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봉암사, 1년에 단 하루 산문 연다…희양산 아래 국보 품은 천년고찰

경북 문경 희양산 자락의 봉암사는 평소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여는 조계종 수행도량이다. 879년 지증대사가 창건한 뒤 구산선문 희양산문의 중심 사찰이 됐고, 1947년에는 성철·청담·자운 스님 등이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봉암사 결사를 일으켰다. 국보 지증대사탑비와 삼층석탑, 극락전, 마애미륵여래좌상 등 국가유산과 희양산 암봉, 백운대 계곡이 한 공간에 이어진다.

여행레저신문 ㅣ 이가온기자

희양산의 흰 암봉 아래 기와지붕이 내려앉아 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는 풍경보다 닫힌 산문으로 먼저 알려진 사찰이다. 문경시 관광안내는 조계종 특별수도원인 봉암사가 수행을 위해 평소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고 부처님오신날에만 일반에 개방된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주소만 확인하고 아무 때나 찾아갈 수 있는 일반 사찰 여행과는 방식이 다르다. 해당 연도의 개방시간과 차량통제, 임시주차장 운영은 반드시 최신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879년 지증대사가 세웠다, 1100년 넘게 이어진 희양산 절집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인 879년 지증대사 도헌이 창건했다. 신라 말 선종의 구산선문 전통을 이어온 사찰로 희양산의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 바로 아래 자리한다.

경내에서는 건물 뒤로 희양산이 계속 모습을 드러낸다. 전각 처마와 석탑 위로 흰 암벽이 겹쳐 사찰 건축과 산 자체가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문경시에는 지증대사가 이곳의 큰 못을 메우고 봉암사를 세웠다는 창건 설화도 전한다.

희양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문경 봉암사 경내
희양산 암봉을 배경으로 전각과 석탑이 자리한 봉암사 경내.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절 마당에 들어서면 희양산이 건물 뒤에서 바로 솟는다

봉암사의 웅장함은 전각 하나의 규모보다 경내 전체의 배치에서 나온다. 넓게 열린 마당과 낮은 전각 뒤로 희양산 암벽이 수직으로 올라선다.

통일신라의 석탑과 승탑, 고려시대 탑비, 조선시대 건축과 불상이 한 경내에 공존한다. 몇십m씩 이동할 때마다 서로 다른 시대의 유산을 만나게 되는 구조다.

문경 봉암사 삼층석탑과 희양산
봉암사 경내의 석탑과 전각 뒤로 희양산 암봉이 솟아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석탑 하나 보고 지나칠 곳이 아니다, 국보와 보물이 경내 곳곳에 남았다

봉암사의 대표 국가유산은 924년에 세워진 국보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탑비다. 봉암사를 창건한 지증대사의 행적을 기록한 비석으로 천 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현재까지 남아 있다.

지증대사의 사리를 모신 지증대사탑은 보물이며 국가유산포털은 건립 시기를 통일신라 헌강왕 8년인 883년으로 기록한다. 경내 삼층석탑 역시 통일신라시대 보물이다.

정진대사탑과 정진대사탑비, 극락전,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마애미륵여래좌상, 봉황문 등도 보물로 지정돼 있다. 오래된 관광자료의 ‘보물 6점’이라는 숫자를 현재 정보로 그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희양산 숲속 봉암사 산문
깊은 숲과 희양산 암봉을 배경으로 서 있는 봉암사 산문.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이 문이 평소 닫혀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봉암사는 조계종 수행도량의 성격이 강하다. 평소 일반관광객에게 산문을 닫는 이유도 스님들의 참선과 수행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다.

관광객에게는 1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절이지만 봉암사에서는 나머지 시간이 본래의 시간이다. 산문이 열리는 날에도 수행공간과 출입제한 구역, 현장 통제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문경 봉암사 전각과 석탑이 있는 경내 풍경
희양산 아래 전각과 석탑, 숲이 한데 이어지는 봉암사 경내. 이미지=여행레저신문

1947년 이곳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결사가 시작됐다

현대 한국불교에서 봉암사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1947년 봉암사 결사다. 성철, 자운, 보문, 우봉 스님 등이 봉암사에 들어가 결사를 시작했고 청담 스님을 비롯한 수행자들이 합류했다.

이들은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 아래 율장과 청규에 근거한 공동생활 규칙을 세우고 수행과 노동을 병행했다. 조계종은 이 결사가 이후 불교정화운동과 종단 재건, 현재의 수행풍토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했다고 설명한다.

희양산을 배경으로 한 봉암사 전각과 석탑
희양산 암봉 아래 자리한 봉암사 전각과 석탑.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절 안쪽에서 백운대로 들어가면 풍경이 다시 바뀐다

문경시는 봉암사 백운대를 문경 8경 가운데 하나로 소개한다. 옥석대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울창한 숲과 계곡, 넓은 화강암 지형이 이어진다.

백운대 일대에는 보물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이 있다. 과거 관광자료에는 지방유형문화재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지만 현재는 국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경내의 반듯한 사찰 건축과 백운대의 거친 화강암 계곡을 함께 보면 봉암사 여행의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다만 백운대까지 이동할 경우 계곡 암반이 미끄러울 수 있어 신발과 보행에 주의해야 한다.

봉황문도 이제 보물이다, 오래된 여행정보를 다시 봐야 한다

문경 봉암사 봉황문은 2022년 12월 28일 보물로 지정됐다.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과 마애미륵여래좌상도 보물이다.

따라서 과거 기사나 블로그에 남은 국가유산 숫자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현재 국가유산포털 지정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봉암사의 가치는 숫자보다 통일신라부터 고려와 조선에 이르는 여러 시대의 실물이 한 공간에 겹쳐 있다는 데 있다.

부처님오신날에 간다면 절보다 먼저 교통부터 확인해야 한다

봉암사는 일반적인 상시 개방 사찰이 아니다. 부처님오신날 방문을 계획한다면 해당 연도의 산문 개방시간과 차량 진입구간, 임시주차장이나 셔틀 운영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과거 방문기에 등장하는 무료 공양과 주차 운영도 다음 해에 똑같다고 볼 수 없다. 행사 방식은 봉암사와 문경시의 해당 연도 안내가 기준이다.

경내만 둘러볼 경우 걷기 편한 운동화가 적당하고 백운대까지 이동하려면 미끄럼에 강한 신발이 좋다. 희양산과 전각을 함께 사진에 담으려면 경내에서 위치를 조금씩 바꿔보는 편이 좋다.

여행정보

위치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원북길 313
창건 879년 지증대사 도헌
성격 대한불교조계종 수행도량·특별수도원
일반 개방 문경시 관광안내 기준 부처님오신날 일반 개방
평상시 일반인 출입 제한
주요 국가유산 국보 지증대사탑비, 보물 지증대사탑·삼층석탑·정진대사탑·정진대사탑비·극락전·마애미륵여래좌상·봉황문 등
자연경관 희양산 암봉, 봉암사 백운대·옥석대 계곡
핵심 동선 산문 → 경내 → 삼층석탑 일대 → 주요 국가유산 → 백운대·마애미륵여래좌상 방향
추천 체류시간 경내 중심 1~2시간, 백운대 포함 2~3시간 여유
준비물 걷기 편한 신발, 생수, 모자
주의사항 수행·출입제한 구역 준수, 국가유산 접촉 금지, 계곡 암반 미끄럼 주의
주차·교통 부처님오신날 해당 연도 운영 공지 확인
공양 행사 당일 제공 여부와 방식은 해당 연도 안내 확인
문의 봉암사 054-571-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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