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부터 도시민박·한옥체험업 첫 적발에도 영업정지…에어비앤비 전체 규제는 아니며 내국인 적용 범위도 달라
숙박요금을 게시하지 않거나 표시한 금액보다 더 받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과 한옥체험업은 8월 4일부터 첫 적발에도 5일간 영업을 멈춰야 한다.
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온라인에서 확인한 가격과 현장에서 요구받는 금액이 달라지는 숙박 바가지를 막기 위해 가격표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도시민박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한옥체험업 역시 첫 위반 때 시정명령만 받던 기존 기준이 영업정지로 강화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휴가철 숙박 단속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6월 20일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약 한 달 빠른 속도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방한객도 87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외국인 관광시장이 역대 최대 흐름을 보이는 시점에 생활권 숙박의 가격 신뢰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지난 7월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은 8월 4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는 숙박요금표를 게시하고 표시된 요금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가 새로 생긴다. 요금표를 붙이지 않거나 게시가격보다 많은 금액을 받으면 1차 위반부터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받는다.
일반숙박업과 생활숙박업에는 지난 7월 14일부터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을 통한 바가지요금 제재가 먼저 적용됐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관광진흥법으로 관리되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과 한옥체험업까지 규제의 빈틈을 메운 조치다.
에어비앤비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제도는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숙박 예약 플랫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에어비앤비라는 플랫폼이나 플랫폼에 등록된 모든 숙소가 일괄적으로 영업정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예약 플랫폼에 올라온 숙소라도 호텔, 생활숙박시설, 농어촌민박, 외국인관광 도시민박, 한옥체험업 등 법적 업종은 서로 다르다. 이번 관광진흥법 시행령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정식으로 등록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과 한옥체험업이다.
따라서 에어비앤비 등에서 도시형 공유숙박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자신의 등록 업종부터 확인해야 한다. 플랫폼에 표시한 요금과 현장 요금표, 실제 청구금액 사이에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성수기 가격과 인원 추가비, 침구비, 청소비 등 부대비용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플랫폼이 할인쿠폰을 적용했거나 판매채널별 가격이 다른 경우에도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얼마를 내야 하는지 예약 단계에서 분명하게 보여줘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번 개정령이 직접 제재하는 행위는 요금표 미게시와 게시요금 초과징수이므로, 단순히 플랫폼별 가격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영업정지가 내려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도시민박은 외국인 대상…내국인은 한옥체험업에서 직접 영향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과 한옥체험업은 이름이 비슷해 보이지만 이용 대상부터 다르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도시지역 주민이 자신이 실제 거주하는 단독·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을 이용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숙식을 제공하는 업종이다.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의 마을기업에 적용되는 일부 특례를 제외하면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인이 에어비앤비에서 서울이나 부산의 일반 주택을 예약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숙소가 모두 합법적인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인 것은 아니다. 내국인 투숙이 가능한 다른 숙박업종으로 신고됐는지, 별도의 공유숙박 특례가 적용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면 한옥체험업은 한옥에 숙박 또는 전통문화 체험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업종이다.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다. 한옥숙소를 이용하는 국내 여행객 역시 게시된 가격보다 많은 숙박료를 요구받았다면 이번 제재 강화의 직접적인 보호 범위에 들어간다.
즉 이번 제도를 모든 국내 에어비앤비 이용자를 위한 새 보호장치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도시민박업 부분은 방한 외국인이 중심이고, 내국인에게 직접 적용되는 변화는 한옥체험업을 비롯해 각 숙소가 어떤 업종으로 등록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외국인 관광 증가에 악재인가
영세한 도시민박과 한옥숙소 운영자에게는 가격표 관리와 판매채널 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러 예약 플랫폼에 객실을 동시에 판매하는 사업자가 성수기 가격이나 추가비용을 제때 수정하지 못하면 소비자 분쟁과 행정처분 위험이 높아진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소규모 사업자가 영업을 중단하면 외국인 개별여행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저가·생활형 숙소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호텔 객실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는 성수기에는 이런 숙소가 방한 관광 수용력을 보완해 왔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규제 자체를 외국인 관광 증가의 악재로만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 예약할 때 본 가격과 현장에서 내는 가격이 다르고, 추가요금의 기준도 불분명하다면 한국 숙박시장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한 번 발생한 피해 경험은 글로벌 예약 플랫폼의 후기와 사회관계망을 통해 빠르게 퍼진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지금 더 큰 악재는 규제가 아니라 숙박가격에 대한 불신이다. 요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제 청구액을 일치시키는 것은 규제 대응을 넘어 한국 관광의 기본적인 서비스 품질에 해당한다.
무등록 숙소를 그대로 두면 합법업체만 손해
이번 제도의 실효성을 가를 가장 큰 변수는 무등록 숙소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등록한 도시민박과 한옥체험업은 요금표를 관리하지 않으면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를 받는다. 반면 등록하지 않은 숙소가 예약 플랫폼에서 계속 영업한다면 합법 사업자만 규제비용과 행정처분 위험을 떠안는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정식 등록업체의 가격표만 점검해서는 바가지요금과 불법 공유숙박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 지자체가 플랫폼에 표시된 사업자 정보와 숙박업 등록자료를 대조하고, 무등록 영업과 허위 등록번호를 함께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에도 숙소의 정확한 업종과 등록번호를 여행자가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 ‘등록 숙소’라는 표현만으로는 외국인 전용 도시민박인지,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한옥체험업이나 일반숙박업인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약 화면·추가비용·영수증 남겨야
여행자는 객실 기본요금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인원 추가비, 침구비, 청소비, 조식비와 현장 결제 조건까지 포함한 최종금액을 예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
예약 화면과 숙소가 보낸 메시지, 결제명세서는 캡처해 두는 것이 좋다. 현장에서 별도 금액을 요구받았다면 숙소에 게시된 요금표와 영수증도 함께 확보해야 실제 초과징수 여부를 확인하기 쉽다.
사업자는 온라인 플랫폼, 자체 홈페이지와 현장 요금표에 표시된 내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가격 자체를 낮추라는 제도가 아니라 사업자가 공개한 요금보다 더 받지 못하도록 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숙박업체가 성수기 요금을 미리 신고하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와 정당한 이유 없는 일방적인 예약취소에 대한 제재도 추진하고 있다. 숙박업에서 시작된 바가지요금 제재는 앞으로 택시업과 음식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조기 돌파는 한국 관광에 기회지만,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수록 숙박가격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작은 문제가 국가 관광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이번 제도의 성패는 도시민박과 한옥숙소를 얼마나 많이 처벌하느냐가 아니다. 합법 사업자는 투명하게 가격을 공개하고, 불법·무등록 숙소는 시장에서 걸러내며, 외국인과 내국인이 자신에게 적용되는 숙박업종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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