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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5월 20, 2026

BSP 항공권 판매 회복에도 여행업계가 안도하지 못하는 이유

상위 51개사 1분기 발권액 2조5080억원…출국자·국제선 여객 회복에도 수익성 부담은 남았다

2025년과 2026년 1분기 BSP 항공권 발권액 비교 그래프
2026년 1분기 상위 51개 여행사의 BSP 항공권 발권액은 2조50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30.7% 증가했다.

데이터 분석팀 ㅣ여행레저신문

BSP 항공권 판매가 살아났다. 그러나 여행업계가 곧바로 안도하기는 어렵다. 2026년 1분기 상위 51개 여행사의 BSP 발권액은 2조5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185억원과 비교하면 약 30.7% 증가한 수치다. 숫자만 보면 해외여행 시장은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BSP는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가 운영하는 항공권 판매·보고·정산 체계다. 항공권을 판매한 여행사가 개별 항공사와 따로 정산하는 대신, BSP 체계를 통해 판매·보고·송금을 한 번의 절차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BSP 발권액은 여행사가 실제 항공권을 얼마나 팔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업계 지표로 쓰인다.

문제는 BSP 발권액 증가가 곧 여행업계의 수익성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항공권은 많이 팔렸지만, 판매 단가 상승과 선발권 수요, 유류할증료 부담, 환율 변동, 온라인 직접 예약 확산이 함께 작용했다. 여행업계가 보는 회복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회복, 항공사가 보는 회복은 서로 다를 수 있다.

2026년 1분기 주요 여행사 BSP 항공권 발권액 순위 그래프
2026년 1분기 BSP 항공권 발권액은 하나투어, 놀유니버스, 마이리얼트립, 트립닷컴코리아, 노랑풍선, 모두투어네트워크 순으로 집계됐다.

상위 6개사 발권액, 전체의 60% 넘었다

2026년 1분기 BSP 발권액 순위를 보면 하나투어가 4326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다. 놀유니버스는 3902억원, 마이리얼트립은 232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트립닷컴코리아는 1716억원, 노랑풍선은 1514억원, 모두투어네트워크는 1358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6개사의 합산 발권액은 1조5136억원으로, 전체의 약 60.4%에 해당한다.

이 숫자는 단순 순위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으로 대표되는 전통 패키지 여행사만으로 시장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놀유니버스, 마이리얼트립, 트립닷컴코리아처럼 온라인 기반 플랫폼과 OTA 성격이 강한 사업자들이 상위권에 자리 잡으면서 항공권 판매 채널의 중심도 바뀌고 있다.

상위 3개사의 비중도 크다. 하나투어, 놀유니버스, 마이리얼트립의 1분기 합산 발권액은 1조548억원으로 전체의 약 42.1%다. BSP 시장에서 상위권 집중 현상이 뚜렷해질수록 중소 여행사와 지역 여행사는 항공권 판매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항공권 판매는 대형사와 플랫폼이 가져가고, 중소 여행사는 목적지 전문성, 랜드 네트워크, 테마 상품, 단체 행사 운영력으로 차별화해야 하는 구조가 강해지고 있다.

출국자와 항공 여객은 회복, 문제는 수익성

출국 수요도 회복 흐름을 보인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6년 3월 국민 해외관광객은 229만3716명으로, 2024년 3월 214만1992명보다 7.1% 증가했다. 출입국관광통계는 법무부 출입국자 통계를 기초로 작성되는 승인통계다. 2026년 4월 출국·입국 관광통계는 5월 29일 공표될 예정이다.

2026년 1분기 BSP 항공권 판매 상위권 집중도 그래프
2026년 1분기 BSP 항공권 발권액에서 상위 6개사의 합산 비중은 약 60.4%로 나타났다.

항공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은 2026년 4월 항공 여객이 1073만5579명, 1~4월 누계가 4418만3149명이라고 공개했다. 항공통계는 국내선은 출발 기준, 국제선은 출발과 도착을 합산한 기준으로 집계된다. 항공권 발권액과 국제선 여객이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은 해외여행 수요가 실제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분기 이후 흐름은 더 냉정하게 봐야 한다. 유류할증료는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인상 전에 항공권을 미리 사려는 수요가 특정 시점에 몰릴 수 있다. 항공권 판매가 한 달 또는 한 분기에 급증했다고 해서 그 수요가 모두 새로운 여행 수요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항공사·랜드사·관광청도 보는 지표

여행사 입장에서는 더 복잡하다. 발권액이 늘어도 항공권 마진은 제한적이다. 패키지 상품 판매, 현지 행사 수익, 선택 관광, 호텔·랜드 원가 관리, 단체 모객 능력이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매출 증가가 곧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특히 OTA와 글로벌 플랫폼이 항공권 판매를 흡수하는 상황에서는 전통 여행사가 항공권만으로 시장 지위를 지키기 어렵다.

항공사도 이 통계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BSP 순위는 어느 여행사가 실제 판매력을 갖고 있는지, 어느 채널이 좌석을 빠르게 소진하는지 보여준다. 랜드사와 현지 관광청에도 의미가 있다. 항공권을 많이 파는 여행사는 해당 목적지 상품을 밀어낼 가능성이 크고, 플랫폼 기반 사업자가 성장하면 현지 공급업체도 기존 패키지 거래선만 바라보기 어려워진다.

결국 2026년 1분기 BSP 통계의 핵심은 회복이 아니라 재편이다. 항공권 판매는 살아났지만, 시장의 힘은 더 큰 사업자와 더 강한 플랫폼으로 모이고 있다. 여행사는 항공권 판매량만이 아니라 어떤 고객을, 어떤 상품으로, 어떤 수익 구조 안에서 확보하고 있는지를 다시 봐야 한다.

여행업계가 안도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숫자는 좋아졌지만 구조는 더 어려워졌다. BSP 발권액, 출국자 수, 국제선 여객은 모두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그 회복의 열매가 모든 여행사에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2026년 여행시장의 관건은 항공권 판매 회복이 아니라, 그 판매를 실제 이익과 상품 경쟁력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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