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마곡사, 국보 오층석탑과 단풍 산책…1.8m 금동보탑 품은 세계유산

가을 마곡사에서는 나무의 색과 탑의 모양을 함께 보게 된다. 붉고 노란 숲 사이로 기와지붕이 드러나고, 대광보전 앞마당에는 위쪽 형태가 유난히 눈에 띄는 오층석탑이 서 있다. 돌탑의 끝에 금속으로 만든 탑이 한 번 더 올라간 모습이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자락에 자리한 마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구성하는 일곱 사찰 가운데 하나로, 경내 관람과 숲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붉고 노란 단풍 너머로 보이는 마곡사 전각
공주 마곡사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돌탑 위에 얹은 1.8m 금동보탑

마곡사 오층석탑은 2025년 1월 9일 국보로 지정됐다. 두 단의 기단 위에 다섯 층의 몸체를 세우고, 맨 위 지붕돌 위로 길이 1.8m의 금동보탑을 올렸다. ‘풍마동’이라고도 부르는 이 금동보탑이 석탑의 윤곽을 완성한다.

금동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한 불탑 양식을 반영한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구성이 우리나라 석탑에서 유일하며, 당시 불교문화의 국제 교류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크기만으로 눈길을 끄는 탑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재료와 양식이 한 구조물에 결합한 사례다.

가까이에서는 두 번째 층 몸돌의 동서남북 네 면에 새긴 사방불을 살펴볼 만하다. 탑을 한쪽에서만 보고 지나치기보다 마당에서 방향을 바꾸며 바라보면 조각과 지붕돌의 겹침이 달라진다. 조성 연대를 적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석탑의 양식과 불상의 세부 표현을 근거로 고려 후기인 14세기 무렵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가을 나무와 개울을 가로지르는 마곡사 다리
공주 마곡사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개울을 건너면 달라지는 절집 풍경

마곡사의 공간을 이해하는 실마리는 경내를 흐르는 개울이다. 사찰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남원과 북원으로 나뉜다. 남원의 영산전 일대와 북원의 대광보전·대웅보전 일대를 차례로 돌아보면 전각의 크기와 배치가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탈문과 천왕문 주변을 살펴본 뒤 극락교를 건너면 오층석탑과 대광보전이 관람의 중심이 된다. 석탑을 먼저 보고 뒤편 전각으로 시선을 옮기면 돌과 나무, 기와가 만드는 선을 비교하기 좋다. 위쪽 대웅보전은 겉에서 보면 두 층으로 보이는 목조건물로, 아래 마당과는 다른 높이에서 절집을 바라보게 한다.

가을 사진은 탑만 크게 담는 장면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 나뭇잎을 앞에 두고 지붕을 바라보거나, 다리와 개울을 함께 넣으면 산사의 공간이 드러난다. 전각을 돌아본 뒤 물가와 숲 가장자리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더하면 관람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대광보전 앞 오층석탑과 가을꽃이 놓인 마곡사 마당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과 대광보전 / 사진=한국관광공사

HISTORY & CULTURE|하나의 창건 연도로 설명되지 않는 산사

마곡사에는 640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전승이 널리 알려져 있다. 창건주와 시기, 절 이름의 유래에 관해서는 다른 기록과 설도 전한다. 오랜 사찰의 역사를 소개할 때 전승과 확인된 연혁을 구분해 살펴볼 이유다.

오늘의 마곡사가 지닌 가치는 오래된 건물을 모아 놓았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유네스코는 일곱 산사를 지금까지 신앙과 수행, 승려 공동체의 생활이 이어지는 장소로 평가했다. 법당과 마당, 생활공간이 함께 유지되는 모습 자체가 세계유산을 이루는 요소다.

따라서 관람객에게 열린 마당에서도 사찰의 일상은 계속된다. 예불이 진행되는 전각에서는 이동과 촬영을 잠시 멈추고, 출입과 사진 촬영에 관한 현장 안내를 따르면 된다. 문화유산의 형태를 살펴보는 일과 그 공간의 쓰임을 존중하는 일이 함께 이뤄지는 여행이다.

TRAVEL GUIDE|무료입장, 11월에는 낮 시간 관람

주소는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템플스테이 등 체험 프로그램은 별도 비용과 예약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경내 전각과 오층석탑을 보고 주변을 걷는 일정은 약 두 시간을 기본으로 잡고, 숲길을 더 걸을 생각이라면 시간을 넉넉히 두면 좋다.

관람시간은 안내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상시 개방으로,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은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 오전 9시~오후 5시로 소개한다. 늦가을 나들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계획하고, 전각이나 시설의 개방 여부는 사찰에 문의하는 편이 분명하다.

차량으로 방문한다면 이용할 주차장의 위치와 요금을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사찰 입장이 무료라고 해서 모든 주차 구역의 조건까지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대중교통은 공주 시내에서 마곡사 방면 770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출발 정류장과 돌아오는 시간표를 함께 확인하면 된다.

추천 동선은 해탈문·천왕문 주변에서 영산전 일대를 살펴보고, 극락교를 건너 오층석탑과 대광보전, 대웅보전을 돌아오는 순서다. 숲의 색은 해마다 기온과 강수에 따라 달라진다. 단풍 절정일 하나에 맞추기보다 전각과 석탑을 충분히 보는 일정으로 잡으면 가을 산사의 여러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문의는 마곡사 종무소 041-841-62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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