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으로 가던 바위가 설악산에 멈춰 섰다. 전국의 빼어난 바위를 불러 모았지만, 울산에서 출발한 거대한 바위는 몸집이 커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설악산 울산바위 앞에 서면 왜 이런 전설이 생겼는지 짐작하게 된다. 숲 위로 불쑥 솟은 회백색 암봉이 산 하나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 보인다.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와 고성군 경계에 자리한 울산바위는 여섯 개의 큰 봉우리가 병풍처럼 이어지는 화강암 바위산이다. 해발 873m, 둘레 약 4km의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2013년 명승으로 지정됐다. 이름난 봉우리를 오르는 즐거움과 거대한 암릉을 멀리서 바라보는 즐거움을 함께 지닌 곳이다.

울타리 같은 바위, 바람에 우는 산
울산바위라는 이름에는 여러 풀이가 겹쳐 있다. 암봉이 늘어선 모습이 울타리를 닮았다는 설, 바위 사이를 지나는 바람 소리가 우는 소리처럼 들렸다는 설, 경상도 울산에서 옮겨왔다는 전설이다. 큰 바람 소리가 울린다는 뜻의 천후산이라는 이름도 전한다.
금강산 전설은 거대한 바위가 왜 이곳에 홀로 두드러져 있는지 설명하려는 옛사람들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바위의 실제 형성 과정은 오랜 풍화와 침식에 있다. 화강암의 갈라진 틈을 따라 암석이 깎이고 주변 물질이 사라지는 동안, 풍화에 견딘 단단한 암체가 남아 지금의 웅장한 모습을 이뤘다.

숲을 지나 계단으로, 가까이서 만나는 암봉
울산바위에 오르는 대표 코스는 설악동 소공원에서 출발한다. 신흥사를 지나 흔들바위와 계조암을 거쳐 정상부 전망 지점으로 향한 뒤 같은 길로 돌아온다. 편도 약 3.8km, 왕복 약 7.6km다. 편도 안내 시간은 약 2시간이며, 왕복 일정에는 휴식과 사진 촬영 시간을 더해 4~5시간 정도를 배정하는 편이 좋다.
앞부분의 숲길만 보고 가벼운 산책으로 생각하면 후반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흔들바위를 지난 뒤에는 경사가 가팔라지고 계단 구간이 이어진다. 한 계단씩 높이를 올릴 때마다 숲이 발아래로 내려가고, 가까워진 화강암 벽의 주름과 틈이 드러난다.
정상부에서는 날씨가 맑을 때 설악산 능선과 속초 일대, 동해까지 시야가 열린다. 오르막에서 본 바위의 표면과 전망 지점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인상이 다르다. 가파른 구간을 오를 체력이 부족하거나 계단에서 불안감을 느낀다면 흔들바위까지 다녀오는 일정으로 줄일 수 있다.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보이는 울산바위
가까이 다가갈수록 바위의 높이를 실감하지만, 여섯 봉우리가 이어진 전체 윤곽은 거리를 두고 볼 때 더 분명해진다. 미시령 옛길 일대는 울산바위의 긴 암릉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조망 구간이다. 도로에서 풍경을 보겠다고 갑자기 정차하기보다 차량 통행과 주차 여건을 확인한 뒤 허용된 장소에서 감상해야 한다.
울산바위 여행은 반드시 정상에 올라야 완성되는 일정은 아니다. 신흥사와 흔들바위를 걷는 코스, 정규 탐방로를 따라 암봉 가까이 오르는 코스, 멀리서 긴 바위산을 바라보는 코스 가운데 동행자의 체력과 원하는 풍경에 맞춰 고르면 된다.
가을 끝자락에는 단풍보다 기온과 일몰 시간을 먼저 살펴야 한다. 바람을 직접 받는 계단에서 체감온도가 내려가고, 비나 눈이 내린 뒤에는 노면이 미끄러워질 수 있다. 전설 속 바위는 제자리에 멈춰 있지만 탐방 여건은 날마다 달라진다. 출발 전 통제 정보를 확인하고, 내려올 시간을 남겨두는 것이 울산바위를 오래 바라보는 방법이다.
여행정보
위치·출발점: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고성군 경계. 정상 탐방은 속초시 설악동의 설악산 소공원에서 시작한다. 내비게이션에는 ‘설악산 소공원 주차장’을 입력한다. 울산바위 자체를 목적지로 검색한 결과와 정규 탐방로 들머리를 구분한다.
탐방 코스·시간: 소공원→신흥사→흔들바위·계조암→울산바위→원점 회귀. 편도 약 3.8km, 왕복 약 7.6km. 편도 약 2시간을 기준으로 휴식·촬영을 포함한 왕복 일정은 4~5시간 권장. 개인 체력과 혼잡도, 노면 상태에 따라 더 걸릴 수 있다.
대중교통: 속초 시내에서 설악산 방면 7번·7-1번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두 노선은 경유지가 다르므로 숙소나 터미널에서 가까운 승차 정류장을 속초시 대중교통정보에서 확인한다. 돌아오는 버스 시간도 산행 전에 확인한다.
입장·주차: 속초시 관광 안내상 설악산 입장료는 무료다. 차량 주차 비용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소공원 주차장의 적용 요금과 혼잡 시 대체 주차장·셔틀 운영 여부는 방문일 기준으로 확인한다. 주차장을 바꾸면 들머리까지 이동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탐방 가능 시간·통제: 일반 관광시설처럼 고정 개장 시간을 적용하지 않는다. 국립공원공단의 입산시간지정제와 탐방로 통제현황을 출발 전에 확인한다. 산불조심기간과 기상특보, 결빙 등으로 구간별 이용 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연중 상시 개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준비·유의사항: 미끄럼이 적은 등산화, 방풍·보온 의류, 물과 간단한 행동식을 준비한다. 계단에서는 난간을 이용하고 사진 촬영을 위해 통행을 막지 않는다. 지정된 전망 지점을 벗어나거나 비법정 탐방로와 암벽으로 진입하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적설·결빙과 필요한 장비를 추가로 확인한다.
문의·공식 안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033-801-0900. 탐방 통제는 국립공원공단 누리집, 버스 노선·시간표는 속초시 대중교통정보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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