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기자
전북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처음부터 원시습지였던 곳이 아니다. 과거 사람들이 논과 밭으로 이용하던 땅에서 사람이 떠난 뒤 물길이 다시 모이고 자연습지가 회복됐다.
버드나무와 수생식물이 들어왔고 작은 둠벙과 저수지, 숲이 연결되면서 다양한 생물의 서식공간이 만들어졌다.
운곡습지는 2011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으며 현재는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와 운곡저수지, 생태공원을 여러 탐방코스와 탐방열차로 연결해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원래 습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운곡습지는 한때 농경지로 이용됐다. 국내 산지형 저층습지 대부분이 논으로 개간된 상황에서 이곳은 사람이 떠난 뒤 자연적으로 습지 환경을 다시 회복했다.
물이 다시 낮은 곳에 고이고 습지식물이 자리 잡으면서 과거 농경지가 다른 생태공간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현재 풍경만 보기보다 자연복원이 일어난 과정을 알고 걷는 것이 운곡습지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람이 떠난 뒤 물이 먼저 돌아왔다
농경지 이용이 줄어들면서 배수되던 물이 다시 지형의 낮은 곳으로 모였다.
운곡습지에는 안덕제와 운곡제 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둠벙과 생태연못이 분포한다.
이 작은 물 공간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수생식물과 곤충, 양서류와 야생동물이 머물 수 있는 서식처가 만들어졌다.

연못 하나보다 계곡 전체를 봐야 한다
운곡습지는 단일 연못이나 저수지 하나를 보는 관광지가 아니다.
산과 계곡, 운곡저수지, 자연복원습지와 숲이 하나의 물길 안에서 연결돼 있다.
운곡저수지는 1980년대 초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생태공원과 자연습지를 연결하는 수변경관의 핵심이 됐다.

2011년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이름을 올렸다
운곡습지는 2011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
람사르습지는 희귀한 습지유형이나 생물다양성 등 국제적인 보전가치를 갖춘 습지를 대상으로 한다.
운곡습지는 산지형 저층습지라는 지형적 특징과 자연복원 과정, 생태적 다양성을 함께 인정받았다.

고창 전체 생태계 안에서 봐야 더 잘 보인다
고창군은 2013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고인돌유적과 갯벌, 산림과 농경지, 운곡습지가 한 지역 안에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운곡습지는 별개의 생태공원이라기보다 고창의 여러 자연·문화유산 가운데 생태축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800여 종의 생물이 산다는 말은 다양한 환경이 있다는 뜻이다
고창군 공식 관광안내는 운곡습지에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8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고 소개한다.
습지와 숲, 저수지, 작은 둠벙 등 서로 다른 환경이 가까운 곳에 모여 있어 생물다양성이 높다.
다만 야생동물은 항상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므로 동물원처럼 희귀종을 찾기보다 식생과 소리, 물의 변화를 관찰하는 편이 좋다.
버드나무와 연꽃이 서로 다른 구역을 채운다
오베이골에는 버드나무와 은사시나무 군락이 분포하고 저수지 주변에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습지식물이 자란다.
안덕제골 주변에는 연꽃 같은 부엽식물도 볼 수 있다.
같은 습지에서도 물 깊이와 햇빛, 토양 조건에 따라 식생이 달라지면서 걷는 동안 풍경이 계속 바뀐다.
탐방로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코스로 나뉜다
운곡습지 생태탐방로는 여러 코스로 구성돼 있다.
고인돌유적지에서 운곡습지로 이어지는 짧은 코스와 운곡저수지를 크게 도는 장거리 코스가 있어 여행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운곡저수지를 도는 2코스는 약 9km이며 공식 소요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다.
가족과 간다면 9km를 다 걸을 필요가 없다
운곡습지는 가장 긴 코스를 완주해야 핵심을 보는 곳이 아니다.
아이와 부모님을 동반한다면 친환경주차장에서 탐방열차를 타고 생태공원까지 이동한 뒤 연못과 습지 데크 중심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짧은 동선만으로도 습지와 숲, 수생식물과 자연복원의 기본적인 모습을 충분히 볼 수 있다.
탐방열차로 3.3km를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현재 탐방열차는 친환경주차장에서 운곡습지 생태공원까지 3.3km 구간을 운행한다.
편도 약 15분이 걸리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행하고 월요일과 1월1일, 설날에는 휴관한다.
요금은 중학생 이상 편도 2,000원, 초등학생 이하 1,000원이며 65세 이상은 신분증 확인 후 무료다.
한쪽은 걷고 돌아올 때 탐방열차를 타도 된다
친환경주차장에서 생태공원까지 직접 걸으면 운곡저수지 수변경관을 볼 수 있다.
체력이 된다면 갈 때는 걷고 돌아올 때 탐방열차를 이용하는 방식도 효율적이다.
왕복 전체를 걷는 부담을 줄이면서 숲과 저수지, 생태공원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는 출발점이 다르다
생태공원과 탐방열차를 이용하려면 아산면 운곡서원길 15 친환경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반면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는 고창 고인돌박물관 주차장에서 약 20분 정도 걸어 들어간다.
같은 운곡습지 안에서도 방문 목적에 따라 출발지와 주차 위치가 달라지므로 출발 전에 동선을 정하는 것이 좋다.
고인돌유적과 연결하면 하루 여행이 완성된다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는 고창 고인돌유적과 연결해 걷기 좋다.
오전에 고인돌박물관과 유적지를 보고 오후에 자연복원습지로 이동하면 역사와 생태를 하루에 묶을 수 있다.
고창처럼 세계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이 가까이 겹치는 지역에서는 이런 연계동선이 여행의 밀도를 높인다.
한여름에는 습지보다 숲 데크가 더 반갑다
여름에는 연잎과 갈대, 습지식물이 가장 짙은 녹색을 띤다.
개방된 습지 주변은 햇빛이 강하지만 숲속 데크는 나무가 직사광선을 막아준다.
여름에는 모자와 생수, 모기기피제를 준비하고 숲길과 습지구간을 번갈아 걷는 편이 좋다.
반딧불이 탐방은 공식 프로그램을 확인해야 한다
운곡습지에서는 생태관광 프로그램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반딧불이처럼 계절과 기상조건에 민감한 체험은 아무 날이나 임의로 방문하기보다 공식 운영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습지보호지역에서는 많이 보는 것보다 생태환경을 방해하지 않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결국 운곡습지의 주인공은 자연의 회복이다
운곡습지를 람사르라는 국제인증이나 800종이라는 숫자로만 설명하면 이 장소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빠진다.
사람이 떠난 농경지에 다시 물이 돌아오고 식물과 야생동물이 자리 잡았다.
지금 사람은 그 공간을 다시 개발하는 대신 데크와 탐방로 위에서 조용히 바라본다. 운곡습지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직접 보여주는 장소다.
여행정보
장소 고창 운곡람사르습지
생태공원·탐방열차 출발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운곡서원길 15
오베이골 출발 고창 고인돌박물관, 고창읍 고인돌공원길 74
람사르 등록 2011년
탐방코스 4개 코스
대표 장거리 코스 운곡저수지 2코스 약 9km, 약 2시간30분
탐방열차 화~일 운행, 월요일·1월1일·설날 휴관
탐방열차 거리 3.3km, 편도 약 15분
요금 중학생 이상 2,000원, 초등학생 이하 1,000원, 65세 이상 무료
주차 친환경주차장 또는 고인돌박물관 주차장 이용
추천 체류시간 생태공원 중심 1~1시간30분, 저수지·숲길 포함 2시간 이상
난이도 짧은 코스 쉬움, 장거리 코스 보통
준비물 운동화, 생수, 여름 모자와 모기기피제
주의사항 습지보호구역 출입규정을 지키고 야간 생태체험은 공식 프로그램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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