠 부착은 금지되며 위반 시 100유로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다. ■티본 스테이크 시내 평균 시세는 1kg당 60~80유로 선이다. ■시내버스는 별도 티켓 없이 신용카드 태그로 결제가 가능하다.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편집부

미국관광청의 AI 승부수, ‘ATB 플랫폼’이 바꿀 트래블 테크의 미래와 과제

미국 전역 여행 경로와 실시간 데이터 분석 그래프를 보여주는 ATB 플랫폼 대시보드
AI는 미국 전역의 여행 흐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이동 경로와 수요 분산 전략을 제시한다.

마인드트립 엔진 기반의 실시간 컨텍스트 분석… 2026년 대형 호재 대응용 ‘데이터 마케팅’ 가속화

이정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전 세계 관광 산업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격랑 속에 놓여 있는 가운데, 브랜드 USA(이하 미국관광청)가 한국 여행업계와의 동행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AI 플래닝 허브’였다.

미국관광청은 지난 8일, AI 기반 여행 플랫폼 ‘마인드트립(Mindtrip)’과 협업하여 구축한 ‘아메리카 더 뷰티풀(America the Beautiful, 이하 ATB)’ 플랫폼의 국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대규모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기술 기반의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기술적 변곡점: LLM과 실시간 데이터의 유기적 결합

이번에 소개된 ATB 플랫폼의 핵심 역량은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생성형 AI의 차원을 넘어선다. 마인드트립 엔진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실제 예약이 가능한 실시간 여행 데이터를 매싱(Meshing)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기존의 여행 검색 방식이 사용자가 수많은 필터를 설정하고 결과를 필터링하는 ‘수동적 검색’이었다면, ATB의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자연어 쿼리(Query)에 담긴 ‘맥락(Context)’을 읽어낸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하며 66번 국도변의 역사적인 모텔을 체험하고 싶다”는 복합적인 요구사항에 대해, AI는 미국 전역의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숙박 데이터베이스를 실시간으로 대조하여 최적의 경로를 생성한다. 이는 여행사 실무자들에게 상품 기획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는 동시에, 개인화된 맞춤형 일정 제안서(Itinerary)를 즉각 도출할 수 있는 강력한 생산성 도구가 된다.

■ 2026년 ‘미주 여행의 황금기’를 향한 데이터 전략

미국관광청이 지금 이 시점에 AI 트레이닝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2026년에 집중된 메가 이벤트들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건국 250주년(America 250)을 필두로, ‘머더 로드(Mother Road)’로 불리는 66번 국도 개통 100주년, 그리고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FIFA 월드컵 개최까지, 향후 2년은 미주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슈퍼 사이클’이다.

방대한 규모의 여행객이 유입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병목 현상과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TB 플랫폼은 ‘데이터 분산 기술’을 차용한다. 특정 지역에 집중된 수요를 AI가 인지하고, 실시간으로 대체 가능한 목적지나 최적의 이동 동선을 제안함으로써 여행 상품의 품질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한국 여행사들로서는 이러한 기술적 인프라를 활용해 단순한 패키지 상품을 넘어, 고부가가치의 ‘테마형 맞춤 상품’을 선제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AI 기반 여행 플랫폼 ATB 플래닝 허브 인터페이스 화면과 실시간 여행 일정 생성 기능
마인드트립 엔진 기반 ATB 플랫폼은 자연어 입력만으로 실시간 여행 일정과 예약 데이터를 동시에 생성한다.

■ 한국 시장 특화 전략: 온·오프라인 믹스와 지역 협업

이번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기술적 접근만큼이나 운영 방식에서도 치밀함을 보인다. 4월 온라인 웨비나를 통해 약 200명의 업계 관계자에게 기술적 기초를 전파하고, 5월 오프라인 세미나에서 20여 명의 핵심 실무자를 대상으로 딥다이브(Deep-dive) 세션을 진행하는 방식은 ‘대중적 확산’과 ‘전문가 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8월과 9월에 예정된 2차 과정은 스포츠 테마와 미주 현지 지역 관광청들과의 직접적인 협업을 예고하고 있어,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 모델과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국내 여행업계가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활용해 독자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은 본질적 과제

하지만 기술적 진보가 반드시 시장의 성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발행인으로서 필자가 강조해온 ‘현장 중심의 기획’이 결여된 AI 결과물은 자칫 건조한 정보의 나열에 그칠 수 있다.

첫째,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 문제다. AI의 고질적인 한계인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현지 사정에 정통한 기획자의 검수가 필수적이다. 둘째, 기술적 격차에 따른 양극화 문제다. 대형 여행사들은 AI 플랫폼 연동을 통해 빠르게 DX를 달성할 수 있지만, 중소 여행사들이 이 파고를 넘기 위해선 보다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결국 미국관광청의 이번 시도는 한국 여행업계에 던져진 ‘디지털 체질 개선’이라는 거대한 숙제와 같다. AI가 짜준 일정에 기획자의 영혼을 불어넣고, 고물가·고환율 시대에 부합하는 실질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은 이제 우리 업계의 몫이다.

2026년 대장정을 앞두고 이번 ATB 프로그램이 한국 여행 시장의 기술적 자생력을 높이는 진정한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심층리포트] 韓 감시정찰의 ‘눈’ 떴다… 대한항공, 전략급 MUAV 1호기 출고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 격납고 내부에 전시된 국산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양산 1호기의 실물 상세 측면 사진. 밝은 조명 아래 웅장한 격납고 천장 트러스 구조를 배경으로, 긴 날개를 펼친 MUAV 1호기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회색 동체와 측면에는 ‘중고도정찰용무인항공기(MUAV) 1호기 출고’라는 한글 문구와 함께 로고들이 새겨져 있다. 동체 하단에는 구형 탐지 센서 하우징이 장착되어 있으며, 동체 뒤쪽의 랜딩 기어와 위쪽으로 긴 날개의 구조가 명확하게 보인다. 무인기 왼쪽 뒤로는 다른 군용 차량과 파란색 백드롭이 일부 보인다.
[K-방산의 새로운 눈] 실물이 최초 공개된 대한항공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양산 1호기의 측면 모습. 동체 하단의 탐지 센서와 긴 날개가 인상적이다. 고도 10km 이상에서 장시간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이 자산은 ‘K-리퍼’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사진 = 미디어원 제공

고도 10km서 24시간 감시… ‘K-리퍼’ 시대 개막

-대한항공, 단순 제조 넘어 ‘체계종합’ 방산 리더십 입증
-대한항공이 한국군의 독자적 전략 정찰 자산이 될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양산 1호기를 출고하며, -K-방산의 영역을 ‘타격’에서 ‘지능형 감시’로 확장하는 분기점을 마련했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 기자

대한항공은 8일 부산 강서구 테크센터에서 방위사업청, 합동참모본부, 공군,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민·관·군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MUAV 양산 1호기 출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번 1호기 출고는 한국의 무인기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인 ‘MALE(중고도 장기체공)’급에 도달했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 ‘보이지 않는 감시자’… 전장의 판도를 바꾸다

이번에 공개된 MUAV는 길이 13m, 날개폭 26m의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1,2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을 탑재해 고도 10~12km 상공에서 24시간 이상 연속 비행이 가능하다.

군사적으로 MUAV는 단순한 ‘드론’을 넘어선다. 미군의 주력 무인기인 ‘MQ-9 리퍼’와 비견되는 스펙으로, 적진 깊숙한 곳의 전략 표적을 실시간 영상 및 신호 정보로 수집한다. 수백 km의 작전 반경을 가진 MUAV는 한국군이 북한 전역을 24시간 중단 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독자적 눈’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격납고 무대 중앙에 전시된 중고도 무인기(MUAV) 1호기와 이를 지켜보는 수백 명의 참석자들.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 격납고에서 열린 MUAV 양산 1호기 출고식 전경.

■ 대한항공의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역량 결집

이번 사업의 핵심은 대한항공의 ‘체계종합(System Integration)’ 능력이다. 대한항공은 기체 설계와 생산을 넘어, 국내 방산 생태계의 정점을 통합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LIG넥스원의 탐지 센서, 한화시스템의 데이터링크 및 지상통제체계 등을 하나의 유기적인 플랫폼으로 융합해 실전 운용이 가능한 완성형 체계로 탄생시켰다. 이는 항공우주 전문 기업으로서 대한항공이 보유한 독보적인 엔지니어링 역량이 증명된 대목이다.

[인포그래픽] K-방산의 새로운 눈, 무인기(UAV) 현주소

🚀 대한항공 기술 위상: 세계 TOP 10 진입

  • 체계종합 역량: 기체 설계부터 제어 시스템까지 통합 관리하는 국내 유일 기술
  • 글로벌 위상: 미국, 이스라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MALE급 독자 개발국
  • 국산화율: 95% 이상 달성으로 독자적 개량 및 해외 수출 기반 확보
구분 기종 주요 역할 제작사
고고도(HUAV) 글로벌호크 전략 정찰 (고도 20km) 美 노스럽그루먼
중고도(MUAV) KUS-FS (1호기) 전략 표적 감시 (고도 10km) 대한항공
군단급 차기 군단급 전방 군단 감시 KAI

■ 2025년 초 실전 배치… ‘먼저 보는 군대’로

출고된 1호기는 이미 도장 및 기본 조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비행 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7월부터 공군 운용부대와의 통합 시험을 거친 뒤, 2025년 초 공군에 공식 인도될 계획이다.

그간 K-방산이 전차와 자주포 등 ‘타격 자산’ 중심이었다면, MUAV는 정보·감시·정찰(ISR) 영역의 완성이다. 전쟁은 먼저 보는 쪽이 이긴다. 이제 한국군은 ‘쏘는 군대’를 넘어 ‘먼저 보는 군대’로의 진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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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하얏트와 해운대암소갈비의 ‘기묘한 운동회’… 부산 관광의 생존법을 묻다

여행레저신문 ㅣ이가온기자

럭셔리 호텔의 대명사인 파크 하얏트의 직원들과 부산 식도락의 성지 해운대암소갈비집의 직원들이 한데 엉켜 줄다리기를 하고 박을 터뜨린다. 지난 4월 10일 부산에서 펼쳐진 이 ‘기묘한 운동회’는 단순히 지역 사회에 기부금을 내놓기 위한 요식 행위가 아니다. 이것은 소멸해가는 지역 관광의 위기 속에서 글로벌 거대 자본과 토착 자본이 어떻게 ‘로컬 연대’라는 새로운 생존 방정식을 풀어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 럭셔리의 ‘탈(脫)권위’, 골목으로 내려온 하얏트

그동안 글로벌 체인 호텔들은 지역 사회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표준화된 매뉴얼과 고급스러운 ‘커튼월’ 뒤에 숨어, 투숙객들에게만 허락된 그들만의 성(城)을 구축하는 것이 럭셔리의 미덕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크 하얏트 부산은 이번 ‘부산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그 성벽을 스스로 허물었다.

이들이 선택한 파트너가 ‘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1964년 문을 연 이 노포는 부산의 정체성 그 자체다. 하얏트가 화려한 조명과 대리석으로 무장했다면, 암소갈비집은 연기와 세월의 흔적으로 무장했다. 이 극단적인 두 브랜드가 ‘운동회’라는 가장 서민적이고 원초적인 소통 방식을 택했다는 것은, 럭셔리 호텔이 이제는 ‘권위’가 아닌 ‘친밀감’을 통해 지역에 뿌리내리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 ‘플로깅’에서 ‘운동회’로, 관계의 밀도를 높이다

많은 기업이 사회공헌(CSR)을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 사진 찍기에 그친다. 그러나 파크 하얏트 부산의 프로젝트는 ‘밀도’가 다르다. 지난해 해운대 백사장을 함께 쓸던 ‘플로깅’ 활동이 가벼운 첫인사였다면, 이번 운동회는 서로의 땀 냄새를 맡으며 유대감을 확인하는 본격적인 ‘스킨십’이다.

산업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관계의 진화는 ‘로컬 생태계 거버넌스’의 탄생을 예고한다. 운동회에 참여한 수많은 부산 외식 브랜드들은 향후 호텔 패키지의 협업 대상이 되고, 식재료 공급처가 되며,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호텔이 추천하는 ‘진짜 부산 리스트’가 된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가 거대한 담장 안에서 모든 소비를 수직 계열화하여 해결하려 할 때, 파크 하얏트 부산은 지역 소상공인들과 수평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관광 클러스터’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 유기견 기부, ‘펫캉스’ 시대를 향한 정교한 포석

이번 행사를 통해 모인 2,010,000원이 유기견 보호단체 ‘안성평강공주’에 전달된 과정 역시 정교한 비즈니스 감각이 돋보인다. 현재 대한민국 여행 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이다. 럭셔리 호텔 투숙객 중 상당수가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층임을 고려할 때, 유기견 구조 및 돌봄 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호텔의 이미지는 그 어떤 화려한 광고보다 강력한 예약 유인책이 된다. 기부는 선행인 동시에, 타깃 고객의 가치 소비 지점을 정확히 공략하는 마케팅 활동인 것이다.

■ 이가온 기자가 본 시각: “부산이 살아야 하얏트도 산다”

지방 소멸의 위기는 관광 산업에도 직격탄이다. 부산의 맛집들이 사라지고, 지역 상권이 무너지면 아무리 화려한 호텔이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 파크 하얏트 부산의 ‘부산살리기 프로젝트’는 그래서 ‘공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정론직필의 시각에서 이번 운동회를 분석하자면, 이것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지역 자본의 결집’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기획력과 지역 브랜드의 서사가 만나 ‘부산’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가온 수석 기자는 이번 프로젝트가 부산을 넘어, 전국의 침체된 관광 도시들이 글로벌 자본과 어떻게 공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결국, 승자는 담장을 높게 쌓는 자가 아니라, 운동장에서 함께 구르는 자가 될 것이다. 파크 하얏트 부산이 던진 ‘운동회 공’은 이제 부산 전역의 관광 브랜드를 깨우는 신호탄이 되었다.

[특집]”지역이 살아야 호텔이 산다”… 파크 하얏트 부산이 노포(老鋪)와 함께 운동장으로 나선 이유

Park Hyatt Busan - Sports Day with Busan F&B Brands

여행레저신문 ㅣ 이가온기자 

글로벌 호텔 체인이 담장을 허물고 지역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단순히 고급스러운 객실과 서비스를 판매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호텔은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도시의 문화를 대변하고, 지역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 플랫폼’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그 최전선에서 파크 하얏트 부산이 보여주는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10일, 파크 하얏트 부산은 부산의 상징적 외식 브랜드인 ‘해운대암소갈비집’과 손잡고 ‘부산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봄 운동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사내 행사가 아니었다. 부산 지역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상생’이라는 기치 아래 모여 스포츠를 통해 유대감을 쌓고, 그 수익금을 지역 사회의 소외된 곳에 환원하는 고도의 ‘로컬 브랜딩’ 전략이 숨어 있다.

■ ‘초현지화(Hyper-Localization)’: 글로벌 브랜드의 생존 공식

전 세계적으로 럭셔리 호텔 업계는 ‘초현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디즈니나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표준화된 즐거움을 제공했다면, 파크 하얏트와 같은 하이엔드 호텔은 ‘그 지역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파크 하얏트 부산이 ‘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로컬 노포와 공동 주최를 택한 것은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다. 해운대암소갈비집은 부산 사람들에게는 자부심이며, 외지인들에게는 반드시 경험해야 할 로컬의 정수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브랜드와 수평적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투숙객들에게 “우리는 부산의 심장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강력한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이는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대형 테마파크가 외부와 단절된 ‘환상의 섬’을 구축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로, 도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로 간주하는 선진국형 관광 모델에 가깝다.

■ 플로깅에서 운동회까지: 관계의 ‘지속성’이 만드는 힘

이번 프로젝트의 진정한 가치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지난해 해운대 일대에서 진행된 플로깅(Plogging) 활동으로 시작된 이들의 연대는 올해 ‘봄 운동회’라는 참여형 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진화했다.

산업적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느슨한 연대’가 ‘강력한 커뮤니티’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환경 보호라는 거대 담론에서 시작해, 이제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스포츠를 즐기는 단계로 올라선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간의 유대감은 향후 공동 마케팅, 협업 패키지 개발 등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이번 운동회에 참여한 부산 기반의 다양한 외식 브랜드들은 단순한 참가자를 넘어, 지역 관광 자원의 핵심 파트너들이다. 이들이 형성한 네트워크는 부산 관광 산업의 체력을 키우는 ‘풀뿌리 거버넌스’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기부를 넘어선 ‘사회적 임팩트(Social Impact)’

이번 행사를 통해 조성된 기부금 2,010,000원이 유기견 보호단체 ‘안성평강공주’에 전달된 점도 정론직필의 시선으로 짚어볼 대목이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흔히 선택하는 취약계층 현금 지원이나 물품 전달에서 벗어나, ‘유기견 구조 및 돌봄 환경 개선’이라는 구체적이고 트렌디한 사회 문제를 타깃팅했다.

이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펫캉스’족이 늘어나는 관광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는 호텔이라는 이미지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브랜드 호감도로 작용한다. 결국, 기부 행위 자체가 고도의 마케팅이자 진정성 있는 브랜드 가치 제고 활동이 되는 셈이다. 파크 하얏트 부산은 지역의 아픔(유기견 문제)을 지역의 브랜드들과 함께 해결함으로써, 부산이라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 ‘부산살리기’의 정석(正道)

지역 경제 활성화는 정부의 보조금이나 대규모 토목 공사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파크 하얏트 부산이 보여준 모델처럼, 지역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연대할 때 진정한 동력이 발생한다.

파크 하얏트 부산 관계자는 “지역 브랜드와 함께하는 작은 실천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작은 실천’들이 모여 거대한 파도를 만드는 과정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로컬 상생의 모습이다.

[기획리포트] 2026 벚꽃 지도의 변혁: 핸들을 잡고 일본의 ‘속살’로, 소도시 렌터카 기행

후지산 배경의 벚꽃과 녹차 밭 전경 사진
시즈오카 이와모토야마 공원에서 바라본 후지산과 벚꽃, 녹차 밭의 삼위일체 풍경.

도쿄의 인파에 치이고 오사카의 줄 서기에 지친 여행자들이 이제 일본의 ‘진짜’ 모습이 남겨진 소도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2026년 봄, 일본 소도시 렌터카 검색량이 전년 대비 최대 212% 폭증한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점(Spot)에서 점으로 이동하던 단절된 여행이, 렌터카라는 수단을 통해 마을과 마을을 잇는 선(Route)의 여행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후지산의 정령이 머무는 차(茶)의 고향, 시즈오카

도쿄와 나고야 사이, 그저 스쳐 지나가기엔 시즈오카가 품은 서사가 너무도 깊다. 이곳은 에도 막부의 기틀을 닦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유년기를 보내고 노년을 마무리한 ‘쇼군의 안식처’다. 렌터카를 몰고 니혼다이라 로프웨이 근처에 차를 세우면, 화려한 조각과 금박으로 장식된 ‘구노잔 도쇼구’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쇼군이 사랑했던 이 땅은 봄이 되면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렌터카가 없다면 접근조차 힘든 고지대인 이와모토야마 공원에 올라보자. 광활하게 펼쳐진 초록빛 녹차 밭 위로 분홍색 벚꽃 터널이 이어지고, 그 너머로 만년설을 머금은 후지산이 압도적인 위용으로 서 있다. 이 삼위일체의 풍경은 오직 시즈오카에서만 허락된 사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시내의 ‘아오바 오뎅 거리’에서 검은 국물의 오뎅을 맛보는 것도 좋지만, 기동력을 확보한 여행자라면 유이 항구로 향해야 한다. 오직 이 지역 앞바다에서만 잡히는 생멸치(나마시라스)와 벚꽃새우(사쿠라에비) 튀김은 입안 가득 시즈오카의 봄 바다를 전해준다.

미야코지마 이라부 대교를 달리는 자동차 내부 시점 사진
미야코 블루’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이라부 대교 드라이브 코스.

■ ‘미야코 블루’를 가르는 에메랄드빛 질주, 미야코지마

오키나와 본섬에서 비행기로 45분, 투명도가 압도적인 바다를 품은 미야코지마는 최근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가장 뜨거운 감자다. 산이 없고 강이 없어 빗물이 산호초 지층을 통해 바다로 바로 흘러들기 때문에, 이곳의 바다는 ‘미야코 블루’라는 고유 명사를 얻을 만큼 투명하다.

미야코지마 여행의 백미는 단연 이라부 대교 드라이브다. 일본에서 가장 긴 무료 다리(3,540m) 위를 달릴 때, 창밖으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마치 하늘 위를 달리는 듯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섬의 벚꽃은 우리가 흔히 아는 왕벚나무와 달리 진한 분홍색의 ‘칸히자쿠라’다. 1월 말부터 시작해 3~4월까지 이어지는 이 이국적인 꽃의 향연은 열대식물원 산책로에서 정점을 찍는다.

출출해질 즈음엔 면 아래에 고기 고명을 숨겨 내놓는 ‘미야코 소바’ 한 그릇을 권한다. 과거 가난했던 시절, 손님에게 고기를 대접하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 했던 섬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서린 음식이다. 후식으로는 당도 높은 애플망고를 곁들이면 섬 여행의 퍼즐이 완성된다.

■ 신화와 화산의 기개가 서린 규슈 남부, 가고시마와 미야키지

규슈 남부는 일본 건국 신화의 배경이자 근대화의 주역인 사쓰마 번의 기개가 서린 곳이다. 가고시마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사쿠라지마 화산은 지금도 연기를 뿜어내며 도시의 생명력을 증명한다. 번주의 별장이었던 ‘센간엔’에 서면 화산을 정원의 ‘산’으로, 바다를 ‘연못’으로 삼은 차경(借景) 기법의 극치를 만날 수 있다.

렌터카를 타고 미야자키로 넘어가면 풍경은 서사로 바뀐다. 300여 개의 고분이 흩어진 사이토바루 고분군은 봄이 되면 2,000그루의 벚꽃과 30만 송이의 유채꽃이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 완만한 언덕길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노란색과 분홍색의 대비는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곳의 미식 또한 강렬하다. 가고시마의 흑돼지(쿠로부타) 돈카츠는 지방의 단맛이 일품이며, 미야자키의 원조 치킨난반은 상큼한 식초 소스와 타르타르 소스의 조화로 여행자의 피로를 씻어준다.

일본 도로 위 빨간색 역삼각형 일시정지 표지판 사진
일본 운전 시 반드시 숙지해야 할 ‘토마레(일시정지)’ 표지판.

■ 벚꽃 시즌의 역설, ‘성숙한 드라이버’가 되는 길

벚꽃 시즌은 일본인들에게도 신성한 시기다. 3월 말부터 시작되는 봄방학은 전국적인 ‘꽃구경 대이동’을 부른다. 따라서 인기 소도시의 렌터카는 최소 세 달 전부터 예약이 완료된다. 만약 차량을 확보했다면, 이제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는 ‘심리전’이 필요하다.

벚꽃 나무 아래 주차된 일본 렌터카 사진
일본 소도시 여행의 필수품이 된 렌터카와 정돈된 주차장 풍경.

일본의 도로는 우리와 반대인 좌측통행이다. 특히 소도시의 좁은 골목길에서는 벚꽃에 눈이 팔려 전방 주시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역삼각형 빨간 표지판인 ‘토마레(止まれ)’다. 정지선 앞에서 바퀴가 완전히 멈춰야 하며, 3초간 좌우를 확인하지 않으면 현지 경찰의 엄격한 단속 대상이 된다. 또한, 노상 주차가 금지된 일본 문화상 벚꽃 명소 주변에 잠시라도 차를 세우는 것은 큰 실례다. 반드시 ‘P’ 표시가 된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미야자키 고분군 언덕에 핀 유채꽃과 벚꽃 풍경 사진
미야자키 사이토바루 고분군을 수놓은 유채꽃과 벚꽃의 향연.

기자의 시각: 이제 일본 여행은 ‘남들이 가는 곳’을 복제하는 단계를 지나,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단계로 진입했다. 렌터카는 그 지도를 완성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다만, 소도시의 여유를 즐기러 간 만큼 현지의 교통 법규와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가 수반되어야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올봄, 핸들을 잡고 당신만의 벚꽃 지도를 그려보길 권한다.


[도움말: 호텔스컴바인] 봄 시즌 렌터카 수요 확대에 발맞춰 렌터카 상품 예약 고객 대상 네이버페이 포인트 증정 이벤트를 운영 중이며, 특히 오는 4월 1일부터는 지급 혜택을 3만 원 상당으로 대폭 상향해 여행객들의 비용 부담을 더욱 낮출 예정이다.

[데스크 칼럼] ‘성지’의 배신? 아니, 언론의 무지가 부른 ‘뒷북’ 치앙마이 대기오염 보도

태국 치앙마이 타패 문 너머로 보이는 연례적인 산불 연무와 버닝 시즌 대기오염
[기사 이미지] 타패 문을 감싼 자욱한 스모그. 치앙마이 버닝 시즌은 '이례적 사태'가 아닌 매년 3~4월 반복되는 구조적 재난이다.

매년 반복되는 치앙마이 ‘버닝 시즌’, 이례적 재난인 양 묘사하는 무검증 보도 지적해야

이정찬 발행인 ㅣ 여행레저신문

최근 모 경제지가 태국 치앙마이의 대기오염 실태를 보도하며 “한국인 한 달 살기 성지였는데… 최악 공기에 몸살”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내걸었다. 마치 평온하던 관광지에 갑작스러운 재앙이 닥친 듯한 뉘앙스다. 하지만 이 보도를 접한 현지 교민들과 베테랑 여행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 치앙마이가 겪고 있는 ‘숨 막히는 공기’는 어쩌다 발생한 돌발 사고가 아니라, 매년 2월 말부터 4월까지 어김없이 반복되는 악명 높은 버닝 시즌(Burning Season)’이기 때문이다.

검증 없는 ‘받아쓰기’, 독자를 기만하는 보도

치앙마이의 대기오염은 수십 년간 지속된 구조적 재난이다. 파종기를 앞둔 농가의 화전(火田) 농법과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이 맞물려 발생하는 이 현상은, 여행 커뮤니티 사이에서 “3~4월의 치앙마이는 인간이 살 곳이 아니다”라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향력 있는 주요 경제지가 마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양 “지금 공기가 나쁘다”고 뒷북을 치는 것은 기자의 취재력 부재와 현지 사정에 대한 몰이해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는 독자들에게 “올해만 유독 나쁜 것”이라는 착각을 심어줄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데이터’가 증명하는 연례행사, 언론만 몰랐나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보도의 논조는 더욱 궁색해진다. 지난 수년간 3~4월 치앙마이의 대기질 지수(AQI)는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상시 1, 2위를 다퉈왔다. 태국 정부가 올해도 1월부터 5월 말까지 ‘야외 소각 전면 금지령’을 내리고 위반 시 최대 징역 20년이라는 강수를 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현명한 장기 체류자들은 이 시기 치앙마이를 떠나 남부 섬 지역으로 ‘스모그 피난’을 떠난다. ‘성지’가 아니라 ‘호흡기 질환의 온상’으로 변하는 시기임을 알기 때문이다.

기자는 ‘타이핑’이 아니라 ‘맥락’을 써야 한다

언론의 역할은 단순히 실시간 대기질 지수나 외신 토막 뉴스를 베껴 나르는 것이 아니다. 해당 현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반복되는 위험인지 정확한 맥락을 짚어줘야 한다.

“성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식의 감성적이고 단편적인 접근은, 현지 사정을 모르는 예비 여행자들을 미세먼지 사지로 내모는 무책임한 정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아니라, “매년 3~4월의 치앙마이는 여행 금지 구역에 가깝다”는 정직하고 구체적인 경고다.

검증 없는 기사는 미세먼지보다 해롭다. 해당 경제지를 비롯한 언론들은 이제라도 실적 위주의 ‘받아쓰기’ 보도 관행에서 벗어나, 사실 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독자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정론직필의 자세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시리즈 ②] 서울드래곤시티 ‘인 스타일’, 기분 좋은 가격으로 여는 스마트 다이닝의 정석

밤하늘 아래 조명이 빛나는 서울드래곤시티의 현대적인 트윈 타워와 노보텔 앰배서더 건물 전경.
용산의 스카이라인을 재편한 서울드래곤시티의 웅장한 야경. 스마트 호텔 라이프의 상징적 공간이다.

[특별기획] 우리 곁으로 들어온 호텔 라이프의 재발견: ‘Normal Rate’의 성벽을 허물다

“비싼 호텔이 아니라, ‘잘 고른’ 호텔이 필요한 시대”

호텔은 더 이상 특별한 날에만 높은 성벽을 넘어야 하는 사치재가 아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인당 20만 원이 넘는 고가 뷔페에 매달리거나, 정가(Normal Rate)를 다 지불하며 호텔을 이용하곤 한다. 이는 일종의 관성적인 소비일 뿐, 가장 세련된 선택이라 보기는 어렵다.

따뜻한 조명 아래 베이지 톤 테이블에서 정갈한 뷔페 요리를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의 식사 장면.
격식은 갖추되 분위기는 여유로운 ‘인 스타일’만의 다이닝 공간. 세련된 호텔 라이프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번 특집 시리즈는 호텔 라이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단순히 가격이 낮은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호텔이 보유한 최적의 레스토랑, 분위기 있는 와인바, 합리적인 숙박 조건, 그리고 실속 있는 패키지 상품을 스마트하게 결합하여 일상처럼 호텔을 드나들게 만드는 ‘경험의 대중화’가 목적이다.

현명하고 효율적인 소비가 곧 가장 세련된 이용법이 되는 시대. 호텔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독자에게는 기분 좋은 환대를 선사하는 건강한 호텔 향유법의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시리즈 ②] 서울드래곤시티 ‘인 스타일’, 기분 좋은 가격으로 여는 스마트 다이닝의 정석

용산의 스카이라인을 장악한 서울드래곤시티(Seoul Dragon City)는 4개의 호텔 브랜드가 결합된 거대 단지인 만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도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도 이비스 스타일 7층에 자리한 캐주얼 뷔페 **‘인 스타일(In Style)’**은 ‘문턱 낮은 호텔 라이프’를 상징하는 가장 매력적인 공간이다.

서울드래곤시티 인 스타일 뷔페의 대표 메뉴인 동파육, 스테이크, 깐쇼새우가 담긴 고화질 플레이팅 사진.
입안에서 보들보들하게 녹아내리는 저온 조리 동파육과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 ‘인 스타일’ 미식의 핵심이다.
■ 기분 좋은 가격으로 여는 호텔 다이닝의 문

많은 이들이 호텔 뷔페라고 하면 심리적 거리감을 먼저 느끼곤 하지만, 인 스타일은 평일 런치 기준 3만 5천 원이라는 파격적인 문턱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호텔의 서비스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고도의 서비스 설계다. 호텔의 품격은 유지하면서 접근성을 극대화하여, 일상적인 점심 식사나 가벼운 모임조차 호텔 다이닝의 영역으로 기분 좋게 끌어들였다.

■ 보들보들한 식감 속에 담긴 호텔 셰프의 내공

가격을 낮췄다고 해서 요리의 완성도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인 스타일의 테이블 위에는 화려한 가짓수 대신 ‘진짜 손이 가는 메뉴’들이 알차게 포진해 있다.

셰프가 즉석에서 구워내 육즙을 가득 머금은 스테이크는 라이브 스테이션의 열기를 그대로 전하며, 부드러운 양념이 속까지 깊게 배어든 동파육은 입안에서 ‘보들보들’하게 녹아내리는 최상의 식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감칠맛 나는 깐쇼새우와 정갈한 초밥, 그리고 신선함이 살아있는 훈제 연어까지 곁들이면 여느 고가 뷔페 못지않은 만족감을 준다.

특히 호텔 베이커리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각종 디저트와 진한 커피 한 잔은 이 식사가 단순한 끼니를 넘어선 ‘환대’임을 증명한다.

■ 뷔페를 넘어 와인바와 숙박으로 이어지는 세련된 동선

인 스타일의 진짜 매력은 여기서 아낀 예산으로 누리는 **’심리적 여유’**에 있다. 2인 기준 10만 원 안쪽으로 식사를 해결한 영리한 소비자라면, 호텔이 정성껏 준비한 다양한 와인 리스트에 눈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한 곳에 모든 예산을 쏟아붓는 대신, 식사와 와인, 그리고 호텔 특유의 무드(Vibe)까지 조화롭게 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약 시 창가 쪽 자리를 선점한다면 해 질 녘 용산 도심의 화려한 야경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드래곤시티 인 스타일은 그러한 현명한 여정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출발점이다.

■ 정보를 알면 호텔이 일상이 된다

비싼 가격에 줄을 서는 허영심보다, 나에게 가장 큰 만족을 주는 ‘최선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 라이프의 시작이다. 호텔이 정성껏 준비한 이런 숨은 보석 같은 공간 정보를 꿰고 있다면, 호텔은 더 이상 먼 곳이 아닌 우리의 일상이 된다.

서울드래곤시티 ‘인 스타일’은 그 현명한 선택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 독자들은 본 특집이 엄선한 이 효율적이고 세련된 가이드를 따라, 기분 좋은 호텔 라이프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연재 시리즈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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