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금시당 은행나무, 460여 년 고목이 물들이는 강변 정원… 관람·주차 무료

밀양 금시당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면 가지 아래의 돌담과 작은 문, 기와지붕이 한 폭의 가을 풍경을 이룬다. 굵은 줄기를 중심으로 퍼진 잎은 마당 위를 덮고, 담장 밖으로는 밀양강이 흐른다. 오래된 별서와 강변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밀양의 늦가을 여행지다.

경남 밀양시 활성로 24-183에 자리한 금시당·백곡재는 여주이씨 문중이 소유·관리하는 문화유산이다. 관광 안내상 관람료와 주차료가 무료여서 짧은 고택 나들이 일정으로 찾기 좋다. 정원만 둘러보거나 수변길까지 이어 걷는 방식으로 체류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밀양강과 숲 사이 금시당·백곡재와 노란 은행나무
밀양강변에 자리한 금시당·백곡재.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은행나무와 기와지붕, 마당에서 만나는 가을

정원의 중심에는 수령 약 460년으로 소개되는 은행나무가 있다. 금시당을 세운 이광진이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며 밀양시 보호수로 관리된다. 나무의 굵은 줄기와 넓은 수관, 낮은 담장을 함께 바라보면 고목이 정원의 공간을 얼마나 크게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은행잎이 나무에 남아 있을 때는 가지와 지붕선을, 잎이 떨어진 뒤에는 마당과 담장 주변의 노란 낙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제공된 사진은 가을 자료 사진으로, 방문 당일의 잎 색이나 낙엽 상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절정 날짜를 정해두기보다 출발 전 개방 여부와 최근 풍경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사진은 나무 가까이에서 줄기와 문을 담는 구도, 조금 물러나 고택 지붕과 수관을 함께 담는 구도를 나눠 찍으면 좋다. 보호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거나 가지를 흔들어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다른 관람객의 통행이 끝난 뒤 짧게 촬영하는 것이 기본이다.

금시당·백곡재 경내의 기와 건물과 은행나무를 내려다본 모습
금시당·백곡재의 건물 배치와 주변 수목.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HISTORY & CULTURE|별서 금시당과 추모의 공간 백곡재

금시당은 조선시대 문신 이광진이 1566년 지은 별서다. 이름은 도연명의 「귀거래사」에 나오는 ‘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그른 줄을 깨달았다’는 구절에서 따왔다. 관직에서 물러난 선비가 고향에서 학문과 수양을 이어가려던 뜻이 담겼다.

처음 세운 금시당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영조 때 후손인 백곡 이지운이 복원했다. 백곡재는 이지운을 기리기 위해 1860년 금시당 동쪽에 세운 건물이다. 두 건물은 1996년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금시당과 백곡재는 규모와 건축 양식이 비슷하지만 마루와 온돌방의 배치가 서로 반대다. 은행나무를 본 뒤 두 건물의 열린 마루와 방이 놓인 쪽을 비교하면 관람의 내용이 풍부해진다. 출입이 허용된 구역에서 외관과 공간 구성을 살피고 잠긴 문이나 비공개 실내로 들어가지 않는다.

금시당 문 앞에서 노란 은행잎을 바라보는 방문객들
노란 은행잎이 드리운 금시당 문 앞 풍경.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TRAVEL GUIDE|무료 관람·주차와 밀양강 산책

한국관광공사 여행 안내와 관광정보에 제시된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사유시설이어서 문이 잠겨 있거나 개방 일정이 바뀔 수 있다. 관람료와 주차료는 무료로 안내되며, 방문 전 문의는 밀양종합관광안내소 055-359-5582로 하면 된다.

차량은 금시당 이름과 주소를 함께 검색해 접근한다. 입구 인근 주차 공간이 차 있으면 주변 강변의 허용된 주차 공간과 현장 안내를 확인한다. 골목이나 진입로를 막는 주차는 피하고, 차를 세운 위치에 따라 고택까지 걷는 시간을 별도로 잡는 편이 좋다. 철도를 이용한다면 밀양역에서 택시 등 지역 교통편을 연결할 수 있다.

정원과 두 건물을 둘러보는 데는 사진 촬영과 휴식을 포함해 30분~1시간 정도를 배정하는 일정을 제안한다. 오래 걷지 않고 가을 고택을 보고 싶은 방문객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산책을 더하고 싶다면 밀양시가 안내하는 ‘금시당길’을 살펴볼 수 있다.

금시당길은 용두산생태공원에서 금시당수변길·금시당·월연정·추화산성으로 이어지는 5.6㎞ 코스로, 시 안내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다. 이는 고택 정원 관람시간과는 별개다. 전체 코스를 걷는다면 편한 신발과 물을 준비하고,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방법까지 확인해야 한다.

반나절 여행은 금시당·백곡재 관람 뒤 월연정이나 영남루를 골라 이어가는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고택 한 곳에서 천천히 머물지, 강변 산책을 늘릴지에 따라 동선을 정하면 된다. 은행나무와 건물은 관람 공간이자 보존 대상인 만큼 나무 뿌리와 담장, 목조 시설을 밟지 않고 정해진 길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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