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여객 권리 대폭 강화…왕복 첫 편 놓쳐도 귀국편 강제취소 못 한다

왕복 항공권 첫 편을 놓쳤다고 이미 결제한 귀국편까지 사라지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대체편 미제공 때 직접 예약한 비용 보상과 기내수하물·가족 좌석 보호까지 유럽 항공여행 기준이 크게 바뀐다.

유럽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는 여행객들
유럽연합의 항공여객 권리 개편은 왕복 항공권과 대체편, 수하물, 가족 좌석 등 여행자의 실제 예약 기준에 영향을 준다. 여행레저신문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유럽을 여행하는 항공 승객의 권리가 크게 강화된다. 앞으로는 왕복 항공권에서 첫 번째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귀국편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게 되고, 항공사가 적절한 대체편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승객이 직접 항공권을 구입한 비용도 일정 범위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유럽연합은 항공편 지연과 결항, 노쇼, 기내수하물, 가족 좌석, 장애인 이동권 등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항공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항공여객 권리 규정을 강화했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보상 금액을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항공사와 승객 사이의 계약 관계와 항공권 이용 기준을 소비자 중심으로 다시 정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왕복 첫 편 놓쳐도 남은 항공권 자동 취소 못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른바 노쇼 조항에 대한 제한이다.

그동안 일부 항공사는 왕복 항공권에서 출국편이나 첫 번째 구간을 이용하지 않으면 이후 연결편이나 귀국편까지 자동으로 취소해 왔다.

여행 일정이 바뀌어 별도의 교통편으로 이동했거나 첫 구간을 놓친 승객은 이미 결제한 귀국편을 이용하지 못하고 새 항공권을 다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강화된 규정은 승객이 첫 번째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남은 항공권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관행을 제한한다.

한국 여행객도 유럽 내 다구간 여행이나 왕복 항공권을 이용하다 일정이 변경됐을 때 귀국편까지 사라질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대체편 제시하지 않으면 승객이 직접 예약

항공편 지연이나 결항이 발생했을 때 대체편을 제공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항공사가 일정 시간 안에 적절한 대체 교통편을 제공하지 못하면 승객은 스스로 다른 항공편이나 철도, 버스 등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을 예약할 수 있다.

이후 발생한 비용은 기존 항공권 가격의 최대 4배 범위에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소비자 보호 장치가 강화된다.

그동안 일부 승객은 항공사의 안내만 기다리다가 하루 이상 일정을 허비하거나 직접 항공권을 구입하고도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새 기준은 항공사가 신속한 대체편을 제공하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승객에게 직접 이동수단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

유럽 공항 항공사 서비스 데스크에서 상담받는 승객
항공편 지연이나 결항 때 대체편 제공과 비용 보상 절차를 확인하려면 안내 내용과 영수증, 탑승권 등 증빙을 남겨야 한다. 여행레저신문

한국 여행객도 적용 범위 확인해야

EU 항공여객 권리는 항공사의 국적과 항공편의 출발지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진다.

EU 회원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항공사 국적과 관계없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고, EU 역외에서 출발해 EU로 들어가는 항공편은 EU 항공사가 운항하는 경우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유럽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은 운항 항공사가 어느 국가 항공사인지 확인해야 하며,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은 EU 출발편이라는 점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다.

공동운항 항공권은 판매 항공사가 아니라 실제 운항 항공사를 기준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예약 확인서에 표시된 운항사를 살펴야 한다.

기내수하물 운임 표시도 더 명확하게

기내수하물과 운임 표시 기준도 소비자 중심으로 강화된다.

항공사는 예약 과정에서 기내수하물이 포함된 운임과 포함되지 않은 운임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승객은 좌석 아래에 보관할 수 있는 개인 소지품 1개를 추가 비용 없이 휴대할 수 있도록 보호받는다.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기본운임을 낮게 제시한 뒤 기내수하물과 위탁수하물, 좌석 지정 비용을 결제 단계에서 추가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검색 가격과 실제 결제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새 규정은 항공권 검색 단계에서 수하물 포함 여부와 최종 지출액을 여행자가 더 쉽게 비교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족 좌석과 교통약자 보호도 확대

가족 단위 여행객에 대한 좌석 보호도 강화된다.

항공사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가능한 한 인접한 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가족이 함께 앉기 위해 불필요한 추가 좌석 비용을 부담하는 관행도 제한된다.

장애인과 교통약자가 항공편 지연이나 결항으로 재예약해야 할 경우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휠체어 등 이동보조기기가 파손되거나 분실됐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기준도 강화된다.

단순한 운임 보상뿐 아니라 실제 여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좌석과 이동권 문제까지 소비자 권리로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상받으려면 기록부터 남겨야 한다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됐다고 모든 비용이 자동으로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는 항공사가 제시한 대체편과 안내 내용, 지연 시간, 결항 사유를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공항 전광판 사진 등으로 남겨야 한다.

직접 다른 항공편이나 철도표를 구입할 경우 영수증과 결제내역, 탑승권을 보관해야 하며 숙박과 식사비를 청구할 때도 관련 증빙이 필요하다.

항공사가 합리적인 대체편을 제시했는데도 여행자가 개인 사정으로 더 비싼 항공편을 선택하면 비용 전액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직접 항공권을 다시 구입하기 전 항공사 고객센터나 공항 서비스 데스크에 대체편 제공 여부를 확인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 항공권 예약 기준 다시 봐야

이번 항공여객 권리 강화는 유럽 자유여행을 준비하는 한국 여행객의 항공권 선택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저 운임만 비교하기보다 실제 운항 항공사와 수하물 포함 여부, 왕복 항공권의 구간별 이용 조건, 결항 시 대체편 제공 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여러 도시를 이동하는 다구간 항공권이나 저비용항공사 연결편을 예약할 때는 첫 구간을 놓쳤을 경우 남은 항공권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항공여객 권리가 확대되더라도 항공사와 노선, 출발 국가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예약 전에 운송약관과 소비자 보호 규정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럽 항공여행의 새로운 기준은 싼 항공권을 찾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연과 결항, 일정 변경이 발생했을 때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여행의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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