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조좌진 대표 자사주 매입…1억1000만원, 시장이 기다리는 건 실적

전체 발행주식의 약 0.02%…상징성은 분명하지만 기업가치 평가는 ‘Chapter 2’ 실행 성과에 달려

전체 발행주식의 약 0.02%…상징성은 분명하지만 기업가치 평가는 ‘Chapter 2’ 실행 성과에 달려

하나투어 조좌진 대표 자사주 매입은 취임 초기 시장에 내놓은 첫 번째 책임경영 조치다. 조좌진 신임 대표집행임원은 개인 자금 약 1억1000만원을 들여 자사주 32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재임 중 매년 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임기 안에는 매도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경영진이 자기 자금으로 회사 주식을 사고 장기간 보유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책임경영의 신호다. 조 대표가 주주와 이해를 같이하겠다는 뜻을 취임 직후 행동으로 보였다는 점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의 상징성과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3200주는 하나투어 전체 발행주식의 약 0.02%다. 약 1억1000만원의 장내 매수가 경영진의 의지를 보여줄 수는 있어도 주가의 방향이나 기업가치를 바꿀 정도의 수급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이번 매입이 하나투어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바꾸는 출발점이 되려면 사업 전환과 실적 개선, 주주환원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안경을 쓰고 정면을 바라보는 조좌진 하나투어 신임 대표집행임원 공식 인물 사진
조좌진 하나투어 신임 대표집행임원. 임기 중 매년 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임기 안에는 매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하나투어

책임경영의 신호는 분명하다…다만 주가를 움직일 규모는 아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특히 임기 중 매년 일정 규모를 매입하고 매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일회성 매수보다 메시지가 분명하다.

그렇다고 매입 자체를 기업가치 제고 성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하나투어 정도의 시가총액과 유통주식 수를 고려하면 1억원 안팎의 매수는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처럼 주주가치를 직접 높이는 조치와도 성격이 다르다.

결국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조 대표가 주식을 얼마나 샀는지가 아니라 취임 이후 하나투어의 매출과 수익성, 성장 전략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다. 자사주 매입은 첫 번째 신호일 뿐 그 자체가 답은 아니다.

IMM PE의 지분 전략과 맞물린 기업가치 제고 과제

조 대표의 취임과 자사주 매입은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중장기 지분 전략과도 분리해 보기 어렵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기업에서 기업가치 제고는 통상적인 경영 목표를 넘어 향후 지분 매각 조건과 회수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다. 하나투어 역시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리고 시장이 인정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한 조 대표에게는 분명한 과제가 주어졌다. 책임경영을 선언하는 데 머물지 않고 수익성을 회복하면서 하나투어의 사업구조를 다음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

금융과 소비재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조 대표의 선임도 이러한 변화 요구와 맞닿아 있다. 시장이 그의 자사주 매입보다 앞으로 내놓을 사업 성과에 더 주목하는 이유다.

패키지만으로는 부족하다…‘Chapter 2’가 실적으로 답해야

조 대표가 제시한 ‘하나투어 Chapter 2’는 취향여행과 인바운드 플랫폼, AI 여행친구를 주요 축으로 삼고 있다. 기존 해외 패키지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고객별 여행 수요와 디지털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략에는 하나투어가 처한 현실도 반영돼 있다. 개별자유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항공권과 숙박, 현지 체험을 여행자가 직접 조합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글로벌 OTA와 여행 플랫폼은 가격 비교와 예약 편의성을 앞세워 고객 접점을 넓혔다. 전통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만으로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워진 이유다.

그렇다고 패키지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나투어가 확보한 상품 조달력과 현지 네트워크, 단체여행 운영 경험은 여전히 경쟁력이다. 문제는 기존 자산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데 그칠 것인지, 이를 개인별 취향과 인바운드, AI 기반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지다.

‘AI 여행친구’ 역시 이름만으로 차별화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글로벌 OTA와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AI 여행검색과 일정 설계, 예약 연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투어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자체 여행상품과 현지 데이터, 상담과 예약 기능을 실제 고객 경험으로 연결해야 한다.

취향여행과 인바운드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업 이름을 제시하는 것보다 해당 사업에서 얼마의 거래액과 매출, 이익을 만들어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된다.

1억1000만원 이후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조좌진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기 중 계속 매입하고 보유하겠다는 방침도 시장에 대한 약속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나투어가 넘어야 할 과제와 비교하면 1억1000만원은 출발점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의 지분 전략, 정체된 기업가치, 여행 수요의 다변화, 글로벌 OTA와의 경쟁은 자사주 매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추가적인 선언이 아니라 숫자다. ‘Chapter 2’가 고객을 늘리고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하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조 대표가 시장에 보낸 첫 번째 신호는 분명하다. 이제 하나투어가 답해야 할 차례다. 책임경영의 무게는 매입한 주식 수가 아니라 임기 동안 만들어낼 실적으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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