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레저신문 ㅣ 이만재기자
한여름 향교는 다른 계절과 표정이 다르다. 회색 기와와 붉은 목재, 낮은 돌담 사이로 배롱나무가 꽃을 올리면 외삼문 주변이 짙은 분홍과 붉은색으로 채워진다.
충남 논산 노성향교가 그렇다. 규모가 큰 관광시설도 없고 긴 체험 프로그램도 없지만 8월에는 배롱나무 사이로 태극 문양이 들어간 문과 기와지붕이 겹치며 선명한 여름 장면이 만들어진다. 논산문화관광재단도 종학당, 명재고택, 노성향교, 연산향교를 잇는 배롱나무 코스를 공식 추천한다.
8월에는 건물보다 외삼문 앞 배롱나무가 먼저 보인다
노성향교를 여름에 찾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외삼문 앞 배롱나무다. 관광자료에서도 외삼문과 작은 연못, 배롱나무꽃을 이곳의 대표 경관으로 따로 소개한다.
배롱나무가 만개하는 시기는 대체로 8~9월이다. 밖에서는 붉은 꽃 사이에 외삼문을 넣기 좋고 안쪽에서는 기와지붕과 돌담 위로 꽃이 겹친다. 한낮보다 오전이나 늦은 오후가 사진과 산책 모두 편하다.

1398년 창건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노성향교의 창건연도는 자료마다 다르게 기록돼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1398년 창건으로 정리하지만 논산시 공식 문화관광 안내는 정확한 창건연대를 알 수 없다고 설명한다.
본래 노성면 송당리 월명곡 근처에 있었고 약 1700년 무렵 현재 자리로 옮긴 것으로 추정한다. 명륜당 현판에는 1631년 현감이 문묘를 중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따라서 조선 전기에 형성된 오래된 향교로 설명하되 특정 창건연도를 확정하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명륜당은 학교, 대성전은 제사를 지내던 공간이었다
향교는 조선시대 국가가 지방에 설치한 교육기관이다. 학생들이 공부한 명륜당과 기숙공간인 동재·서재, 공자와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이 한 경내에 함께 배치된다.
노성향교에는 대성전과 명륜당, 동재, 삼문 등이 남아 있다. 지정면적은 2,797㎡이며 1997년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갑오개혁 이후 학교 기능은 사라졌지만 제향 기능은 이어졌다. 현재도 석전 의례를 통해 선현을 기리는 전통이 남아 있어 단순히 건물만 보존된 문화재와는 성격이 다르다.

대성전에는 5성 20현, 모두 25위를 모신다
노성향교 대성전에는 공자를 중심으로 증자와 맹자, 안자, 자사의 성위를 모시고 동무와 서무에는 송나라와 우리나라 유학자들이 배향돼 있다. 논산시 공식 안내는 이를 5성 20현, 모두 25위로 설명한다.
앞마당에서는 교육이 이뤄지고 뒤쪽 대성전에서는 제향이 이뤄졌다. 향교가 학교와 제례공간을 동시에 갖춘 이유를 건물 배치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명재고택까지 120m, 차를 다시 탈 필요가 없다
노성향교 바로 옆에는 명재고택이 있다. 논산문화관광재단 공식 배롱나무 코스에서 두 장소의 거리는 약 120m로 안내된다. 주소도 노성향교는 노성산성길 54, 명재고택은 노성산성길 50으로 거의 붙어 있다.
향교를 본 뒤 차를 다시 옮기기보다 걸어서 명재고택으로 넘어가면 된다. 향교에서 교육과 제향공간을 본 뒤 고택에서 조선시대 양반가의 생활공간을 이어서 보는 흐름이다.

궐리사는 사찰이 아니다, 공자를 모신 유교 사당이다
주변의 노성궐리사는 불교 사찰이 아니라 공자의 영정을 봉안한 유교 사당이다. 명재고택과 노성향교, 노성궐리사를 연결하면 조선시대 교육과 생활, 제향문화를 한 동선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시간이 더 있다면 노성산성까지 이어갈 수 있다. 다만 8월에는 향교와 고택을 먼저 보고 산성은 기온이 낮은 시간에 따로 잡는 편이 걷기 수월하다.
논산 공식 배롱나무 코스로 움직이면 여름 여행이 깔끔해진다
논산문화관광재단이 추천하는 배롱나무 코스는 종학당에서 시작해 명재고택, 노성향교, 연산향교로 이어진다. 종학당에서 명재고택까지 약 6.4km, 명재고택에서 노성향교는 120m, 노성향교에서 연산향교는 약 15km다.
네 장소는 모두 전통건축과 유교문화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공간의 역할은 다르다. 종학당은 문중교육, 노성향교는 지방교육, 명재고택은 생활공간을 보여준다. 배롱나무꽃이 그 사이를 계절의 연결선처럼 이어준다.
여행정보
위치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노성산성길 54
국가유산 충청남도 기념물 노성향교
지정면적 2,797㎡
대표 건축 명륜당, 대성전, 동재, 삼문 등
추천 시기 배롱나무가 피는 8~9월
추천 관람시간 향교 약 30~40분, 명재고택 연계 시 1~1시간30분
추천 동선 외삼문과 배롱나무 → 명륜당 → 대성전 → 명재고택
명재고택 거리 약 120m
주차 관광정보상 가능
주변 연계 명재고택, 노성궐리사, 노성산성, 종학당
주의사항 제례나 행사 시 내부 관람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
문의 논산시 문화관광 관련 041-746-8642~8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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