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1분기 영업손실 1013억…통합 대한항공 앞둔 비용이 숫자로 드러났다

화물기 사업 매각·여객 공급 감소·마일리지 통합 비용 반영…12월 통합 앞두고 ‘정리 비용’ 본격화

아시아나항공 A321neo 항공기가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 2026년 1분기 실적 분석 기사 대표 이미지
아시아나항공은 2026년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3635억 원, 영업손실 1013억 원을 기록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강정호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아시아나항공의 2026년 1분기 실적은 단순한 적자 확대가 아니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화물기 사업 매각, 여객 공급 조정, 마일리지 통합, 인천공항 2터미널 이전 준비, 기내 서비스 개선 비용이 한꺼번에 반영된 ‘통합 전 비용표’에 가깝다.

아시아나항공은 2026년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3635억 원, 영업손실 101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조7430억 원보다 3795억 원 줄어 21.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79억 원에서 1013억 원으로 확대됐고, 당기순손익은 전년 동기 1108억 원 흑자에서 2377억 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숫자만 보면 급격한 부진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통합을 앞둔 사업 구조 재편의 영향이 크다. 여객 사업은 공급이 줄었고, 화물 사업은 이미 매각 영향이 본격 반영됐다. 여기에 마일리지 통합계획, 인천공항 2터미널 이전 관련 비용, 기내 서비스 개선 투자가 더해지며 손익이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 2026년 1분기 실적 주요 지표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아시아나항공 2026년 1분기 실적은 화물기 사업 매각, 여객 공급 감소, 통합 준비 비용, 환율 상승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 그래픽=여행레저신문

여객은 수요 부진보다 공급 감소가 컸다

여객 사업 매출은 1조1290억 원을 기록했다. 노후 항공기 매각과 중정비 스케줄 영향으로 여객 공급은 전년 대비 14% 줄었다. 항공사가 운항할 수 있는 좌석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영업력 강화로 여객 단위당 수익과 탑승률이 모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은 중요하다. 여객 매출은 전년보다 6% 감소했지만, 공급 감소 폭 14%와 비교하면 수요 자체가 크게 꺾였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운항 가능한 기재와 좌석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익성과 탑승률을 끌어올리며 감소 폭을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항공업에서 공급 감소는 곧 매출 한계로 이어진다. 노후 항공기 매각과 중정비 일정은 안전과 기단 효율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지만, 단기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공급을 늘리기보다 기단과 노선 구조를 정리하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화물기 사업 매각, 손익 구조를 바꿨다

가장 큰 변화는 화물 사업이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620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8월 화물기 사업부 매각 영향으로 전년 대비 3089억 원 감소했다. 단순히 화물 전용기 매출이 빠진 것에 그치지 않고, 네트워크 판매 감소로 벨리 카고 수익까지 영향을 받았다.

벨리 카고는 여객기 하부 화물칸을 활용하는 화물 운송이다. 화물기 사업을 매각해도 여객기가 운항하는 한 일정 규모의 화물 수익은 남는다. 그러나 장거리 네트워크와 화물 판매망이 축소되면 벨리 카고 수익도 함께 줄어든다. 이번 실적은 아시아나가 화물기 사업을 떼어낸 뒤 남은 여객 중심 구조가 어떤 손익을 보이는지 보여주는 첫 번째 지표에 가깝다.

화물 사업은 팬데믹 시기 항공사 실적을 버텨준 핵심 축이었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화물기 사업 매각은 필수 절차였다. 따라서 이번 매출 감소는 경기 부진만의 결과가 아니라, 합병을 위한 구조조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통합 준비 비용이 영업손실에 반영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손실 확대 요인으로 여객 공급 감소, 화물기 사업 매각, 고객 서비스 개선 투자, 통합 준비 비용을 함께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인천공항 2터미널 통합 이전 관련 라운지 비용 증가, 기내식 메뉴 개선과 기물 교체, 마일리지 통합계획 반영 비용 등이 포함됐다.

이는 합병 이후 고객 접점과 서비스 기준을 맞추기 위한 비용으로 볼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하나의 항공사로 통합되면 터미널, 라운지, 탑승 수속, 기내 서비스, 마일리지, 고객 응대 체계가 단계적으로 정리돼야 한다. 그 준비 비용이 통합 출범 전에 아시아나의 별도 실적에 먼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마일리지 통합은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양사 고객이 보유한 마일리지의 가치, 사용처, 전환 기준, 우대회원 혜택은 통합 이후 고객 만족도와 직결된다. 회계적으로도 관련 비용 반영이 필요하다. 이번 실적은 통합이 단순히 항공기를 합치고 노선을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고객 약속과 비용 구조를 함께 정리하는 작업임을 보여준다.

환율 1500원대, 순손실을 키웠다

당기순손실이 2377억 원으로 커진 데는 환율 영향도 컸다. 아시아나항공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환율 변동성이 커졌고, 결산 환율이 1500원을 넘으면서 외화환산손실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전기말보다 환율이 79원 상승한 점이 순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유류비, 외화 차입금 등 달러 비용 비중이 높다. 따라서 원화 약세가 커지면 실제 현금 유출과 별개로 회계상 외화환산손실이 커질 수 있다. 항공사의 손익이 여객 수요와 유가뿐 아니라 환율에 크게 흔들리는 이유다.

다만 유가 상승에 대비해 미리 체결한 유가 헷지 계약에서는 파생상품 이익 850억 원이 발생해 적자폭을 일부 줄였다. 유가 리스크 관리가 일정 부분 효과를 낸 셈이다. 그러나 환율 부담과 통합 비용, 화물 사업 축소 효과를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2분기 관건은 장거리 여객과 벨리 카고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도 전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견조한 여객 수요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밀라노와 부다페스트 신규 운항으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주에서는 뉴욕 노선을 주·야간 매일 2회 운항하면서 A380을 투입해 미 동부 노선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일본 노선도 확대한다. 오사카와 후쿠오카 운항을 늘리고, 고베와 도야마 부정기편을 운영해 수요가 높은 노선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이는 공급 감소로 눌렸던 여객 매출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장거리와 일본 노선을 동시에 강화해 수익성과 탑승률을 관리하겠다는 계산이다.

화물 부문에서는 벨리 카고 수익 개선이 핵심이다. 신규 운항하는 동유럽 노선과 하계 운항을 재개하는 중앙아시아 노선을 활용해 장거리 고수익 벨리 카고 판매를 확대하고, 일본행 전자상거래 물량 유치도 추진한다. 화물기 사업 매각 이후 남은 화물 수익을 여객 네트워크 안에서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2분기 수익성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통합 대한항공 앞둔 마지막 정리 구간

이번 실적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둔 아시아나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독립 항공사로서의 체력은 약해졌고, 화물 사업은 빠졌으며, 여객 공급은 줄었다. 그러나 동시에 통합 이후 필요한 비용이 미리 반영되고 있고, 서비스와 고객 제도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시장이 봐야 할 것은 단순한 적자 규모만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비용들이 통합 이후 얼마나 빨리 흡수되는가다. 터미널 이전, 마일리지 통합, 기내 서비스 기준 조정, 노선 재배치, 벨리 카고 판매 회복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이번 손실은 통합 전 비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비용 부담이 길어지고 공급 회복이 늦어지면 통합 이후 수익성 개선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손익계산서는 대한항공 편입 전 마지막 정리 구간의 현실을 보여준다. 여객 수요는 완전히 꺾이지 않았지만, 공급 축소와 화물사업 재편, 마일리지 통합 비용, 환율 부담이 동시에 겹쳤다. 12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이번 실적은 통합 이후 얼마나 빠르게 비용을 줄이고 운항·서비스·고객 제도를 안정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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