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주변 산줄기를 배경으로 푸른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경기 연천군 군남면 옥녀봉 정상의 ‘그리팅맨’이다. 두 팔을 몸에 붙인 채 인사하는 단순한 자세는 멀리서도 알아보기 쉽다. 가까이 다가서면 사람과 조각의 크기 차이가 드러나고, 작품 너머로는 강과 들판을 품은 연천의 지형이 펼쳐진다.
옥녀봉은 연천군 안내 기준 해발 205m다. 정상의 조각과 주변 풍경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도보여행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려는 이들이 찾는다. 낮에는 푸른 인체와 가을 숲의 색이 대비를 이루고, 해가 낮아지면 하늘빛에 따라 작품의 표정도 달라진다.

6m가 아닌 10m, 북녘으로 향한 15도의 인사
연천군 문화관광 안내에 기재된 그리팅맨의 높이는 10m다. 조각가 유영호의 작품으로 2016년 4월 옥녀봉에 설치됐다. 국내외 다른 장소에 세워진 같은 이름의 조각과 구별해, 연천 작품 자체의 규모와 설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팅맨은 북녘을 향해 고개와 허리를 약 15도 숙이고 있다. 연천군은 이 자세에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한다. 배려와 존중, 소통을 인사라는 일상적인 동작으로 표현한 것이다.
팔을 벌리거나 손을 내미는 대신 몸을 조금 기울인 모습은 관람객에게도 익숙한 동작이다. 거대한 규모에 비해 자세가 과장되지 않아, 작품의 크기를 확인한 뒤에는 누구에게 인사하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북녘을 바라보는 방향은 접경지역이라는 장소의 성격과 맞물려 작품을 읽는 단서가 된다.

임진강과 산줄기, 노을을 함께 보는 자리
옥녀봉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임진강 주변으로 이어지는 산과 들판이다. 굽이치는 물길과 낮게 겹치는 산줄기를 바라보면 강변에서 보던 풍경과 다른 시야를 얻는다. 조각만 화면에 가득 넣기보다 주변 능선과 하늘을 함께 담으면 옥녀봉에 작품이 놓인 이유가 한층 잘 드러난다.
연천군은 옥녀봉 그리팅맨을 석양 촬영 명소로도 소개한다. 해가 낮아질 때는 조각의 푸른색보다 굽힌 몸의 윤곽이 두드러지고, 구름과 빛의 상태에 따라 같은 자리에서도 다른 장면을 만난다. 제공된 노을 사진은 촬영 당시의 자료사진으로, 방문일에 같은 하늘빛을 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먼 곳의 특정 산이나 북녘 지형을 어디까지 식별할 수 있는지는 시정과 관람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눈앞의 물길과 능선을 중심으로 풍경을 살피는 편이 좋다. 인근 임진강 댑싸리정원도 함께 찾을 수 있지만, 정원의 운영 기간과 식물 상태는 정상 조형물 관람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TRAVEL GUIDE | 짧은 정상 방문과 장거리 걷기를 구분
방문 위치는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 옥녀봉이다. 관광정보에 안내된 입장료는 무료다. 연천군 공식 관람 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이며, 군부대 사격훈련 중에는 불시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 일몰 후에도 일정 시간 자유롭게 머물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현장 안내에 맞춰 돌아올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군은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매우 협소하다며 차량보다 도보 이동을 권한다. 주차 가능 여부와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지정된 길을 이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제공된 탐방로 사진에도 계단이 보인다. 낮은 봉우리라는 이유만으로 전 구간이 완만한 평지이거나 유모차로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옥녀봉을 잠깐 둘러보는 일정과 연강나룻길, 평화누리길을 길게 걷는 일정은 거리가 다르다. 한국관광공사는 두루미테마파크에서 옥녀봉 등을 거쳐 중면사무소로 이어지는 연강나룻길을 총 7.7km로 소개한다. 연천군이 안내하는 평화누리길 12코스 전체는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역고드름까지 28.2km다. 어느 길의 일부를 이용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시간과 귀환 방법이 달라진다.
댑싸리정원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20분, 왕복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식으로 출발점을 하나로 묶기보다 지도와 현장 이정표로 실제 동선을 확인해야 한다. 접근 여건과 통제 여부는 연천군 관광과(031-839-2061), 주말이나 근무시간 외에는 군청 당직실(031-839-2119)에 문의할 수 있다.

옥녀봉에서는 조각을 보는 일과 풍경을 바라보는 일이 나란히 이어진다. 푸른 거인의 인사 방향을 살핀 뒤 강과 산줄기로 시선을 옮기고, 다시 조각 곁으로 돌아오면 단순한 몸짓 하나가 주변 풍경과 함께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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