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경남 고성 상족암군립공원은 공룡 모형을 세워놓은 테마공원이 아니다. 바닷물이 빠지면 넓은 암반 위로 실제 공룡발자국이 나타나고 그 뒤로 층층이 쌓인 퇴적암 절벽과 해식동굴이 이어진다.
1982년 상족암 부근 해안에서는 2,000개가 넘는 공룡발자국이 확인됐다. 지금도 발자국 보행렬과 백악기 지층을 해안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의 핵심은 도착시간보다 물때다. 간조 전후에 암반이 넓게 드러나야 공룡발자국과 해식동굴을 보다 안전하고 제대로 볼 수 있다.

공룡을 보러 갔는데 먼저 바다부터 봐야 한다
상족암군립공원에 도착하면 공룡 조형물과 박물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자연유산의 핵심은 해안 아래쪽에 있다.
절벽 밑으로 내려가 바닷물이 빠진 암반을 따라가야 공룡발자국과 해식동굴이 함께 보인다.
만조에 가까워지면 일부 암반이 물에 잠기고 파도가 높은 날에는 접근이 제한될 수 있어 간조시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1982년 사람들이 바위 구멍의 정체를 알아냈다
상족암 해안의 둥글고 움푹 파인 흔적이 공룡발자국으로 확인된 것은 1982년이다.
이 일대에서는 2,000개가 넘는 발자국이 발견된 것으로 소개되며 크기도 약 9㎝에서 70㎝까지 다양하다.
한 개의 흔적보다 여러 발자국이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는 보행렬을 살펴보면 실제 공룡이 이 땅을 걸었던 장면을 상상하기 쉽다.

발자국 하나보다 걸어간 방향을 봐야 재미있다
공룡발자국은 화려한 화석뼈처럼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바닥에 물이 고인 둥근 홈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변 발자국을 함께 보면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형태가 드러난다. 보폭을 비교하면서 공룡의 크기와 이동 방향을 상상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발자국 하나만 알려주기보다 다음 자국을 직접 찾아보게 하는 방식이 훨씬 재미있다.

지금 바다인 곳이 1억 년 전에도 바다는 아니었다
공룡이 발자국을 남겼을 당시 지표면에는 진흙과 모래 등 퇴적물이 쌓여 있었다.
공룡이 지나가며 남긴 발자국 위로 다시 퇴적물이 덮였고 오랜 시간이 흐르며 암석으로 굳었다.
이후 지각 변화와 침식이 반복되면서 과거 지표면이 현재 해안에 다시 노출됐다.

바위가 종잇장처럼 층층이 쌓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족암 절벽은 얇은 바위판을 수십 장 포개놓은 것처럼 보인다. 퇴적물이 반복적으로 쌓여 만들어진 층리다.
파도에 깎인 부분에서는 층이 계단처럼 드러나고 바위의 색과 두께도 조금씩 다르다.
공룡발자국은 이 거대한 퇴적층 안에 남아 있는 한 시점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사진이 강한 곳은 해식동굴이다
상족암의 대표 장면은 절벽 아래 뚫린 해식동굴이다. 파도가 암석의 약한 부분을 오랜 시간 침식하면서 만들어졌다.
동굴 입구에서 바다 쪽을 보면 어두운 절벽 사이로 남해가 액자처럼 들어온다.
다만 해식동굴 접근은 물때와 파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현장 통제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동굴 앞까지 갔다고 무조건 들어가면 안 된다
해안 암반은 바닷물과 해조류 때문에 미끄러운 곳이 많다. 간조에서 만조로 바뀌는 시간에는 물이 빠르게 차오를 수 있다.
고성군도 낙석과 미끄럼 위험구역에 대한 출입통제와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을 위해 통제선 밖으로 나가기보다 안전한 암반과 데크에서 장면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해안데크가 있어도 전 구간이 평탄한 산책길은 아니다
상족암 해안에는 절벽을 따라 탐방데크가 이어지지만 실제 동선에는 계단과 암반 구간도 섞여 있다.
큰 산행처럼 힘들지는 않지만 발자국을 가까이 보려면 젖은 바위 위를 걸을 가능성이 있다.
샌들보다 미끄럼이 적은 운동화를 준비하고 어린아이가 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최단거리만 원하면 출발지 선택이 중요하다
상족암은 여러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어 여행 목적에 따라 주차 위치와 출발점이 달라질 수 있다.
해식동굴을 빠르게 보고 싶다면 해안과 가까운 진입점을 이용하는 편이 좋고 공룡박물관을 함께 본다면 박물관 쪽에서 해안으로 연결하는 동선이 자연스럽다.
사진여행과 가족여행이 같은 코스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이와 간다면 발자국을 먼저 보여주는 편이 낫다
상족암 위쪽에는 고성공룡박물관이 있고 야외에도 공룡 조형물이 배치돼 있다.
해안에서 실제 공룡발자국을 먼저 확인한 뒤 박물관으로 이동하면 자연 화석과 공룡 전시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아이에게는 모형보다 실제 공룡이 걸었던 흔적을 먼저 보여주는 경험이 더 강하게 남을 수 있다.
2026년에는 공룡박물관 주변 공사가 변수다
고성군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고성공룡박물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족암 일대에는 2027년까지 디지털 놀이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박물관 내부 관람을 반드시 포함하려면 방문 당일 공식 운영 여부와 공사 동선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상족암 해안의 자연 화석지와 해식동굴은 박물관과 별개의 여행 목적지로 보는 것이 맞다.
여름에는 파란 바다가 강하지만 한낮 암반은 뜨겁다
여름에는 남해의 파란색과 회색 퇴적암 절벽의 대비가 가장 강하다.
사진은 좋지만 해안 암반에는 그늘이 적어 한낮 체감온도가 높아질 수 있다.
간조 시간이 맞는다면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걷는 편이 훨씬 편하다.
가을에는 걷기가 편하고 절벽의 결이 더 잘 보인다
가을에는 기온이 낮아져 해안데크와 암반을 걷기가 편해진다.
꽃이나 단풍 절정에 크게 좌우되는 관광지가 아니어서 늦가을까지 여행 소재가 유지된다.
맑은 날에는 바다와 절벽의 층리가 선명하게 갈려 지질경관을 보기에도 좋다.
빠르면 1시간, 제대로 보면 반나절이 된다
해식동굴과 공룡발자국만 빠르게 보면 약 1시간 안팎으로도 가능하다.
해안데크와 지층까지 천천히 살펴보면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를 잡는 편이 좋다.
고성공룡박물관까지 정상 운영 중이고 함께 관람한다면 반나절 일정으로 넉넉하게 잡을 수 있다.
결국 이곳에서는 공룡보다 바위가 더 오래 말한다
상족암이 유명해진 것은 공룡발자국 때문이다.
그러나 공룡이 사라진 뒤에도 그들이 밟은 지층은 남았고 파도는 지금도 그 지층을 깎으며 새로운 해안지형을 만들고 있다.
1억 년 전의 땅과 현재의 바다가 한 화면에 겹친다는 점이 상족암을 단순한 공룡 관광지와 구별한다.
여행정보
장소 경남 고성 상족암군립공원
주소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5길 42-23
핵심 볼거리 공룡발자국 화석지, 상족암 해식동굴, 퇴적암 절벽, 해안데크
국가유산 고성 덕명리 공룡과 새발자국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제411호
추천 동선 해안 진입 → 공룡발자국 → 해식동굴 → 해안데크 → 고성공룡박물관
난이도 쉬움~보통. 젖은 암반과 일부 계단 주의
추천 체류시간 해안 핵심 1~1시간30분, 해안데크 포함 약 2시간, 박물관 연계 시 반나절
준비물 미끄럼 적은 운동화, 여름에는 모자와 생수
주의사항 간조시간 확인, 높은 파도와 낙석·미끄럼 통제구역 준수
2026년 참고 공룡박물관 리모델링과 상족암 일대 시설개선이 진행 중이므로 방문 전 운영 여부 확인 권장
문의 상족암군립공원 055-670-4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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