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 기자
천년고찰 수도사에서 망폭정·공산폭포까지 물소리 따라 이동…진불암·동봉 산행과 구분해 걷는 짧은 피서 코스
영천 치산계곡은 팔공산국립공원 북사면의 숲과 계류를 따라 수도사와 공산폭포를 연결하는 여름 걷기 명소다. 경북 영천시 신녕면 치산리에서 수도사를 출발해 망폭정과 공산폭포를 둘러본 뒤 되돌아오는 구간은 왕복 약 3km다. 긴 능선을 오르지 않고도 맑은 계곡과 숲길, 사찰, 폭포를 한 동선에서 만날 수 있다.
공산폭포는 수도사에서 계곡을 따라 약 1.5km 떨어져 있으며 치산폭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수도사에서 탐방지원시설과 계곡 다리, 망폭정 일대를 지나 폭포까지 걷는 데 편도 30~40분가량 잡으면 무리가 없다.

수도사에서 시작하는 왕복 3km 계곡 산책
치산계곡 짧은 코스의 출발점은 수도사다. 수도사 주변이나 아래쪽 치산관광지 공용주차장을 이용한 뒤 계곡 상류 방향으로 걸으면 된다. 아래쪽 주차장에서 시작하면 수도사까지의 이동거리가 추가되므로 같은 공산폭포 코스라도 전체 거리가 달라진다.
수도사에서 공산폭포까지는 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임도와 숲길이 중심이다. 초반에는 경사가 크지 않고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길을 계속 볼 수 있다. 탐방지원시설과 화장실을 지난 뒤 다리를 건너고 완만한 오르막을 더 걸으면 공산폭포 갈림길과 망폭정이 나온다.

왕복 약 3km는 수도사와 공산폭포를 오가는 일정이다. 공산폭포 이후 진불암까지 포함하면 6km가 넘고, 동봉까지 연결하면 본격적인 등산코스로 바뀐다.
맑은 계류와 다리, 숲길이 번갈아 이어져
수도사를 지나면 물길은 넓은 바위 위로 얕게 흐르거나 크고 작은 소를 만든다. 햇볕이 들어오는 구간에서는 바닥의 돌이 보일 만큼 물이 투명하고 숲이 깊어지는 곳에서는 계곡 전체가 그늘에 들어간다.

계류 위에 놓인 다리는 물이 불었을 때 반대편 길로 안전하게 이동하는 역할을 한다. 비가 내린 뒤에는 징검다리와 바위 구간보다 정비된 다리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길 대부분은 완만하지만 공산폭포 갈림길부터는 짧은 오르막과 계단이 나타난다. 어린이나 고령자는 젖은 돌과 낙엽이 쌓인 구간에서 속도를 낮춰야 한다.

넓은 암반을 타고 떨어지는 공산폭포
공산폭포는 좁은 협곡에서 수직으로 곧장 떨어지는 폭포와 형태가 다르다. 넓고 비스듬한 암반을 따라 물줄기가 여러 단으로 나뉘어 흐르며 아래쪽 소와 계곡으로 이어진다.
폭포 입구의 망폭대와 망폭정은 공산폭포를 바라보는 주요 지점이다. 수량이 많을 때는 상단과 중단, 하단의 물줄기가 연결돼 폭포 전체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자연폭포여서 계절과 강수량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장마 직후에는 수량이 늘지만 계곡 수위와 탐방로 위험도 함께 높아지므로 호우 직후 진입은 피해야 한다.

수도사 역사와 팔공산 북사면의 지형
수도사는 치산계곡 탐방의 출발점이자 신라시대 창건 전승을 지닌 팔공산의 오래된 사찰이다. 창건자와 창건 연도는 자료마다 차이가 있어 특정 인물과 시기를 단정하기보다 오랜 사찰 전승을 간직한 수행공간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치산계곡은 팔공산 북쪽 능선 사이에서 모인 물이 깊은 골짜기를 따라 흐르며 형성됐다.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숲의 밀도와 계곡의 규모를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 짧은 코스의 장점이다.

공산폭포 이후 진불암과 동봉 방향으로 계속 오르는 길은 짧은 계곡 산책과 구분되는 본격적인 산행 코스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진불암과 동봉은 별도의 산행으로 준비해야
공산폭포를 본 뒤 임도를 계속 따라가면 진불암 방향으로 연결된다. 수도사에서 진불암까지 왕복하면 거리가 6km를 넘고 산행시간도 2시간 이상으로 늘어난다.
진불암에서 팔공산 동봉까지 오르는 길은 고도와 경사가 크게 높아진다. 짧은 계곡 산책을 계획한 가족여행객이 즉흥적으로 추가할 코스가 아니며 등산화와 충분한 물, 지도, 일몰 전 하산시간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
여름 주차와 계곡 안전 확인
치산관광지에는 캠핑장과 공용주차장, 화장실 등이 있다. 수도사 주변 주차 공간이 찼다면 좁은 길에 무리하게 정차하기보다 아래쪽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계곡물이 얕아 보여도 바위 사이에는 갑자기 깊어지는 구간이 있다. 안전요원이 상시 배치된 물놀이장이 아니므로 어린이는 보호자와 함께 움직여야 하며 집중호우 예보가 있거나 물색이 흐려지면 계곡 접근을 중단해야 한다.
영천 치산계곡의 장점은 긴 산행 없이 팔공산의 숲과 계류, 수도사, 공산폭포를 압축해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수도사에서 폭포까지 왕복하는 약 3km만 걸어도 치산계곡의 핵심 풍경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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