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고천암호, 14km 갈대밭과 겨울 철새 군무가 만나는 거대한 호수

해남 고천암호는 호수를 따라 약 14km의 갈대 군락이 이어지는 남도 대표 철새도래지다. 겨울철에는 가창오리를 비롯한 철새가 찾아오고, 해 질 무렵 수면과 갈대밭이 붉게 물든다. 철새가 없는 계절에도 방조제 드라이브와 넓은 갈대 풍경만으로 충분히 머물 만한 곳이다.

해남 고천암호 노을 위로 군무를 펼치는 철새 떼
해 질 무렵 해남 고천암호 상공을 가득 메운 철새 떼가 붉은 하늘과 수면 위에서 거대한 군무를 만든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레저신문 ㅣ 이만재기자

고천암호에 도착하면 처음부터 새가 먼저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길게 이어지는 수면과 갈대다. 호수 주변으로 도로가 뻗고 양쪽에 갈대와 농경지가 이어진다.

고천암 갈대밭은 호수를 따라 약 14km 이어지는 것으로 소개된다. 한 지점에서 전체 풍경을 한꺼번에 보는 방식보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수면과 갈대, 농경지가 바뀌는 장면을 보는 편이 맞다.

철새보다 먼저 보이는 것은 끝이 잘 보이지 않는 갈대밭이다

고천암호가 단순한 저수지와 다른 이유는 넓은 수변과 갈대 군락에 있다. 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갈대밭과 얕은 수변, 농경지와 둑길이 하나의 큰 평면 안에 겹쳐 있다.

해남 고천암호 갈대밭 사이를 지나는 방조제 도로
고천암호 주변 도로는 한쪽으로 넓은 수면, 다른 쪽으로 갈대밭이 이어져 호수를 따라 천천히 달리는 드라이브 동선으로 좋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가을부터 갈대색이 바뀌기 시작하고 겨울에는 황금빛과 갈색이 강해진다. 철새가 없는 계절에도 호수 주변을 달리며 수면과 갈대, 낮은 산이 겹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다를 막아 생긴 호수가 다시 철새들의 쉼터가 됐다

고천암호는 간척 과정에서 만들어진 담수호다. 주변의 넓은 농경지와 갈대 습지가 철새가 쉬고 먹이를 찾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가창오리를 비롯한 겨울 철새가 찾아오는 곳으로 오래 알려졌지만 매년 같은 규모의 군무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위와 먹이, 날씨, 주변 환경에 따라 개체 수와 위치가 달라진다.

해남 고천암호 갈대밭 위를 나는 겨울 철새
고천암호의 넓은 갈대밭과 얕은 수변은 겨울철 다양한 철새가 쉬고 먹이를 찾는 공간으로 이용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군무를 만나면 하늘 전체가 움직인다

철새가 큰 무리를 이루는 날에는 수천, 수만 개의 작은 점이 한꺼번에 방향을 바꾸며 하늘에 거대한 형태를 만든다. 길게 늘어났다가 둥글게 뭉치고 다시 흩어지는 모습이 계속 바뀐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배경 하늘이 붉게 변하면서 새의 실루엣이 더 또렷해진다. 다만 철새를 가까이 보기 위해 갈대밭이나 서식지 안으로 들어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철새가 없어도 고천암호는 충분히 볼 만하다

고천암호의 기본 풍경은 넓은 수면과 갈대밭이다. 봄과 여름에는 수변이 초록빛으로 바뀌고 가을부터는 갈대가 황금빛을 띤다.

해남 고천암호 수면 위를 무리지어 나는 철새
가창오리를 비롯한 겨울 철새의 이동 시기에는 무리가 수면과 갈대밭 사이를 오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철새가 없는 계절에는 오히려 호수와 농경지, 둑길의 구조가 더 잘 보인다. 드라이브를 하며 넓은 남도 평야와 수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머물 이유가 있다.

방조제 도로는 빨리 지나가기보다 천천히 달려야 한다

도로 한쪽에는 수면이 이어지고 반대쪽에는 갈대와 농경지가 펼쳐진다. 늦은 오후에는 갈대 끝에 빛이 들어와 색이 부드러워진다.

사진을 찍을 때는 도로 중간이나 좁은 갓길에 무리하게 정차하지 말고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해남 고천암호 갈대밭과 분홍빛 저녁노을
철새가 보이지 않는 날에도 고천암호에서는 넓은 갈대밭과 수면 위로 번지는 노을만으로 충분히 강한 풍경이 만들어진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노을이 시작되면 철새가 없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해가 낮아지면 하늘색이 주황빛과 분홍빛으로 바뀌고 넓은 수면에 같은 색이 반사된다. 갈대는 점점 검은 실루엣이 된다.

철새가 나타나면 풍경에 움직임이 더해지고 새가 없더라도 수면과 갈대만으로 충분히 강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사진은 새보다 풍경 전체를 같이 넣는 편이 좋다

철새를 크게 찍으려고 망원만 사용하면 고천암호의 규모감이 사라질 수 있다. 새와 수면, 갈대, 낮은 산을 함께 넣으면 장소의 성격이 더 잘 드러난다.

상공에서 본 해남 고천암호와 갈대 습지, 간척지
높은 곳에서 보면 넓은 고천암호 주변으로 갈대 습지와 농경지, 방조제 도로가 이어지는 간척지의 전체 구조가 드러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노을 시간에는 하늘의 비율을 넓게 잡고 갈대를 앞쪽에 넣으면 깊이가 살아난다.

고천암호는 겨울 전에 미리 봐두기 좋은 곳이다

가을 이전에는 철새 군무보다 지형과 촬영 지점을 살펴보는 여행이 된다. 수면이 넓게 열리는 곳과 갈대가 잘 보이는 곳, 일몰 방향을 확인해두면 겨울철 재방문에 도움이 된다.

가을 갈대와 겨울 철새가 이어지기 때문에 한 번 보고 끝내기보다 계절을 달리해 다시 찾는 재미가 있다.

해남 여행에서 한 시간을 남겨두면 훨씬 좋아진다

고천암호는 입구 하나를 통과해 정해진 코스를 도는 관광지가 아니다. 호수 주변을 따라 이동하며 여러 지점에서 풍경을 보는 방식이다.

드라이브만 하면 30~40분 정도지만 갈대와 수면, 노을을 천천히 보고 사진을 찍는다면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는 잡는 편이 좋다.

여행정보

위치: 전남 해남군 황산면 고천암로 일원

핵심 볼거리: 갈대 군락, 넓은 수면, 겨울 철새, 가창오리 군무, 노을, 방조제 드라이브

갈대 군락: 호수 주변 약 14km

추천 시기: 갈대는 가을~겨울, 철새는 겨울철

추천 시간: 늦은 오후부터 해질 무렵

추천 체류시간: 드라이브 30~40분, 사진과 갈대 관람 1시간~1시간30분

체감 난이도: 매우 쉬움

추천 대상: 가족여행, 부모님 동반 여행, 사진여행, 철새관찰, 드라이브

준비물: 겨울 방한복, 망원경 또는 망원렌즈, 물

주의사항: 철새 군무는 날짜와 날씨에 따라 달라짐, 갈대밭과 서식지 안 무단 진입 금지, 도로 갓길 위험 정차 금지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ious article곡성 침실습지, 섬진강 203만㎡에 물길과 버드나무가 만든 국가습지
Next article울산 외고산 옹기마을, 장인 공방과 가마가 지금도 살아 있는 국내 최대 옹기 집산지
travelnews1
여행레저신문 편집부는 여행과 관광산업의 흐름을 현장감 있게 전하는 전문 편집조직이다. 항공, 호텔, 크루즈, 문화관광, 지역여행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며 신뢰할 수 있는 기사와 해설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email protected] .