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객의 여행 준비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아고다가 4일 발표한 2027 아시아 트래블 펄스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60%가 이미 여행 계획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가 제시한 전년 수치 36%보다 24%포인트 높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1개 시장의 여행객 3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한국 응답에서는 해외여행과 미식·문화 체험에 대한 관심, 숙소의 위치와 이용 후기를 중시하는 성향이 함께 나타났다.

AI로 찾고 비교해도 예약 확정은 직접 검토
AI 활용률 상승이 예약 결정까지 모두 맡긴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 응답자의 39%는 예약을 확정하기 전에 내용을 직접 검토할 수 있다면 AI 에이전트에 호텔 예약을 맡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34%는 호텔을 직접 예약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AI를 신뢰하는 조건으로는 실제 이용 후기, 명확한 정보 출처, 추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제시됐다. 여행 아이디어를 얻는 단계와 비용을 지불하는 단계에서 요구하는 정보가 달라지는 셈이다. AI 서비스가 예약으로 이어지려면 추천 숙소의 가격과 이용 조건을 여행객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아고다는 앞서 10월 30일 자사 AI 어시스턴트를 21개 시장 이용자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앱에서 여행지를 탐색하고 선택지를 비교한 뒤 실제 가격과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을 연결했다. 대화형 여행 준비와 예약을 결합하려는 서비스 확대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이용 의향과 맞물린다.
해외여행 계획 51%…비용 부담도 여전
2027년 해외여행을 계획한다는 한국 응답자는 51%였다. 전년 39%보다 12%포인트 높고, 이번 조사 아시아 평균 38%보다 13%포인트 높다. 조사 대상 11개 시장 중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응답자의 36%는 여행 비용이 낮아지면 더 자주 떠날 수 있다고 답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해외여행 계획 응답률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내년 출국자 수나 여행 지출이 같은 폭으로 늘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
미식과 문화가 목적, 숙소는 위치와 후기부터
여행 동기는 미식 경험이 가장 앞섰고 문화 탐방과 쇼핑이 뒤를 이었다. 문화 탐방을 선택한 한국 응답자는 69%로 아시아 평균 54%보다 15%포인트 높았다. 개인의 관심사와 취미가 여행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도 69%였다.
여행 계획의 출발점은 목적지였다. 한국 응답자의 80%가 여행지를 먼저 정한다고 답해 아시아 평균 64%보다 16%포인트 높았다. 목적지가 정해진 다음 그곳에서 무엇을 먹고 보고 즐길지를 구체화하는 여행 수요를 보여준다.
숙소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항목은 위치 39%, 이용 후기와 별점 25%, 가격 18% 순이었다. 가격을 최우선으로 꼽은 비율은 아시아 평균 32%보다 14%포인트 낮았다. 이는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보다는 숙소 선택의 첫 기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결과다.
호텔과 여행업계에는 위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주요 관광지와의 이동시간, 대중교통 접근성, 주변 식당과 문화시설 정보를 숙소 가격과 함께 제시하면 여행객이 전체 일정에 맞춰 비교하기 쉽다. 조사 결과를 서비스에 적용할 때 살펴볼 대목이다.
장기여행 관심 확대…여행 횟수 감소는 별도 확인 필요
내년 1~3회 여행을 계획한다는 응답은 53%로 전년 30%보다 23%포인트 높았다. 13일 이상 장기여행을 고려한다는 응답도 전년 대비 약 세 배 늘었다고 아고다는 설명했다. 한 번의 여행에서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관심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여행 횟수 구간의 응답 분포와 장기여행 관심은 서로 다른 지표다. 공개된 수치에는 13일 이상 여행의 실제 응답 비율이나 전체 평균 여행 횟수가 제시되지 않아, 한국 여행객 전반의 여행 횟수가 줄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알렉스 박 아고다 한국지사장은 한국 여행객들이 문화와 미식 등 여행에서 원하는 경험을 뚜렷하게 갖고 있으며, AI를 활용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계획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설문 참여자의 계획과 선호를 보여주는 자료다. 공개 자료만으로는 한국 표본 규모와 추출·가중 방식, 문항별 응답 구조를 모두 확인하기 어려워 국민 전체의 여행 행태나 실제 예약 실적과 구분해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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