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와 가을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관광지의 고질적인 ‘바가지요금’을 둘러싼 정부 대응이 한층 강해졌다. 과거처럼 계도와 경고에 그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이 요금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거나 게시된 가격과 다른 금액을 받을 경우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 처분까지 가능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2일 부산 해운대시장에서 부산시, 해운대시장 상인회, 관광·숙박·외식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하반기 ‘한국 관광 공정가격·친절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4월 서울 명동에서 시작한 캠페인을 지역 대표 관광시장으로 확대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월 14일부터 22일까지 주요 전통시장과 관광지, 지역 행사장 등의 불공정 행위를 집중 점검했다. 주요 대상은 가격표시 위반, 과도한 가격 인상과 담합, 원산지 표시, 식품위생, 택시 부당요금 등이다.

“가격표와 결제액 다르면”… 첫 위반부터 영업정지
여행객 입장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처벌 강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이 요금을 제대로 게시하지 않거나 게시한 금액과 다르게 받는 경우 1차 위반부터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정부가 안내한 기준에 따르면 숙박·음식업은 첫 위반부터 영업정지 5일, 택시 부당요금은 자격정지 30일까지 가능하다.
다만 성수기에 가격이 평소보다 높다는 사실 자체와 부당요금은 구분해야 한다. 문제는 사업자가 표시한 가격과 실제 결제가격이 다르거나 의무적으로 게시해야 할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예약 취소 뒤 가격 올려 재판매… 숙박 바가지도 집중 관리
관광 수요가 갑자기 몰리는 축제나 콘서트, 국제행사 기간에는 이미 예약한 객실을 숙박업체가 취소한 뒤 같은 객실을 더 비싼 가격에 다시 판매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논란이 돼왔다. 여행자는 예약번호, 객실 종류, 숙박일자와 최종 결제가격이 표시된 화면을 캡처해 두는 것이 좋다.
업체 측에서 예약 취소나 추가 결제를 요구할 경우 문자메시지와 플랫폼 상담기록 역시 남겨두면 분쟁 처리에 도움이 된다. 결국 관광지 바가지요금 문제의 핵심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보다 사전에 안내된 가격과 실제 거래 조건이 일치하는지 여부다.
국민 모니터링 1만2806건… 좋은 업소도 공개한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국민이 관광 현장의 가격과 친절도, 청결 등을 직접 평가하는 관광서비스 모니터링도 확대하고 있다. 8월 말까지 국민 참여 모니터링은 1만2806건에 달했으며, 청결·친절·정찰제 준수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업체 296곳은 관광안심지도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일부 업소의 불공정 행위 때문에 특정 관광지 전체가 바가지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얻지 않도록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업체를 함께 알리는 방식이다.
바가지요금 당했다면 영수증·가격표부터 남겨야
현장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증빙이다. 결제 영수증과 메뉴판·가격표 사진, 숙박 예약내역, 문자메시지, 이용 날짜와 업체명을 가능한 한 남겨두는 것이 좋다. 관광 관련 불편사항은 관광안내전화 1330 등을 통해 상담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축제와 공연을 따라 지역을 이동하는 여행도 증가하면서 가격의 투명성은 관광 경쟁력의 한 요소가 됐다. 한 번의 불쾌한 결제 경험은 특정 업소를 넘어 여행지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올 추석과 가을 관광 성수기는 강화된 바가지요금 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시험하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단속 건수보다 중요한 것은 여행자가 현장에서 ‘가격 때문에 속았다’고 느끼는 경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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