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2025년 일본 관광객 4,270만 명… 작은 사례를 산업 위기처럼 부풀린 기사
2025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4,270만 명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집계한 이 수치는 사상 최대 기록이다. 코로나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관광 수요와 엔저 효과가 맞물리며 일본 관광 시장은 지금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한 주요 신문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일본 여행 어쩌나… 이란 전쟁 불똥에 일본 관광 큰 타격.”
제목만 보면 일본 관광 산업이 심각한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기사의 출발점은 일본 기후현 다카야마 지역의 한 호텔 협동조합이다. 이 단체는 최근 유럽 관광객 일부가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 규모는 59건, 약 360명이다.
이 숫자가 어느 순간 “일본 관광 큰 타격”이라는 제목으로 확대됐다.
숫자를 다시 보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기준 연간 4,270만 명이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10만 명 이상이 일본에 입국한다. 이런 규모의 관광 시장에서 특정 지방 도시 호텔 예약 360명 취소를 근거로 “관광 큰 타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어떤 의미도 없다.
더 흥미로운 점은 기사 출처다. 이 보도의 시작은 일본 지방 관광업 단체 발언이고, 이를 일본 산케이신문이 먼저 보도했다. 한국 언론은 그 기사를 다시 받아 국제 뉴스로 재가공했다.

즉 구조는 이렇다.
일본 지방 숙박업 단체 발언 → 일본 신문 기사 → 한국 신문 국제 기사.
현장 취재나 관광 산업 분석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작은 지역 사례 하나가 국가 관광 산업 전체 문제처럼 확대됐다.
물론 전쟁이 관광 산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중동 정세가 장기적으로 불안해질 경우 국제 유가 상승, 항공 보험료 인상, 항공 노선 우회 같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요인은 세계 관광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 세계 관광 산업에 동시에 작용하는 변수이지 특정 국가 관광 시장만 흔드는 요인이 아니다.
일본 관광 시장 구조를 봐도 상황은 분명하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대부분은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에서 온다. 유럽 관광객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일부 유럽 관광객 예약 취소가 일본 관광 전체 흐름을 흔들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문제는 기사 내용보다 기사의 프레임이다.

작은 지역 사례를 국가 산업 전체의 위기처럼 확대하는 보도 방식은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자극적인 제목을 만드는 데 더 가까워 보인다.
전쟁 뉴스가 넘치는 시대다. 그러나 숫자와 맥락을 무시한 채 제목만 크게 만드는 기사라면 독자들은 물을 것이다.
4,270만 명이 찾는 관광 시장에서 360명 예약 취소가 정말 “큰 타격”인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왜 이런 기사를 쓴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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