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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행업계 뒤흔든 ‘홋카이도 유빙 투어’의 모든 것… 국토교통대신상 휩쓴 1박 2일 극한의 오디세이

바다가 흔적도 없이 얼어붙어 거대한 순백의 대륙으로 변하는 순간, 인간은 자연의 장엄함 앞에서 말문을 잃는다.

겨울이 가장 잔인하게 깊어지는 1월 하순, 시베리아 아무르강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얼음들이 오호츠크해를 따라 남하해 홋카이도 북동부 해안을 뒤덮는다. 북위 44도 아바시리 앞바다까지 내려온 유빙을 맨눈으로 보고, 배를 타고 그 한가운데로 들어가고, 해안에서는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 있다. 홋카이도 겨울여행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이 경이로운 풍경은 영원불변하지 않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오호츠크해의 최대 해빙 면적은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6년까지의 관측을 분석한 결과 감소 규모는 10년마다 오호츠크해 전체 면적의 3.7%에 해당한다. 2025~2026년 시즌 최대 해빙 면적은 1970~1971년 통계 시작 이후 두 번째로 작았다.

“언젠가 가봐야지”라는 말이 마냥 통하지 않는 이유다. 바람과 기온, 해수온에 따라 유빙의 위치와 밀도는 매일 달라지고, 같은 장소에서도 어제의 풍경과 오늘의 풍경이 다르다. 매년 겨울, 짧게 열린 문을 통과해야만 만날 수 있는 여행이다.

문제는 가혹한 공간감이다. 남한 면적의 80%에 달하는 홋카이도에서 삿포로를 벗어나 유빙의 심장부인 아바시리와 시레토코까지 닿는 일은 개인 여행자에게 만만치 않다. 겨울철 장거리 이동에 눈길과 빙판길 운전이라는 부담까지 겹친다.

이 난공불락의 동선을 단 1박 2일의 빈틈없는 기동력으로 압축해 ‘7대 유빙 체험’을 한꺼번에 연결한 여행 상품이 일본 여행업계 최고 권위의 상을 가져갔다.

일본 대형 여행사 긴테쓰 그룹 홀딩스 산하 클럽투어리즘(Club Tourism)의 ‘홋카이도 7대 유빙 체험 투어’다. 일본 여행상품 시상제도인 ‘투어 그랑프리 2026’에서 최고상인 국토교통대신상을 거머쥐었다.

단순히 유빙 하나를 보여주는 상품이 아니다. 시레토코와 아바시리를 관통하며 보는 유빙, 만지는 유빙, 내려다보는 유빙, 온천에서 바라보는 유빙, 쇄빙선으로 직접 뚫고 들어가는 유빙까지 단 이틀에 압축했다.

홋카이도 오호츠크해 유빙 사이에서 겨울 체험을 즐기는 여행객들
▲ 홋카이도 오호츠크해 유빙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는 여행객들.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얼음과 바다를 몸으로 느끼는 체험이 겨울 여행의 강렬한 장면을 만든다. [사진=APOC Wire 제공]

1. 491톤 강철 선체로 얼음판을 밀어붙이다… 쇄빙선 ‘오로라호’

이 여정의 심장을 강타하는 하이라이트는 단연 아바시리항에서 출항하는 대형 쇄빙 관광선 ‘오로라(Aurora)호’의 갑판 위다.

길이 45m, 총톤수 491톤. 최대 약 80cm 두께의 얼음을 깨고 항해할 수 있는 대형선이다.

일반 선박이라면 피해야 할 얼음판을 오로라호는 정면으로 밀고 들어간다. 뱃머리의 무게와 전진 압력으로 얼음판을 누르고 깨뜨린 뒤, 갈라진 얼음을 선체 아래쪽과 양옆으로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얼음이 두꺼워 연속 쇄빙이 어려우면 선체 길이의 두세 배까지 뒤로 물러난 뒤 다시 앞으로 돌진해 얼음에 부딪치는 ‘차징 쇄빙’까지 사용한다.

그 순간 선실 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둔탁한 진동과 “쿠구구궁” 갈라지는 얼음 소리가 몸 전체를 흔든다.

갑판으로 나가면 풍경은 더 거칠어진다. 살을 파고드는 오호츠크해의 칼바람,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백색 유빙, 배가 지나간 자리에 벌어지는 짙푸른 바닷물까지 색과 소리와 온도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운이 좋으면 유빙 위에 모습을 드러낸 물범을 비롯한 해양동물과 겨울 철새도 만날 수 있다.

배를 타고 풍경을 ‘보는’ 관광이 아니라 얼음 바다를 ‘뚫고 들어가는’ 여행이다.

2.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얼음을 손끝으로 맞닥뜨리다… ‘샤리 유빙 터치’

바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 투어가 내세운 두 번째 강수는 샤리(斜里)에서 만나는 ‘유빙 터치’다.

오호츠크해를 떠돌다 해안까지 밀려온 유빙 앞으로 직접 걸어가 눈앞에서 얼음을 보고 손으로 만난다. 파도와 바람에 깨지고 깎인 얼음덩어리가 해안선을 새하얗게 메운다.

두꺼운 장갑을 잠시 벗고 얼음에 손끝을 가져가는 순간, 화면으로 보던 유빙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바다 건너 먼 북쪽에서 생성돼 오호츠크해를 타고 내려온 얼음이 지금 내 손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묘한 전율을 만든다.

백색 유빙과 겨울 바다를 등 뒤에 놓고 남기는 사진 한 장 역시 흔한 설경 사진과는 차원이 다르다.

여행자에게 유빙은 더 이상 멀리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다. 직접 만질 수 있는 여행의 대상이 된다.

3. 분초를 다투는 1박 2일… 오호츠크해 7대 비경을 독식하는 전술 동선

남들은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써야 하는 홋카이도 동부의 겨울 동선을, 이 투어는 정밀한 타임테이블로 잘라 유빙을 만나는 7개의 장면으로 연결했다.

1. 덴토잔(天都山) 유빙 파노라마
높은 곳에 올라 하얗게 변한 오호츠크해를 거대한 파노라마로 내려다본다.

2. 샤리 유빙 터치
해안까지 들어온 자연 유빙을 바로 앞에서 보고 직접 만진다.

3. 시레토코 다이이치 호텔 온천에서 바라보는 겨울 풍경
칼바람을 맞으며 돌아다닌 뒤 대형 온천탕에 몸을 담근다.

4. 오신코신 폭포
시레토코를 대표하는 폭포가 겨울이면 눈과 얼음에 둘러싸여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5. 오호츠크해에 가장 가까운 역, 기타하마역(北浜駅)
JR홋카이도가 ‘오호츠크해에 가장 가까운 역’, 동시에 ‘유빙에 가장 가까운 역’으로 소개하는 곳이다.

6. 아바시리에서 다시 만나는 유빙 풍경
아바시리 해안에서는 육지와 얼어붙은 바다의 경계가 흐려지는 겨울 오호츠크 특유의 풍경을 만난다.

7. 쇄빙선 오로라호 유빙 근접 체험
마지막에는 관찰자가 아니라 빙해의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여기에 시레토코 지역을 대표하는 리조트 호텔인 시레토코 다이이치 호텔에서의 숙박과 온천, 홋카이도 특유의 먹거리가 결합한다.

혹독한 겨울의 바깥과 따뜻한 실내, 정적에 가까운 백색 설원과 쇄빙선의 굉음이 교차한다. 바로 그 극단적인 대비가 이 여행을 기억에 남게 만든다.

4. 오버투어리즘 시대에 ‘내·외국인 한 버스’… 장관상이 주목한 또 하나의 실험

이 상품이 국토교통대신상을 거머쥔 이유는 풍경만이 아니다.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또 하나의 핵심은 일본인과 외국인이 같은 일정, 같은 버스로 여행하는 ‘내·외국인 혼합 투어’다.

방일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일본 주요 관광지에서는 혼잡과 여행 에티켓, 지역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마찰이 새로운 관광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클럽투어리즘은 여행자를 국적별로 떼어놓는 대신 한 공간에 태웠다.

전문 인솔자와 운전기사가 함께 이동하고 다국어 지원을 통해 관광지 이용 규칙과 여행 에티켓을 전달한다. 일본인과 해외 여행객은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일정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한다.

특히 눈길과 빙판길에서 렌터카를 직접 운전해야 하는 위험을 전문 운송과 인솔 시스템으로 줄였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행자에게는 안전한 이동과 문화적 교류를, 지역에는 안정적인 송객과 지속 가능한 관광 환경을 제공하는 구조다.

홋카이도 기타하마역 앞 오호츠크해 유빙과 겨울 열차 풍경
▲ 오호츠크해와 맞닿은 기타하마역 일대의 겨울 풍경. 작은 플랫폼 너머로 유빙이 펼쳐지는 장면은 홋카이도 겨울 철도여행을 상징한다. [사진=클럽투어리즘 제공]

오호츠크해 얼음이 줄고 있다… ‘언젠가’라는 말이 위험해진 이유

그리고 이 여행에는 다른 겨울 상품과 결정적으로 다른 변수가 하나 있다. 유빙은 여행사가 만들 수 없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오호츠크해의 최대 해빙 면적은 1971년 이후 장기적인 감소세에 있다. 2026년 기준 감소폭은 10년마다 약 5만9000㎢, 오호츠크해 전체 면적의 3.7%에 해당한다.

특히 2025~2026년 시즌 최대 해빙 면적은 관측 통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작았다.

물론 유빙은 해마다 크게 출렁인다. 기온만이 아니라 바람과 해수온에 따라 어떤 해에는 해안으로 몰려들고, 어떤 날에는 밤새 먼바다로 밀려나기도 한다.

오늘 눈앞을 뒤덮은 얼음 바다가 내일도 그 자리에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유빙 앞에서는 여행자도 자연의 시간표를 따라야 한다.

“올겨울이 아니면 또 1년”… 2027년 1~3월 짧은 문이 열린다

2027년 시즌은 1월 하순부터 3월 상순까지 순차적으로 출발한다. 불과 두 달 남짓이다.

그리고 누구도 어느 날짜의 유빙이 가장 장엄할지는 미리 약속할 수 없다.

바람이 바뀌면 얼음이 움직이고, 수온이 달라지면 밀도가 달라진다. 어제 바다를 가득 메웠던 유빙이 오늘은 수평선 너머로 밀려날 수도 있고, 반대로 텅 빈 바다에 밤사이 거대한 얼음군이 들이닥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여행의 가치는 ‘완벽하게 통제된 풍경’에 있지 않다.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을 만나러 간다는 데 있다.

배 밑바닥에서 얼음이 깨지는 둔탁한 굉음을 듣고, 샤리 해안에 밀려든 유빙에 손을 대고, 기타하마역 작은 플랫폼에서 끝없이 펼쳐진 얼음 바다를 바라보는 것.

진짜 겨울다운 겨울을 만나고 싶다면, 홋카이도 유빙 앞에서는 ‘언젠가’보다 ‘이번 겨울’이 훨씬 어울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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